김원준, 영역확장‥뮤지컬 '라디오스타'

문화·라이프 / 토요경제 / 2008-11-17 11:01:45

가수 김원준(35)이 뮤지컬에 도전한다.


18일 개막하는 뮤지컬 ‘라디오 스타’에서 한물간 가수 ‘최곤’을 연기한다. 박중훈(44)이 ‘최곤’, 안성기(56)가 최곤의 매니저로 출연한 동명 영화의 뮤지컬 판이다.

김원준은 하루에 세 시간도 채 못자고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뮤지컬 무대에 선다는 설렘으로 에너지가 넘친다. 그래도 퀭한 눈은 숨길 수 없다.


1992년 데뷔음반 ‘모두 잠든 후에’로 스타덤에 오른 김원준은 연예계 이력 15년을 넘겼다. 뮤지컬은 처음이지만 연륜과 경험으로 무난히 해낼 수 있으리라는 기대다. 김원준은 그러나 “가수일 때는 혼자였다. 뮤지컬은 혼자서 이끌어 가는 것이 아니다. 무대 위의 여러 배우들이 약속에 따라 동작을 하고 노래를 부르고 연기를 한다. 정해진 약속을 지키고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는 것이 관건인데 아마도 아직까지는 나에게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고 고백했다.


뮤지컬 곡들을 소화하기는 쉬웠다. “뮤지컬 노래들이 가요와 발성이 다르기 때문에 뮤지컬에 도전하는 가수들이 발성 부분에서 애를 많이 먹는다고 들었다. 그러나 나는 뮤지컬에서 맡은 역이 왕년의 록 가수, 가요를 부르는 가수이기 때문에 연출 선생도 가수 김원준이 가지고 있는 색깔을 살려서 최곤을 연기하라고 했다.”


음악을 아주 좋아한다. 뮤지컬도 음악의 연장선이라 생각하니 연기에 부담이 덜하다. “어릴 때 칭얼거리고 울다가도 음악만 나오면 울음을 멈췄다고 한다. 어머니 말로는 어린것이 노래 가락도 제대로 모르면서 노래 중간중간 추임새까지 넣었다고 한다”며 웃었다. “음악이 내 삶의 원동력이고 음악이 있는 뮤지컬이기 때문에 도전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연기는 자연스러워야겠지만 그렇다고 배우처럼 보이려고 무리해서 애쓰지는 않겠다.”


‘최곤’이라는 인물에 빠져서 지낸다. “말투나 생김새가 닮아간다. 성향도 닮아간다. 내게도 이런 면이 있었구나 하고 깜짝깜짝 놀랄 지경이다. 난 원래 이성적으로 한번 생각하고 말을 하는 편인데 어느새 최곤처럼 말을 한번 거르지 않고 툭툭 던지는 나를 발견한다. 좀 더 솔직해져서 좋아해야 할지, 상대방의 기분을 덜 배려하는 성격으로 변해서 싫어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뮤지컬은 계속할 뜻이다. 하지만 “이번 공연을 마치고 나면 당장은 음악에 전념하고 싶다”고 털어놓았다. “내년 2월에 가수 김원준으로 디지털 음원을 공개할 예정이다. 직접 작사, 작곡을 도맡았다”면서 “팔기 위한 곡들로 채우는 것이 아니라 나만이 부를 수 있고 부르고 싶은 곡들로 음반을 가득 채울 것이다. 두 곡 정도는 마무리 된 상태”라고 밝혔다.


내년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자유롭게 여행을 떠나고픈 소망도 있다. “한국에서 걷고 싶은 길을 소개한 책들이 많이 나왔더라. 내년에는 꼭 그 길을 걸어보고 한국의 아름다운 명소들을 둘러보는 무전여행을 떠나고 싶다. 칠레 산티아고에 걷기 좋은 길이 있다고 들었는데 그 길도 언제 한번 가보고 싶다.”

무엇보다 앞으로는 이기적으로 살아야겠다. “데뷔하고 나서 항상 사람들에게 주로 이끌려 왔다. 단호하지 못하게 행동하고 사람들의 사정 봐주고 사정에 맞춰주다 보니 정작 내가 포기한 것이 너무 많았다”는 후회다.


“내년에 여행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도 어쩌면 이기적일 수도 있지만 더 이상 혼자만의 시간을 간섭받고 싶지 않다”며 “나의 미래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갖고, 살고 싶은 인생을 살고 싶다. 솔직히 지금까지 그러지 못했다. 일에 치이고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그렇게 살았다”며 아쉬워 하기도 했다.


나이가 꽉 찼다. “여자친구를 사귀고픈 의지는 있는데 노력을 안 한다고 친구들이 그러더라”며 웃음을 흘렸다. “어렸을 때는 눈에 띄는 외모를 가진 여성에게 이끌린 것도 사실이었다. 나이가 들면서는 솔직히 나한테 적극적인 사람, 리드하는 사람이 좋아진다. 기념일 다 챙기고 이벤트를 챙기는 것도 좋은데 그냥 가만히 있어도 나를 편안하게 해주는 사람, 그런 사람이 좋은 것 같다.”


김원준은 “인생이 건조했는데 뮤지컬을 하면서 풍성하고 촉촉해졌다. 신선한 자극이 됐다”며 “한물간 로커가 시골 마을의 라디오 DJ로 활동하면서 자유와 낭만을 되찾고 다시 일어서는 모습에서 내가 희망을 본 것처럼 관객들도 공연을 보며 메시지를 얻고 희망과 꿈을 가지고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뮤지컬 라디오스타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다.”


‘라디오 스타’는 18일부터 12월31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볼 수 있다. 정준하(37) 서범석(38) 김도현(31) 등이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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