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 슈틸리케, 영웅을 내친 한국축구가 선택한 새로운 메시아

문화·라이프 / 박진호 / 2014-09-19 09:10:38
‘이기는 축구’로 한국 축구, 다시 도약 시킬 것!

[토요경제=박진호 기자] 표류하던 대한민국 축구 A 대표팀의 코칭스태프가 확정됐다. 공석이던 감독이 임명되면서 신태용 코치 체제로 운영되던 대표팀도 새롭게 정비를 할 수 있게 됐다. 대한축구협회(회장 정몽규)는 지난 5일, 울리 슈틸리케(Uli Stielike) 감독을 우리나라 축구 대표팀의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슈틸리케 감독의 임기는 오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 까지다.


슈틸리케, Los Blancos의 전설 중 한명
스페인 명문 레알마드리드의 전설 중 한명으로 평가되고 있을 정도로 화려한 선수생활을 보냈던 슈틸리케 감독은 1954년 11월 15일 생으로, 선수 시절 스페인 라리가에서 최고 외국인 선수상을 4번이나 수상했으며 지난 1975년부터 84년까지 10년간 독일 국가대표를 지내며 베켄바우어의 후계자로 각광을 받았던 수비형 미드필더이자 스위퍼였다.
레알마드리드 외에도 독일 분데스리가의 보루시아 뮌헨글라트바흐와 스위스 뇌샤텔 그자막스 등에서 활약을 하며 유럽 대회 2회를 포함하여 10차례의 우승컵을 들어 올린 바 있으며, 독일 대표선수로는 1980년 UEFA 유럽 챔피언십 우승과 1982년 스페인 월드컵 준우승을 경험했다.
1988년 은퇴 후 바로 스위스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으며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슈틸리케 감독은 마지막 스위스와 독일, 스페인에서 클럽팀을 지도한 데 이어 독일 국가대표팀 코치를 거쳐, 코트디부아르 대표팀을 이끌기도 했고, 최근에는 카타르 클럽 알사일리아SC와 알아라비SC의 감독을 맡았다. 특히 전북현대의 김기희가 알 사일리아 SC에서 임대 신분으로 활약할 당시의 감독이기도 했다.
약력 자체를 나열해놓고 봤을 때 슈틸리케 감독의 이력은 충분히 ‘화려하다’고 말할 수 있지만, 국내에 잘 알려져 있던 인물은 아니다. 때문에 외국인 감독을 원했던 많은 팬들도 이름 값에서 하마평에 올랐던 인물들에 비해 다소 부족하다는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한다. 그러나 축구협회는 이미 신임 감독에 대한 조건을 밝힌 바 있다.
축구협회는 지난 7월 31일, 신임 감독의 자격 조건으로 ▲대륙별 대회, ▲월드컵 예선, ▲월드컵 본선 16강 이상, ▲클럽 지도 등의 경험, ▲지도자로서의 인성, ▲국가대표 지도 외에 유소년 교육 가능, ▲연령대가 66세 이상의 고령이 아닐 것, ▲영어 구사력, ▲즉각적인 계약 진행 여부 등을 제시한 바 있다.
이러한 조건을 갖춘 지도자 들 중에서 이름만 들어도 귀가 솔깃해질만한 인물들은 현재 협회가 제시할 수 있는 연봉으로 영입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 협회는 가장 먼저 교섭에 나섰던 네덜란드 출신의 판 마르베이크 감독과의 교섭에서 실패했다. 여기에도 연봉과 관련한 문제가 있었다. 이러한 부분들을 고려할 때 슈틸리케 감독을 선택한 부분은 협회로서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고 볼 수 있다.
“한국 축구 위기 극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
신임 감독에 선임된 슈틸리케 감독은 대한축구협회의 공식적인 선임 발표가 있은 지 3일 만인 지난 8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고, 이날 고양 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우리 대표팀과 우루과이의 평가전을 직접 관전했다. 그리고 경기에 앞서 일산 엠블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기는 축구’를 통해 한국이 ‘축구 강국’으로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도록 이끌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2002년 월드컵 당시 우리나라에 상주하며 당시 독일대표팀의 분석관으로 활동을 한 바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그때 한국 대표팀의 열정과 선수들의 재능을 봤고, 또 한국 선수들의 밝은 미래를 봤다”고 말하며 “카타르에서도 한국 선수들의 규율 잡힌 훈련 모습을 봤다”고 강조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러한 부분이 자신으로 하여금 한국 대표팀의 감독직을 수락하게 만든 이유였다고 설명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우리나라가 지난 브라질 월드컵에서 16강에 오르지 못한 부분에 대해 “경험부족으로 인한 실패”였다고 진단하며 “한국 축구가 위기를 잘 극복하도록 도움이 되겠다”고 말했다. 특히, “나에 대한 기대가 높을 것으로 안다”고 말하며, “다양한 스타일의 축구를 구사해 이기는 축구를 하겠다.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국이 다시 축구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하며, “그러한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면 감독직을 수락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대표팀 감독을 맡은 외국인 감독들 중에서 자신의 명예나 돈을 위해 선택을 하는 이들도 간혹 있지만 자신은 다르다고 강조하며, “매 경기 승리를 보장할 수는 없지만, 한국에 있는 동안 최선을 다해 일하고, 한국 축구에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첫 시험 무대는 10월 파라과이 전
지난 브라질 월드컵에서 가장 화제가 된 것은 처음으로 유럽과 남미에서 대회가 개최됐을 경우 대륙의 국가가 우승을 차지한다는 징크스를 깬 ‘독일 전차군단의 부활’이었다. 독일 출신인 슈틸리케 감독은 이러한 독일 축구의 접목에 대해 한국의 전통과 문화, 그리고 정신력 등을 먼저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러한 부분에서 독일과 한국의 공통점을 찾아 접목시킬 부분을 찾을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독일 축구가 정답은 아니다”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감독 계약을 맺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인 만큼, 현재 독일에서도 재능을 인정받고 있는 손흥민을 제외하고는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우리나라 선수가 많지 않다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당장 내년 1월부터 아시안컵에 나서야 하는 입장에서 시간이 촉박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최대한 빨리 K리그와 13세 이하 선수들을 파악할 것이라고 전하며, 유럽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은 이보다 더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첫 방한에서 3박 4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출국한 슈틸리케 감독은 24일 다시 입국하여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16강전 이후 경기와 K리그 등을 관전하며 선수 파악에 나설 예정이다. 또한 사실 상 유럽파의 소집이 제한적인 아시안컵 준비에도 본격적으로 나서게 된다.
슈틸리케 감독이 직접 진두지휘하는 대표팀은 다음달 10일과 14일, 남미의 강호 파라과이와 지난 브라질 월드컵에서 8강까지 진출하며 돌풍을 일으켰던 북중미의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평가전을 치른다. 11월에는 요르단과 이란을 상대로 원정 평가전도 갖는다.
“스타일만으로 성공적인 축구를 할 수 없다”고 강조하며 상황에 맞는 다양한 축구를 펼쳐 보이겠다고 취임 일성을 밝힌 슈틸리케 감독의 축구가 어떤 모습일지는 이때에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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