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호 신임 이사장 선출 … 靑, KBS 방송장악논란 재점화

문화·라이프 / 박진호 / 2014-09-06 19:17:40
뉴라이트·친일 역사관·부적격 인사 강행, '인사참사 정부의 독단' 지적

[토요경제=박진호 기자]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최근 사임한 이길영 KBS 이사회 이사장의 후임 이사로 추천한 이인호 서울대 명예교수가 신임 이사장에 오르며 KBS의 ‘공영방송’ 논란이 또다시 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가 이인호 교수를 후임 이사로 추천한 직후부터 논란은 시작됐다.
이 교수는 뉴라이트 성향의 역사관을 갖고 있는 인물로 친일 문제와 독재 역사를 두둔했다는 지적을 받아왔으며, 친일 역사관 문제로 국민적 비판에 직면하여 총리 지명 후 인사청문회에도 나서지 못하고 하차했던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의 강연을 감동적이라고 평가하고 당시의 국민 여론에 대해 오히려 비판한 바 있다. 또한 일제 강점기 독립 운동을 이끌었던 백범 김구 선생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체제를 부정했던 인물’이라고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특히 이 신임 이사장의 선임에 대해서는 청와대의 입김이 개입된 ‘KBS 길들이기’라는 비판이 제기되며, 정부의 방송장악이라는 비난이 다시 일고 있다.
‘세월호 참사’ 직후 정부가 방송을 제단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정부는 이를 적극적으로 부인하고 나섰지만, 이후 일선 기자들의 양심선언과 제작 거부가 이어지며 길환영 전 사장이 해임되는 등 결국 정부의 보도 개입을 부인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고 말았다.
그러나 이번 이 신임 위원장의 선임으로 정부의 고삐 풀린 행보가 또다시 이어지고 있다는 주장이 일부로부터 제기되고 있다.
방통위는 이미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의 논란과 관련한 KBS의 보도내용을 중징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론 조사에서 국민 대다수가 문 후보자의 발언과 역사의식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결과가 나왔고, 보도상까지 수상한 뉴스에 대해 방통위는 중징계를 내리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게다가 이 신임 이사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친일·독재 미화 논란을 일으켰던 ‘대안 교과서’와 관련하여 감수를 맡았던 인물이며, 문 후보자와 관련한 KBS의 보도에 보고 “이런 나라에 살기 싫다”는 발언까지 했던 인물로 전해져, 전형적인 코드 인사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이 신임 이사장의 이사 선출을 결정하는 자리였던 임시 이사회에서 김주언, 이규환, 조준상, 최영묵 등 야당 측 이사 4인은 모두 이사회를 거부하며 이 신임 이사장의 부적격성을 지적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 이사장의 선임 과정 자체가 ‘호선을 빙자한 추대 놀음’이라고 강조하며 이사회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이들 4명이 이사회에서 반대표를 행사해도 여당 측 이사들이 찬성표를 던지면 이 이사장의 이사 선임은 무조건 가결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이사장은 야당 측 이사 4명이 불참한 가운데 여당 측 이사들만 자리한 가운데 만장일치로 이사에 선임됐으며, 이사들 중 최연장자가 이사장이 된다는 원칙에 따라 이사장 자리에 올랐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KBS 새노조)는 이 이사장에 대해 즉각적인 반대의 입장을 나타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전형적인 정권의 낙하산 인사로 규정하며, “박근혜 정권이 KBS를 장악하려는 야욕을 또 다시 드러냈다”고 비판에 나섰다.
KBS 새노조 측은 임기가 1년여 남긴 전 이사장의 사퇴와 절차 및 검증이 무시된 방통위의 신임 이사 선임 일정, 그리고 청와대 코드에 맞춘 신임 인물 내정 등을 이유로 들며 청와대의 압력이 이사 선임에 작용했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KBS새노조는 “밖에서는 방심위를 통해 정권 비판에 재갈을 물리고, KBS이사회에 청와대의 심복을 심어 서서히 KBS 목줄을 쥐겠다는 것”이라며 이번 사안에 대해 쉽게 넘어가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인호 신임 이사장은 서울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서양사 박사 학위를 받은 여성 역사학자로 여성 최초로 핀란드 및 러시아 주재 대사를 역임했다.
그러나 이 이사장은 조부인 이명세의 친일 행각에 대해 “일제 요구에 협력할 수 밖에 없는 위치에 있었을 뿐 서양 사조에 맞서 유학의 영향력을 증대시키고자 했던 분”이라고 주장하여 학계로부터 강력한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 이사장의 조부인 이명세는 일제강점기 시절 친일기업을 운영하며 부를 축적하고, 유교 교리를 앞세운 시국 강연을 통해 황국신민의 본분을 강조하며 대동아공영을 위해 일본을 위한 전쟁에 나서라고 독려했던 대표적 친일파 인사였으며, 해방 후에는 친일세력을 규합하여 국내 유림 내부에 이승만-이기붕 휘하의 정치세력을 뿌리내리게 했던 해방 후 척결되지 못한 전형적인 반민족행위자였다.

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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