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는 ‘재앙’이다

문화·라이프 / 전성운 / 2012-06-15 16:33:05
아프리카 문제, 아프리카적 시각으로 풀다

연례행사처럼 벌어지는 아프리카 경제에 대한 유명 경제학자들의 논의나 아프리카 빈곤퇴치를 위한 록 스타들의 자선 콘서트에서 아프리카에 대한 이미지는 뼈만 앙상하게 남은 아이들, 내전으로 얼룩진 도시, 인신매매를 비롯한 범죄가 성행하는 땅으로 그려진다.


그런데 불과 60년 전만 해도 에티오피아의 1인당 국민소득은 한국보다 높았다. 한국 전쟁 후의 한국은 원조를 받아 연명하던 한국은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고, 에티오피아는 아직도 기아에 허덕이는 빈곤국으로 남아 있다. 지난 60여 년간 이들 국가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이러한 문제제기에서 출발해 저자 ‘담비사 모요’는 이러한 차이를 만들어낸 핵심 요인으로 ‘원조’와 원조를 받는 국가의 국내 정책을 꼽는다. ‘원조’와 관련한 이 요인들이 지금과 같은 비극을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그동안 아프리카 경제에 대한 공개적 담론들은 대부분 아프리카인이 아닌 백인 남성들에 의해 주도되었고 이러한 논의는 계속되는 가난으로부터 아프리카를 구원하는 데 실패했다. 떄문에 “이젠 가장 아프리카적인 시각으로 아프리카 경제를 바라봐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이에 잠비아에서 태어나고 교육을 받은 담비사 모요가 나섰다. 그녀는 왜 사하라사막 이남 국가들이 1970년 이래 개발원조금으로 3000억 달러 이상을 받아왔음에도 ‘끝이 없어 보이는 부패와 질병, 빈곤, 원조 의존의 악순환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허우적대고 있는지’ 답한다.


그녀가 꼽은 ‘빈곤의 원인’은 바로 그 ‘원조’다. 그녀는 “원조는 대부분의 개발도상국들에게 전적으로 정치적, 경제적, 인도주의적 재앙이 되어왔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라고 강력하게 비판한다. 아프리카에 제공되는 양허성 차관 및 증여가 부패와 갈등을 조장하는 동시에 성장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그녀의 주장에 따르면, 매년 적어도 100억 달러, 즉, 2003년 아프리카가 받은 해외 원조 수령액의 거의 절반에 달하는 금액이 매년 아프리카대륙에서 어디론가 새어나가고 있다.


또 해외 원조는 언제든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현금을 제공함으로써 부패한 정부를 지탱해준다. 타락한 정부는 법치, 투명한 공공제도의 설립, 시민의 자유 수호를 방해함으로써 빈곤국에 대한 국내외의 투자 매력을 떨어뜨린다.


이렇게 불투명성이 심화될수록 투자는 점점 줄어들어 결국 경제성장을 감소시키고, 이는 더 낮은 취업 기회와 빈곤의 증가를 불러온다. 늘어나는 빈곤에 대한 대책으로 공여국들은 또 다시 많은 원조를 하게 되고, 이는 원조를 받는 국가들이 하강하는 빈곤의 소용돌이 속으로 더 깊이 빠져들게 만든다.


모요는 이러한 악순환에서 벗어나려면 원조 의존에서 벗어나 그것을 대체할 새로운 재원을 마련할 수 있는 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경제성장을 이끌고 아프리카의 빈곤을 대폭 경감시키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원조에 의존하지 않는 경제 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저자는 원조 없이 개발을 이루어낼 수 있는 해결책을 이야기한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그것이 왜 옳은지, 어떻게 효과를 거둘 수 있는지 그리고 이 방법이 왜 세계에서 가장 빈곤한 국가들을 위한 유일한 길인지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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