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할 만한 책] 북극에 관한 거의 모든 것 <북극을 꿈꾸다>

문화·라이프 / 김세헌 / 2014-02-05 08:06:36
배리 로페즈, 신해경 옮김, 봄날의책 펴냄.

[토요경제=김세헌기자] 현존하는 최고의 자연작가 배리 로페즈. <북극을 꿈꾸다>는 그가 북극을 특별한 시선으로 들여다보고 그 느낌을 전하고 있는 에세이다.

지은이는 이 책에서 북극을 여행하는 내내 그곳의 낮과 밤에 대해, 하늘을 덮는 오로라와 땅을 덮는 얼음에 대해, 동물과 새, 사람, 그리고 거시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 이야기한다.


▲ <북극을 꿈꾸다> 배리 로페즈, 신해경 옮김, 봄날의책 펴냄.

스스로를 자연의 일부로 보지 못하고 자연을 대상화해 인식하는 서구적 자연관에 비판적안 배리 로페즈는 이 책에서 인간을 특정 자연환경 안에 포함되는 구성요소의 하나로 인식함으로써 복잡하고 미묘한, 때로는 폭력적이고 급작스런 생태계의 상호작용을 그려낸다.

책은 북극의 얼음과 빛, 토양 등 다양한 주제들이 많아 새로운 지식을 얻는 재미가 쏠쏠하다. 또 해당 주제가 인간과 어떤 상호작용을 거쳐 왔는지를 정리해주고 있어 인간과 자연을 다양한 각도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책에 따르면, 에스키모의 북극은 그 자체로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은, 대대로 생명을 나눠주는 두렵고도 경이로운 전체이자 확장된 자기(自己)다. 수천 년의 기억이 담긴 그 땅에서 에스키모들은 생명공동체의 일원으로 제 책임을 다하며 살아왔다.

반면 서구의 북극은 인간을 거부하는 가혹한 땅으로 신의 영광을 위해, 국가의 명예를 위해, 개인의 부와 명성을 위해 정복해야 할 사악한 대상이었다. 아울러 지금 서구 문명은 경제적인 목적에 복무하는 과학의 잣대를 들이대며 북극의 운명을 결정하고 있다.

특히 사냥을 얘기하는 대목에서 대비가 두드러지는데, 사냥을 할 때 에스키모의 마음은 땅에 깃든 모든 생명에 융화된다. 사냥은 죽은 동물에게 신세를 지는 일이다. 죽은 동물의 살점을 취함으로써 에스키모는 죽은 동물의 생명을 받아들이고 사체는 버리는 것 하나 없이 알뜰하게 활용했다.

이에 비해 인간과 자연을 분리해서 대상화했던 서구인들은 상품으로 내다 팔 지방과 모피를 얻기 위해 대량으로 북극 동물들을 사냥하고 필요한 부분을 취한 다음에는 사체를 아무렇게나 내다버렸다.

에스키모들은 북극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알고 있으며, 자신이 다른 생명을 취해 살아가는 존재로서 땅과 땅에 깃든 모든 생명과 연결돼 있음을 알고 있는 것이다.

책에는 북극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과학적인 사실들이 소개되고 있는데, 지은이가 직접 현장생물학자로 5년간 현지에서 일하면서 겪었던 경험들이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그 생생함을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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