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홍아란, 성장을 넘어선 진화를 증명한 개막전

문화·라이프 / 박진호 / 2014-11-02 17:54:21

[토요경제=청주, 박진호 기자] WKBL에서 최근 3년 사이 가장 급성장한 선수를 꼽으라고 하면 많은 농구인들은 입을 모아 KB스타즈의 홍아란을 지목한다.


삼천포여고를 졸업하고 2011년 WKBL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9순위로 KB스타즈에 입단한 홍아란은 동기인 이승아(우리은행)와 김규희(신한은행)가 조금씩 코트에서 활약을 펼치며 자리를 잡아가는 동안 눈에 띄지 않는 벤치 멤버에 불과했다.
신인상 자격이 주어지는 2년차까지 코트에 한 번도 서보지 못했던 홍아란은 2012-13시즌부터 모습을 나타냈고 그해 MIP에 선정됐다. 공식적인 MIP 시상이 진행되지 않았던 지난해, 홍아란은 선수들이 뽑은 MIP에 뽑힐 만큼 기량의 성장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거기가 끝이 아니었다. 비시즌 기간 동안 “홍아란이 농구에 눈을 뜬 것 같다”고 칭찬했던 서동철 KB감독의 호언대로, 홍아란은 개막전부터 또 한 단계 발전한 자신의 기량을 증명했다. 1일 청주체육관에서 벌어진 KB국민은행 2014~15 여자프로농구 개막전에서 홍아란은 자신의 프로 통산 최다 득점인 20점을 성공시키며 팀 승리의 주역이 됐다.
팀의 주포인 변연하와 주장인 정미란의 슛 감각이 살아나지 않았던 가운데 홍아란은 팀의 해결사 역할을 하며 성장이 아닌 진화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욕심이 많고 목표에 대한 투지, 악바리같은 근성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꼽히는 홍아란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선수들에 의해 MIP로 뽑혔을때도 “감사하다”는 소감과 함께 “맨날 MIP만 받을 수는 없지 않냐”라고 반문하며 단순히 ‘성장하는 선수’라는 틀에 안주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기도 했다.
아시안게임으로 인해 세계선수권 대회에 대표 1진이 나서지 못해 전력적으로 1승도 쉽지 않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막상 3전 전패를 당하자 눈물을 보인 것도 홍아란이 유일했다. 세계 선수권 대표팀이 3경기를 모두 패하면서도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홍아란에게는 의미 없는 칭찬이었다. 벨라루스와 쿠바 중 한 팀은 이겼어야 한다고 말한 홍아란은 그러나 세계 선수권 대회를 다녀온 후 한층 자신감을 키울 수 있었다.
“세계적인 선수들과 부딪혀 보니까 정말 힘이나 스피드, 기술이 대단했어요. 우리나라에도 좋은 선수들이 많지만 그 선수들만큼은 아니잖아요.더 빠르고 힘세고 기술있는 선수들이랑도 했는데 여기서도 못할 건 없다는 생각으로 자신 있게 하는 것 같아요.”
비시즌 기간 동안의 활약으로 새 시즌에 대한 기대를 높였던 홍아란은 개막전에서 1쿼터부터 9점을 쏟아부으며 초반 리드를 뺐긴 KB의 반격을 주도했다. 3쿼터에도 9점을 몰아넣은 홍아란은 팽팽하던 경기가 KB쪽으로 넘어오게 만드는 역할을 했다.
이날 팀 내에서 가장 많은 36분 21초를 소화한 홍아란은 20득점 2어시스트를 기록했고, 100%의 자유투 성공과 함께 10개의 야투를 시도해 7개를 성공시키는 등 더욱 정교해진 슈팅 감각을 자랑했다.
경기 후 홍아란은 “첫 득점 때는 득점이 꼭 필요한 순간이어서 골을 넣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이 후에는 꼭 내가 넣어야 한다는 생각은 없었다. 20점을 넣은 것도 몰랐다. 기회가 나면 주저하지 않고 자신 있게 던진다고 생각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홍아란은 1쿼터 중반, 거칠고 끈질긴 수비를 펼치다가 KDB생명의 이연화에게 다분히 고의성이 있는 엘보우 가격을 당했지만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공격 뿐 아니라 경기 전반에 걸쳐 확실히 자신감이 붙었음을 방증하는 단적인 예였다.
홍아란은 지난 시즌까지는 1번 자리에 대한 욕심이 많았지만 올 시즌에는 1번이든 2번이든 팀에서 맡겨주는 역할에 대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으로 시즌에 임하겠다고 전했다.

사진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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