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화 몸살, 이제 의료로 ‘급물살’

문화·라이프 / 김수정 / 2014-01-17 11:35:39
‘원격의료 보건의료 투자활성화 정책’ 논란 일파만파

▲ 최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주최로 열린 ‘투자활성화대책폐기, 진주의료원 재개원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가자가 피켓을 들고 있다.


與 “영리화는 민영화 아냐”·野 “의료공공성 확보해야” 격돌
보건의료계 “민영화 강행 시 범국민투쟁 돌입” 총파업 예고


[토요경제=김세헌 김수정 기자] 정부의 원격의료와 의료법인 자회사 설립 추진 방침을 놓고 여야 간 공방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의사와 환자 간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내용인 원격의료법은 의료민영화 논쟁의 최대쟁점 중 하나다. 이에 따라 해당 법안이 다음달 임시국회로 넘어갈 경우 여야 간 공방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또 의료법인 자회사 설립 허용 등 보건의료 분야 규제완화를 공자로 하고 있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의료민영화 논란을 야기하는 또 다른 뇌간이 될 전망이다.

◇ ‘괴담 혹은 진실’ 영리화 놓고 옥신각신


새누리당은 이른바 ‘의료영리화’란 표현 자체에 거부감을 드러내며 당대표까지 나서 야당을 비난한 반면, 야당은 의료계를 동원해 토론회까지 열며 공세의 강도를 한층 높이고 있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지난 14일 오전 여의도당사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최근 새누리당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의료정책은 공공의료체계를 굳건히 지키면서 부대시설을 통해 병원 수익을 높여 경영을 개선하는 것”이라며 “결코 의료영리화가 아니라는 것을 거듭 강조한다. 의료비 인상과는 더더욱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영리화가 민영화로 이어진다는 주장은 한마디로 터무니없는 괴담”이라며 “국민을 위한 정책이 말도 안 되는 괴담으로 흔들리거나 중재에 나서야 할 정치권이 오히려 나서서 파업을 충동질하고 괴담에 동조하며 국민 불안을 야기한다면 국민적 지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박근혜정부 의료영리화 정책진단 토론회’에 참석해 “의료분야에까지 무조건 돈만 더 많이 벌면 되는 산업으로 치부하는 우리 정부의 발상은 대단히 잘못됐다”면서 “의료의 공공성은 절대로 어떤 경우에도 포기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같은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에 의료법개정안의 국무회의 상정중단과 포기를 요구한다”며 “사태 해결의 전제는 의료공공성의 유지와 정부의 의료영리화 포기선언”이라고 했다.


민주당 의료영리화저지특위 위원장인 김용익 의원은 “비영리법인 밑에 자법인으로 영리법인을 설립하게 한다든지, 원격진료로 고혈압·당뇨병·만성정신질환자의 처방을 내릴 수 있게 한다든지, 법인약국을 설립할 수 있게 하는 것은 결국 돈을 벌라고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 현오석 부총리 “민영화는 허구적 컨셉…” 일축


정치권의 대립 양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4일 의료 민영화 주장은 허구적 컨셉이며, 의사들의 파업은 집단 의료 거부 행위일뿐이라고 강조했다.


현 부총리는 14일 오후 출입기자단 신년회에서 “의료법인의 자법인 허용이나 원격 진료 등은 민영화도 영리화도 아니다”라며 “(정부 정책은) 공공성과 의료 부문의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 고심한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5분만 생각해도 민영화가 허구적 컨셉(개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했다.


현 부총리는 대한의사협회의 총파업 방침에 대해 “파업은 노사관계에 적용되는 개념이기 때문에 집단행동으로 보는 게 맞다”며 “이것은 파업이 아니라 일종의 ‘집단 의료 거부 행위’이고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현 부총리는 원격진료 허용 문제에 대해 “고혈압 환자가 31만명, 당뇨 환자가 21만명이 있는데 1차로 대면 진료를 하고 재진을 (원격진료로) 하겠다는 것”이라며 “반대하는 것이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 부총리는 의료법인의 자회사 허용에 대해서는 “지적된 여러가지 문제에 대해서는 상당 부분 (보완)장치가 돼 있다”며 “그렇게 많이 설명했는데도 잘못 해석될 수 있는 얘기가 나오는 것은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 與 “2월 임시국회 통과” vs 野 “법개정 불가피” 대격돌 예상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보건의료노조가 전면투쟁을 선언한 가운데 보건의료업계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지난 16일 의료민영화 정책과 영리자본으로부터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산별조직의 명운을 건 전면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출범식에서 의료민영화 총공세를 막아내는 범국민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다음달 25일 의료민영화 저지투쟁을 시작으로 의료민영화 저지 총력투쟁과 오는 4월 7일엔 보건의 날 의료민영화 저지 범국민투쟁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이어 전체 조합원 교육 및 범국민 캠페인과 임시국회 일정에 맞춰 의료민영화 저지 총력투쟁을 전개하고, 오는 5월 임시국회에서 의료민영화를 강행 할 경우 산별총파업을 통해 의료민영화 저지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유지현 위원장은 “보건의료노조는 그동안 환자권리 향상, 의료개혁, 국민건강권 쟁취, 그리고 ‘돈보다 생명을’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싸워왔다”며 “이제 의료민영화 저지를 위해 강력한 투쟁을 전개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은 “지난 12월 28일은 총력투쟁을 선언하는 자리였고 2월 25일 국민파업은 그 투쟁의 시작이 되는 날”이라며 “오늘 이 자리에서 여러분의 결의로 국민총파업을 국민들과 함께 승리로 만드는 총파업으로 만들어 나갔으면 한다”고 했다.


그러나 여당은 투자활성화 법안을 필수 통과법안으로 선정해 다음달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이들 법안이 다음달 복지위를 뜨겁게 할 쟁점법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야권에서는 정부 강행 움직임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복지부는 의료법인 영리 자회사 설립이 의료법 개정 사항이 아닌 자회사 설립과 운영에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야권은 비영리 목적인 의료법인이 영리활동을 한다는 것은 의료법 취지와 상충되기 때문에 법 개정을 반드시 거쳐야한다는 목소리다.


현재 이들 법안에 대한 의료민영화 논란은 정치권뿐 아니라 시민사회와 의료공급자단체들까지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이슈다.


안철수 신당, 민주당과 정의당 등 야권의 입장은 토론회와 관담회 주최 등을 통해 반드시 법안 통과를 막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한편 미래창조과학부는 오는 6월 법인약국 허용을 담은 약사법개정안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어서 복지위 뿐 아니라 사회 전체 논란거리로 벌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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