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철 감독, 'KB스타일'의 '뛰는 외국인 선수' 선발

문화·라이프 / 박진호 / 2014-07-31 16:14:44


[토요경제=박진호 기자] KB스타즈의 서동철 감독은 외국인 선수와 관련해 그래도 운이 있는 편이다. 서 감독은 지난해 드래프트를 앞두고 내심 모니크 커리를 마음속에 두고 있었지만 4순위로 순번이 밀리면서 복잡한 경우의 수를 계산해야 했다. 그러나 KDB생명과 하나외환, 신한은행이 모두 다른 선수를 지명하며 커리를 선택할 수 있었고, 커리는 결국 지난 시즌 가장 돋보인 외국인 선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 29일 진행된 2014-15 WKBL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도 서 감독의 운은 이어졌다. KB스타즈가 2순위 지명권을 쥐게 된 것이다. 종전 방식에서는 3순위나 4순위를 행사할 수 있었던 KB스타즈로서는 상당히 운이 따른 결과였다. 1순위 지명권을 획득한 하나외환이 엘리사 토마스를 선택하자 서 감독은 지체 없이 쉐키나 스트릭렌의 이름을 호명했다.
서 감독은 지난 해에도 커리를 뽑을 수 없다면 차선책으로 스트릭렌을 선택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신한은행이 스트릭렌을 선택하자 오히려 자신이 가장 원했던 커리를 어려움 없이 선발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두 명 모두를 선택할 수 있었던 상황에서 커리 대신 스트릭렌을 선택했다.
서동철 감독은 “커리와 스트릭렌은 모두 좋은 선수지만 기본적으로 스타일이 다르다”고 지적한 후 기본적으로 신장에서 스트릭렌이 좀 더 우위에 있다며, 높이에 약점이 있는 팀 상황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스트릭렌에게 너무 크게 당했다며, “올 시즌에 또 당하지 않으려면 내가 데리고 있는게 제일 나을 것 같다”며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커리와 스트릭렌은 지난 시즌 가장 좋은 활약을 펼쳤던 외국인 선수였다. 득점 기술과 중요한 순간에 결정을 지어주는 능력에서 커리가 한 수 위였다면 스트릭렌은 힘과 신장에서 좀 더 우위에 있었고, 30세를 넘어선 커리보다 7살이나 어리다는 점도 장점이다. 발전가능성은 물론 체력적인 부분에서도 많이 뛰는 농구를 추구하는 서동철 감독의 색깔에 더 적합할 수 있다는 결론이다.
외국인 선수 2명을 모두 WKBL 경험자로 선택한 서 감독은 “뉴페이스 여부와 관계없이 내 농구 스타일에 맞는 선수를 뽑았다”고 말했다. 또한 한 시즌 커리를 데리고 있어본 감독으로서 선수 관리가 그렇게 쉽지만은 않았던 커리보다는 성실성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았던 스트릭렌에게 높은 점수를 줬을 수도 있다.
서 감독은 2라운드 11순위에서는 비키 바흐를 선발하며 공약대로 센터를 충원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시즌, 외국인 선수에서 센터를 지명하지 않으며 KB스타즈의 국내 선수들에게 원성(?)을 샀던 서 감독은 “올 시즌 외국인 선수 선발에는 선수들이 만족하지 않겠냐”고 말하기도 했다.
비키 바흐는 2012-13시즌 KDB생명에서 지명했던 선수지만 단 3경기만 뛰고 부상으로 교체됐다. 평균 12득점에 14.7리바운드를 기록했지만 뚜렷한 인상을 남기지는 못했다. 그래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하지만 서 감독은 비키 바흐에 대해서도 확실한 만족감을 나타냈다.
“큰 선수 1명과 작은 선수 1명을 뽑겠다는 생각을 했을 때, 양 쪽에서 마음 속 1순위로 점찍어두었던 선수를 모두 선택했다”며 이번 드래프트 결과에 흡족한 마음을 나타낸 서 감독은 비키 바흐가 좋은 활약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2012-13시즌에는 무릎 수술 후 재활이 완벽하게 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내 경기에 나섰고, 결국 다시 부상이 재발해 교체됐던 비키 바흐에 대해 서 감독은 “완벽치 않은 상태에서도 국내에서 15개 가까운 리바운드를 잡아줬다”고 말하며, 경험적으로 더 성숙한 현재에는 더 나은 활약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KB스타즈는 지난 시즌 중반 이후, 외국인 선수 교체를 심각하게 고민하던 상황에서 비키 바흐에 대해서도 많은 자료를 수집하고 관찰해왔다. 때문에 비키 바흐가 국내 무대에서 보여줬던 경기력 보다 훨씬 나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이번 드래프트에 임했던 것으로 보인다.
서 감독은 “비키 바흐가 기본적으로 기술이 뛰어난 선수는 아니지만 많이 뛰고 리바운드 능력이 좋으며, 마른 체형에도 불구하고 골밑에서 적극적인 몸싸움을 할 줄 아는 선수”라며 선발의 이유를 밝혔다.
기본적으로 스트릭렌과 비키 바흐 모두 ‘뛰는 능력’에서 서 감독의 눈을 사로잡은 만큼, KB스타즈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쉼 없이 달리는 농구를 펼쳐나갈 것으로 보인다.

사진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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