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과 트릭의 달인, 제프리 디버의 ‘킬 룸’

문화·라이프 / 김형규 / 2014-10-28 14:50:15
천재 범죄학자 링컨 라임 vs 악마에 혼, 마탄의 사수

미국에 대해 강도 높은 비난을 퍼붓던 반미 성향의 운동가 로베르토 모레노가 살해된다. 2000미터 이상의 거리에서 정확히 목표의 심장을 꿰뚫은 단 한 발의 총알. 초일류 저격수에 의해 벌어진 암살은 비밀리에 진행된 대테러 작전이었지만, 의문의 경로로 유출된 자료와 정황 증거는 모레노가 테러리스트가 아니었음을 가리킨다.


국가기관의 힘을 이용해 표적 살인을 지시한 NIOS의 수장 메츠거의 살인 혐의를 뒤쫓는 검찰 낸스 로렐은 비밀리에 링컨 라임에게 협조를 요청한다. 이미 훼손되어 증거가 충분치 못한 현장, 수사기관의 협조를 받을 수도 없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링컨 라임은 끈기 있게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 나간다. 어디서 날아올지 모르는 탄환의 공포에 맞서며 저격수의 흔적을 추적하는 링컨 라임과 아멜리아 색스.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진실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 저자 : 제프리 디버
옮긴이 : 유소영
출판사 : 알에이치코리아
가격 : 1만5000원
[토요경제=김형규 기자] 전신마비의 천재 범죄학자 링컨 라임 열 번째 시리즈 ‘킬 룸’이 발간됐다. 1997년 ‘본 컬렉터’로 처음 등장한 링컨 라임 시리즈는 전 세계 150여 개국 2500만 독자에게 사랑 받는 영미권 최고의 스릴러 시리즈이다. 사고로 모든 것을 잃고 현장에서 물러난 천재 범죄학자가 최첨단 수사 장비와 방대한 데이터베이스, 뛰어난 능력을 지닌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두뇌를 활용, 극악무도한 악당들과 대결한다는 설정은 하드보일드 혹은 액션 스릴러가 주류인 영미권 크라임 스릴러 시장에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작가 제프리 디버를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스릴러의 제왕’으로 만들어준 것도 바로 이 시리즈이다. 시리즈의 필두인 ‘본 컬렉터’ 는 덴젤 워싱턴, 안젤리나 졸리 주연의 영화로 제작되어 큰 인기를 끌었다.


시리즈의 열 번째 작품인 ‘킬 룸’에서 링컨 라임과 그의 수사팀은 불가능에 가까운 암살을 성공시킨 경이로운 저격수의 흔적을 추적한다.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는 저격수의 뒤에는 정의의 이름을 빌려 표적 살인을 지시하는 미국의 정보기관이 있었다. 수많은 악당들과 대결해 이긴 링컨 라임조차도 상상해본 적 없던 상대이자 ‘세계의 경찰’을 자처하는 미국. 꼬리를 밟히지 않기 위해 어떠한 지원도 없이 링컨 라임은 차분하게 수사를 진행한다. 그들만의 정의를 집행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정보기관의 폭주를 막기 위해 링컨 라임은 불편한 몸을 이끌고 바하마로 향한다. 하지만 그곳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훼손된 현장과 사라진 증거, 그리고 진실에 다가가는 움직임을 방해하는 냉혈한 암살자였다.


제프리 디버가 ‘킬 룸’의 소재를 얻은 실제 사건에 대해서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11년, 미국에서 태어난 알카에다 조직원 안와르 알 아울라키가 예멘에서 미국의 드론 공격으로 살해당하고 이어 그의 아들이 목표물을 착각한 오폭으로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한다. 정보기관의 자국민에 대한 표적암살이 수면에 드러나고 인권과 국가안보에 얽힌 격한 논란을 일으킨 사건이다. 놀라운 것은 이슬람 근본주의와 서방 세계의 대립이 갈수록 심화되는 와중에 디버가 흔한 이슬람 테러리스트와의 대결 구도 대신,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정의를 집행하는 미국의 정부기관을 악당으로 삼는 쪽을 택했다는 것.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믿었던 힘이 무분별하게 쓰였을 때 어떤 위험과 공포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목격하면서 느끼는 더 큰 두려움은 오늘날 우리 사회의 풍경과도 다르지 않다. 우리 시대 가장 뛰어난 ‘스릴러 마스터’의 손끝에서 탄생한 최고의 작품 링컨 라임 시리즈. 그 열 번째 작품 ‘킬 룸’은 디버 특유의 반전 폭풍을 선사하며, 그 어느 때보다도 현실감 넘치는 설정으로 국제 사회의 구도와 진정한 정의를 생각하게 한다. 더 끈끈해지고 깊어진 캐릭터에 대한 공감은 물론이다.


알에이치코리아 판타스틱 픽션에서는 국내에도 많은 팬을 보유한 링컨 라임 시리즈를 꾸준히 소개하고 있다. 2015년에는 ‘본 컬렉터’의 후속작으로 출간 전부터 기대를 모은 ‘스킨 컬렉터’를 번역 출간 예정에 있으며, 시리즈 전 작품의 전자책 출간 또한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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