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연못

문화·라이프 / 토요경제 / 2010-06-21 09:29:14
60년 만에 드러나는 그날의 비극

1950년 7월 한국전쟁 발발 당시, 피난길에서 이유 모를 무차별 공격에 스러져간 대문 바위골 주민들의 생존드라마.
한국전쟁 초 1950년 7월, 한반도 허리쯤에 위치한 산골짜기 대문 바위골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도 모르고 전국 노래 경연대회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던 와중 미군이 패하면서 전선은 읍내까지 내려오고 마을에는 소개령이 내려진다.
바위골 사람들은 결국 미군이 보호해 줄 것이라는 믿음으로 7월 땡볕 아래 꾸역꾸역 피난길에 오른다. 그러나 믿음과는 달리 그들 머리 위로 폭탄이 떨어지고, 방어진지에 있던 병사들은 이들을 향해 난사를 시작한다. 마을 사람들은 도대체 총구가 왜 자기들에게 향하는지 이유도 모른 채 쓰러져간다.
영화 ‘작은 연못’의 8년여에 걸친 오랜 제작과정은 노근리 사건을 경험한 생존자들과 유가족들이 60년 동안 가슴 속에 간직해온 이야기를 통해 1950년 한국전쟁의 숨겨진 악몽을 재조명하고, 반전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를 고스란히 담아내기 위한 시간들이었다. 한국 전쟁의 비극적 단면을 여실히 보여주는 ‘노근리 사건’. 그 시절 생지옥을 경험하고 부모, 자식, 형제를 잃은 최후의 생존자들은 억울하게 죽은 망자의 넋이라도 위로하고 싶어 세상에 작은 목소리를 내어보지만 그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무관심과 냉대뿐이었다. 그렇게 소리 없이 묻힐 것이라 예상됐던 사건이 1999년 AP 통신의 최상훈, 찰스 J. 핸리, 마사 멘도자 기자를 통해 세상에 알려지게 된다. 본 사건에 대한 취재 보도로 2000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이들은 이에 그치지 않고 ‘The Bridge at No Gun Ri’라는 제목으로 책을 출간했다.
반세기 동안 ‘운 나쁜 소수의 비극’으로 치부되며 여전히 듣고 싶지 않은 이야기로 외면 받았던 ‘노근리 사건’이 마침내 가장 보편적인 매체인 영화를 통해 대중에게 소개된다. 영화 ‘작은 연못’은 그날의 비극을 생생하게 담아낸 AP통신의 보도자료와 생존자들의 살아있는 육성을 토대로 전쟁의 악몽을 극적으로 재구성 한다. 허망한 영웅담이 아닌 전쟁의 최전선에 선 하얀 옷의 민간인들을 통해 보여지는 전쟁은 그 어떤 스펙터클보다 강렬한 인상을 남길 것이며 동시에 묵직한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감독 : 이상우
장르 : 전쟁, 드라마
출연 : 신명철, 전혜진
시간 : 8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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