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협력업체 직원자살에 충격에 빠진 노동계, "삼성과의 전쟁" 선포

문화·라이프 / 김세헌 / 2013-11-04 15:28:02
민주노총 등 ‘삼성전자서비스 최종범열사 대책위’ 결성…“최씨는 자살자 아닌 학살의 희생자”

[토요경제=김세헌기자] “반사회적 기업 삼성의 노동자 탄압이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민주노총 등 노동계가 삼성과의 전면전을 선포했다. 지난달 31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최종범(32) 삼성전자서비스 천안센터 기사에 대한 삼성 측의 공개사과와 부당한 노동행위 중단 등을 반드시 이끌어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민주노총과 전국 금속노조, 민중의 힘, 삼성전자서비스의 불법고용 근절 및 근로기준법 준수를 위하 공동대책위원회, 삼성노동인권지킴이 준비위원회 관계자 20여명은 4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삼성전자서비스 최종범 열사 대책위 결성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을 상대로 강력한 투쟁을 벌일 것을 결의했다.


▲ 4일 오전 서울 서대문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삼성전자서비스 최종범 열사 대책위 결성 기자회견’이 백기완 선생, 민주노총 신승철 위원장, 금속노조 전규석 위원장,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위영일 지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대책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씨의 죽음을 자살이 아닌 ‘학살의 희생자’로 규정하고, 삼성에 맞서 공동투쟁에 돌입할 것을 다짐했다.


대책위는 ‘삼성은 살인을 중단하라’는 제목의 기자회견문에서 “삼성전자서비스 천안센터에 근무한 최종범 열사는 삼성의 노골적인 노동자 탄압으로 희생됐다”며 “대책위는 무노조 노동탄압정책을 일삼는 삼성을 반노동, 반사회 살인기업으로 규정하며, 범시민사회단체들과 연대해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대책위는 도급으로 위장된 삼성재벌과 삼성전자서비스의 불법고용, 원하청불공정거래 등 간접 비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탄압을 척결해 나갈 것”이라면서 “고인의 주검 앞에 명예를 회복하고, 삼성전자서비스의 위장도급 철회와 노조파괴공작 중단, 고인을 자살로 이끈 천안센터 사장에 대한 엄중처벌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문에 따르면, 삼성전자서비스는 노동조합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일감을 빼앗았으며, 조합원에 표적감사를 실시했다. 노조활동을 이유로 본사인력을 투입하거나 다른 인근 센터에 수리물량을 이관함으로써 일감을 줄였다. 또 3~4년 간 고객만족도 평가결과를 본사에서 각 센터에 넘겨 표적감사로 조합원들을 압박해왔다.


더 큰 문제는 삼성전자서비스 기사들의 경우 삼성의 직원이 아닌 협력업체 직원임에도 불구하고 자행됐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서비스 기사 등 근로자들은 근무시간과 상관없이 처리 건수로만 임금이 책정되는 임금체계 속에서 낮은 임금과 고강도 노동에 시달려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업무에 필요한 차량유지비, 통신비, 식대 등이 공제돼 기본급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은 “삼성이 정치권력 위에 군림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 사회 모두가 알고 있다”면서 “세계 최고 기업인 삼성이 만들어낸 노동자의 죽음을 이제 끝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위영일 삼성전자서비스 지회장 역시 “삼성의 무노조 경영원칙 아래 많은 근로자들이 신음하고 있는 현실”이라며 “끝까지 싸워 동료의 죽음을 부끄럽지 않게 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인 천안두정센터에서 에어컨 기사로 일한 최종범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10시께 동료들과의 SNS 대화방에 “저 최종범이 그동안 삼성서비스 다니며 너무 힘들었어요. 배고파 못 살았고 다들 너무 힘들어서 옆에서 보는 것도 힘들었어요”라는 글을 남겼다. 아울러 “그래서 전 전태일 님처럼 그러진 못해도 전 선택했어요. 부디 도움이 되길 바라겠습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다음날 천안 서북구 직산읍 한 도로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경찰은 자살로 추정하고 있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뷰티트렌드]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웰에이징 R&D 확대

    [뷰티트렌드]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웰에이징 R&D 확대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건강수명과 노화 관련 연구개발(R&D)을 확대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건강기능식품 신소재 개발에 나섰고 아모레퍼시픽은 노화에 따른 모발 강도 저하와 관련한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연구했다.LG생활건강은 지난 17일 한국식품연구원과 건강기능식품 신소재·분석 기술 개발과 식품 분야 연구 사업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1

    2
    [건설사동향] 현대엔지니어링 거제 1963가구 공급·포스코이앤씨 분당 1순위…중흥토건 100억 담보 연장

    [건설사동향] 현대엔지니어링 거제 1963가구 공급·포스코이앤씨 분당 1순위…중흥토건 100억 담보 연장

    현대엔지니어링이 조선업 회복세가 이어지는 거제에서 1963가구 대단지 분양에 나선다. 포스코이앤씨는 분당 리모델링 단지의 일반분양 청약에 들어갔고, 중흥토건은 계열사로부터 제공받은 100억원 규모 담보의 만기를 연장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오는 10월 경남 거제시 옥포동 1670번지 일원에서 ‘힐스테이트 거제시그니처’를 분양할 예정이다.단지는 지하 7층~지

    3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계가 토큰증권과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는 동시에 공모주·가족 자산관리와 문화 콘텐츠 마케팅으로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KB증권은 기관투자자 대상 토큰증권 사업에 나섰고 신한투자증권은 AI 투자정보 서비스를 출시했다. 대신증권은 공모주 청약증거금에 이자를 지급하며, 한국투자증권은 가족 자산관리, 키움증권은 e스포츠를 앞세워

    4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대표 이한우) 주가가 최근 1년간 130% 넘게 상승했지만 52주 최고가와 비교하면 여전히 30% 이상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최근 한 달간 다시 20% 넘게 오른 가운데 증권가는 해외 원전 사업이 실제 계약과 수주로 이어지는지를 향후 주가 흐름의 주요 변수로 보고 있다.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

    5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하나증권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 판매에 나선다. 1차 조기 완판에 이어 이번에는 은행 영업점과 증권사 온라인 채널의 역할 차이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2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는 9월 30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10영업일 동안 판매된다. 모집액은 6000억원으로 물량이 모두 소진되면 조기에 판매를 끝낼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