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한국관광공사 자회사의 ‘막장’ 경영

문화·라이프 / 강수지 / 2013-10-28 13:57:53
그랜드코리아레저, 비리로 범벅돼 도마 올라

‘성접대’ 고객 유치로 안팎 시끌
자녀 편법 채용·과도한 복지 비난
GKL, “오해 가득, 비리 없어” 해명


[토요경제=강수지 기자] 한국관광공사의 자회사 ‘그랜드코리아레저’가 온갖 비리로 범벅된 채 도마에 올랐다.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리는 데 앞장서는 관광공사의 자회사가 이 같은 논란의 중심에 서자 나라 망신이라는 비난이 곳곳에서 속출하고 있다. 그랜드코리아레저는 외국인 카지노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성접대도 불사한 것으로 알려져 국민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임직원 자녀를 채용하고 금품 수수 등의 비리를 저지른 사실도 드러났다. 또 ‘선물대’를 비롯한 부당한 보육비 등으로 과도하게 복리후생비가 책정돼 있어 심각한 막장 경영을 하고 있다는 논란을 낳고 있다.


그랜드코리아레저(GKL)가 성접대를 해 고객이 소송을 제기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GKL은 기타공공기관으로 외국인 전용 카지노 ‘세븐럭’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17일 박홍근 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GKL은 올해 지난 9월까지 유치비 명목의 비용으로 외국인 고객 5만4619명에게 299억 원을 사용했다. 반면, GKL은 해외 동포 중 PR여권(국내 체류 가능 외국영주권자)을 가진 고객 651명에게는 약 7억4000만원에 해당하는 비용을 지출했다. 이는 앞서 1인당 약 55만원에 해당했던 비용의 두 배 이상으로 약 114만원 정도다.

그런데 교통과 숙박 등의 용도로 이용되는 이 고객유치비가 PR여권을 가진 고객들에게는 유흥·단란주점의 접대를 비롯한 성접대로 사용된 것이다.

실제 한 PR여권을 가진 고객이 “GKL이 게임으로 유도하려고 성접대를 하는 등 부당한 고객유인행위를 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것이 알려져 논란이 시작됐다.

현재 PR여권을 가진 고객들이 올해 유흥·단란주점에 지출한 비용은 총 26회에 걸쳐 약 6600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박 의원은 “PR여권을 가진 고객은 총 651명으로 전체 고객의 0.19%에 불과하다. 하지만 GKL에서 쓰는 돈은 전체 매출 가운데 13%에 해당된다”며 “GKL은 이른바 ‘검은머리 외국인’인 PR여권 소지 고객을 관리하려고 유흥 접대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GKL 관계자는 “우리는 카지노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제공하는 숙박·교통·식비를 민간 카지노와 달리 공개하고 있다. 고객의 편의를 위해 게임을 하면 쌓이는 마일리지도 고객이 쓰고 싶은 데서 쓸 수 있게 하고 있다”며 “중국음식이 먹고 싶다는 고객에게 한국음식을 먹으라고 강요할 수 없듯이 고객이 자신의 마일리지로 먹고 싶은 데서 술을 먹는 것에 대해 ‘국정 감사에서 지적당해 오해를 받고 있다’는 이유로 말릴 수는 없다”고 해명했다.

GKL은 지난 5월 한국관광공사의 감사를 통해 채용비리와 금품 수수 등 12건의 비리가 적발되기도 했다.

당시 감사 결과, GKL은 지난 2009년부터 최근까지 임직원 자녀 약 12명을 채용했다. 고객으로부터의 금품 수수 외에 업무추진비를 부정하게 사용했던 자금 비리 부분도 적발됐다.

임직원 자녀를 채용한 사건과 관련, 정희선 대표이사 직무대행은 해임되기도 했다. 정 씨는 직접 자신이 공채면접관으로 참석해 딸을 합격시켜 논란을 불러 일으켰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신의 직장이라 불리는 곳에서 성접대부터 채용비리·과도한 복지혜택 등의 문제를 일으키는 GKL은 총체적인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며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기업이 국민들로부터 불신을 얻는 것은 큰 문제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GKL 측은 “해임된 정희선 대표이사 직무대행과 관련된 부분 외에는 모두 잘못된 사실이며 오해다. 직원을 뽑을 때 회사에서 제공하는 이력서 양식에 부모의 직업 등 관련 내용을 쓰게 하지 않는다”며 “채용하고 보니 자녀가 포함돼 있었던 것 뿐 절차상의 문제는 전혀 없다. 뽑힌 이들도 낙하산이 아닌 신입으로 들어온 것이며 교육을 통과해야 인턴 단계를 거칠 수 있다. 또 인턴을 통과한 뒤 일정기간의 계약직을 거쳐 근무 평점에 따라 정식 사원이 될 수 있다. 채용 비리와는 상관이 없다”고 설명했다.


◇“GKL은 신 위의 직장”
박 의원은 자료를 통해 GKL의 복리후생과 관련된 정보도 공개했다. 자료에 의하면 1인당 급여성 복리후생비는 408만원 이상 이었다. 선택적 복지비는 평균 약 150만원 정도였다.

복리후생이 좋기로 알려진 인천공항공사와 금융감독원의 복리후생비는 각각 약 384만원과 약 232만원에 해당된다. GKL의 복리후생비가 이들과 비교했을 때도 높은 금액이지만 모회사인 관광공사보다도 3배가량 높아 GKL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는 더욱 거세졌다. 관광공사는 약 144만원의 복리후생비가 제공된다.

이에 따라 “GKL은 신의 직장을 뛰어 넘는 신 위의 직장이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 GKL은 정해진 기념일에 1인당 105만원 정도에 해당하는 백화점 상품권을 지급하고 있었다. 복리후생비 내역에는 ‘선물대’로 설·추석과 생일에 25만원, 창립기념일에 15만원 등이 책정돼 있었다. 이 같은 선물대는 GKL에만 있는 것으로 관광공사뿐만 아니라 다른 공기업들에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지난 3월부터는 무상보육으로 인해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보육비를 지원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GKL은 현재까지도 보육단가의 100%씩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공기업은 지급하지 않는 보육비를 GKL에서는 올해 총 12억1540만4000원가량 부당하게 지급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지적은 기획재정부의 ‘2013년 공기업 준정부기관 예산집행지침’에 따라 ‘종전 보육료는 지급하면 안 된다’는 것을 근거로 하고 있다. 또 절감된 종전 보육료 등은 개인별로 지급되는 수당 등에 사용돼서도 안 된다.

이밖에 GKL은 자녀가 자사고 또는 외고에 다니는 직원에게 400~500만원에 해당하는 학비를 지원한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자녀가 특목고 등에 다닐 경우 지원하는 학비의 한도가 1인당 150만원으로 규정돼 있다.

이와 관련, 박 의원은 “공기업이 기획재정부의 예산집행지침을 어기고 과도하게 백화점 상품권까지 지급하는 것은 국민상식의 선을 넘어선 방만 경영이다”며 “자회사인 그랜드코리아레저의 방만 경영을 왜 한국관광공사가 두고만 보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관광공사는 다른 공기업 사례를 참조해 자사고와 특목고의 학비 지원을 일반고 기준으로 맞춰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GKL 관계자는 “우리는 기타공공기관이며 상법상 주식회사다. 정부의 재원이 직접 투입되며 공기업법을 적용받는 공기업들과 다르다. 우리는 설립했을 때 관련 법령이 없었다”며 “관광공사에서 출자한 회사기 때문에 주주회사가 관광공사다. 회사에 위기가 닥치면 직원들이 감수를 해야 하는 기관이다”고 해명했다.

이어 “오히려 연매출 1000억 원이 넘어가면 세금을 20~40% 내며, 관광기능개발기금으로 20% 이상, 주주배당금으로 한국관광공사와 주주에 500~600억 원이 넘는 배당금을 준다”며 “정부의 예산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예산을 미리 설정한다. 실제 집행 금액은 그동안 알려진 약 400만원이 아닌 220만원에 해당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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