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지배하는 생쥐나라

문화·라이프 / 전성운 / 2012-01-16 12:04:16
<마우스 랜드> 출간

국가권력이 노동자의 정당한 목소리를 탄압한 것에 항거하고, 또 질병으로부터 고통 받는 국민을 위해 노력한, ‘북미 지역 최초의 민주사회주의 정부수상’인 캐나다 정치인 토미 더글러스. 그가 1962년 의회에서 한 연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책 <마우스랜드>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투표를 해도 변하지 않는 국민의 고단한 삶을 풍자한 우화이다.


이야기는 이렇다. 생쥐들이 모여 사는 ‘마우스랜드’도 우리가 사는 사회처럼 몇 년마다 선거를 통해 지도자를 뽑는다. 그런데 그들이 뽑은 지도자는 생쥐가 아닌 매번 고양이였다. 고양이들은 ‘더 쉽게 생쥐를 잡아먹을 수 있는 법’따위를 만들었고 생쥐들의 삶은 점점 피폐해졌다. 사실상 ‘고양이들을 위한 마우스랜드’인 셈이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마리의 생쥐가 홀연히 나타나 외쳤다. “이제부터는 생쥐 가운데서 지도자를 뽑아보자.” 그러나 생쥐들은 이를 환영하기는커녕 그를 ‘빨갱이’라며 도리어 감옥에 처넣는다.


이 책은 우리에겐 가장 현실적인 이야기다. 짧은 내용이지만 그 속에 담긴 이야기는 우리가 처한 정치 행태의 근본적 물음과 함께 시스템에 대한 의미를 함축적으로 알려준다.


기득 권력이 사회를 지배하는 방식은 지구 어느 나라든 비슷하다. 합법을 가장한 선거는 왜곡되고, 변화를 갈망하는 세력은 매도된다. 지난 총선에서 한나라당은 수도권 지역에서 뉴타운 공약으로 서민의 욕망을 건드려 완승을 이끌어냈다.


대선에서도 ‘경제 살리기’ 공약으로 잘 살 수 있다는 환상을 만들어,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후보임에도 당선이 되었다. 우화에서처럼 우리는 그들이 모두 색깔만 다른 고양이임에도 ‘생쥐’를 뽑자는 외침을 무시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서민들에게 피폐하고 고단한 삶을 안겼다. 하지만 그들의 공약은 진실했다. 부자에게는.


이제 또다시 선거의 계절이 다가온다. 그리고 또다시 변화의 세력은 ‘빨갱이’로 매도될 것이다. 하지만 선택권은 아직까지 우리 손에 있다. 토미 더글러스 저·한주리 그림, 6000원, 책보세.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계가 토큰증권과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는 동시에 공모주·가족 자산관리와 문화 콘텐츠 마케팅으로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KB증권은 기관투자자 대상 토큰증권 사업에 나섰고 신한투자증권은 AI 투자정보 서비스를 출시했다. 대신증권은 공모주 청약증거금에 이자를 지급하며, 한국투자증권은 가족 자산관리, 키움증권은 e스포츠를 앞세워

    2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대표 이한우) 주가가 최근 1년간 130% 넘게 상승했지만 52주 최고가와 비교하면 여전히 30% 이상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최근 한 달간 다시 20% 넘게 오른 가운데 증권가는 해외 원전 사업이 실제 계약과 수주로 이어지는지를 향후 주가 흐름의 주요 변수로 보고 있다.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

    3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하나증권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 판매에 나선다. 1차 조기 완판에 이어 이번에는 은행 영업점과 증권사 온라인 채널의 역할 차이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2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는 9월 30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10영업일 동안 판매된다. 모집액은 6000억원으로 물량이 모두 소진되면 조기에 판매를 끝낼

    4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미국과 중국이 추가 관세 충돌을 두 달 더 미뤘다. 그러나 한국 기업에 더 직접적인 희토류 공급과 첨단 반도체·인공지능(AI) 기술통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근본적으로 풀리지 않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부터 현대차·기아,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까지 당장의 통상 충격은 낮아졌지만 공급망 경쟁은 계속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

    5
    오리온·해태·롯데웰푸드·크라운, 과자값 '가격저항의 덫'

    오리온·해태·롯데웰푸드·크라운, 과자값 '가격저항의 덫'

    제과업계가 ‘가격저항의 덫’에 갇혔다. 원재료와 물류비가 뛰어도 가격을 올리면 생활물가 부담이라는 비판을 받고, 가격을 그대로 두고 중량을 줄이면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꼼수인상)’ 논란에 휩싸인다. 가격과 중량을 모두 유지하면 결국 회사가 비용을 떠안아 수익성이 악화한다. 해태제과·크라운제과·오리온 국내사업의 상반기 수익성은 이 딜레마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