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가 신앙을 버리게 한다

문화·라이프 / 전성운 / 2012-01-09 14:16:26
'신은 없다' 출간

1949년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나 보수적 복음주의 가정에서 성장한 댄 바커는 한때 “사람들이 거리에서 마주치기를 꺼려할 정도”의 열혈 전도자였다.


그렇게 19년이라는 세월을 전국을 떠돌며 복음을 전파하러 다닌 후, 그는 수년간의 고뇌 끝에 종교적 근본주의라는 불모지에서 탈출해 드디어 세상에 자신이 무신론자임을 고백했다.


이 책 <신은 없다>의 전반부는 ‘신앙’에 그야말로 모든 걸 다 바쳤던 저자 자신의 19년간의 세월을 기록하고 있다. 더욱 놀라운 건 그는 신앙을 버리고도 마지막 2년여 동안 전과 다름없이 설교를 하러 다녔다는 것이다. 그만큼 그에게 신앙은 절대적이었다. 그러나 댄 바커에게 신앙을 버리도록 종용한 것은 신앙 그 자체였다.


그는 “사람들 대부분은 종교에 비판적이지 않다. 설교를 해온 19년 동안 예배가 끝난 후에 나를 찾아온 사람도 설교의 출처를 묻는 사람도 없었다. 나는 단순히 목사라는 이유로 노력 없이 얻은 존경을 무한정 허용했다”고 고백했다.


댄 바커는 “우리는 우리의 삶에서 전반적인 기간을 가리킬 수 있어도, 어떤 특정한 순간을 가리킬 수는 없다”며 “나는 수없이 마음 아픈 실현의 순간들을 기억한다. 그러나 그것들은 나의 무신론으로 인해 나타난 결과였지, 그것 때문에 무신론자가 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댄 바커가 이 책의 대부분을 할애해가며 성경 속의 가르침, 칼람의 우주론적 증명, 지적 설계론, 창조 과학 등의 모순들에 대해 하나씩 열거해가며 논박해나가는 과정에선 연민마저 느껴진다.


한편으로는 19년간이나 그의 삶에 퇴적된 신앙의 흔적들은 유신론 특히 근본주의적 개신교의 입장선 ‘자신의 품안에서 안전핀이 사라져버린 수류탄’처럼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변화는 이해와 관용에서 시작한다. 이런 사명을 짊어지고 나가기에는 댄 바커가 적임자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이 책은 그 결정체다. 댄 바커 저·공윤조 역, 1만8천원, 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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