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길을 말하다 ⑤] 섬 속에 섬 가는 길, 소무의도 누리길

문화·라이프 / 강세훈 칼럼리스트 / 2020-02-18 17:55:17

[토요경제=강세훈 칼럼리스트] 난 섬을 좋아하지 않는다.


왠지 불편하고, 고립되어 있는듯한 기분을 느끼기 때문에 섬여행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답사 또는 동행이 있을때는 따라 나서기도 한다. 내가 좋아하고 유일하게 자주가는 섬은 제주도뿐이다. 배타고 가지 않고 비행기타고 가기 때문에 섬여행을 하는 기분을 접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섬을 싫어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배타고 가야한다는 왠지 모를 불안감 때문이다.


섬에 다리가 놓여있거나, 짧은 시간동안 운행하는 배편을 타고 간다면 따라 나서기도 한다. 그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섬 자체는 매력이 있다는 점이다. 금오도를 갔을때도, 굴업도를 찾아 갔을때도 그랬다. 그런데도 좀처럼 좋아하지 않는것은 나와 인연이 닿지 않는거라고 치부해 버린다. 무의도를 찾아가는것도 그랬다. 무의도 가는 기도 마찬가지이다. 지금은 무의도까지 연륙교가 생겨 자가용을 타고 갈 수 있지만 불과 지난해 까지는 카페리를 타고 10여분 이동해야 하는 작은 섬이였다.


무의도는 나름 가까운 서해안에 있는 섬이지만 찾아가는 길은 만만치 않다. 인천공항역에 내려, 자기부상열차를 타고 용유역에서 내린다음, 잠진도까지 걸어간다. 그리고 3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배를 기다리고 그 배를 타고 5분 여 가야 무의도에 다다른다. 여기서 소무의도로 가려면 버스를 타거나 2시간 여 걸어서 가야한다. 멀지 않은 섬이지만 교통편이 맞지 않으면 기다림때문에 멀게 느껴지는 섬이다.


무의도는 별다른 둘레길이 없다. 산을 넘어가는 등산로만 있을 뿐이다. 하지만 소무의도에는 둘레길이 있다. 둘레길이라고 이름 붙이기에는 부적합한 짧은 산책길이다. 그냥 소무의도를 한바퀴도는 산과 바다를 잇는 길이다. 하지만 무의도와 연결된 다리부터 걷기시작하면 짧은 코스치고는 꽤나 운치있고 액기스 충만한 길이다. 나름 산위에서 내려다보는 풍경과 선착장의 모습, 바다에 떠 있는 섬과 햇빛에 반사되어 금빛을 발하는 바다의 색감까지 걷는 내내 미소를 지게 만든다.


섬 한바퀴를 걸어서 도는데는 한 시간이면 충분하다. 하지만 그냥 걷는 것으로 소무위도를 다 보았다고 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오르막에서 보는 풍경이 다르고, 내려오는 길에서 바라보는 바다가 다르다. 구름 사이로 햇볕이 부서져 내리는 모습은 머나먼 외국의 어느 섬에서 볼것같은 풍경을 만든다. 가만히 앉았다 쉬었다가 걸었다가 쉬었다가 반복을 하게 만드는 섬이다. 좀더 시간이 있다면 이곳에서 하룻밤을 보내도 좋을 곳이다. 맑은 하늘에서 올려다 보면 얼마나 많은 별들이 보일지 궁금하기만 하다.


단지 눈에 가싯처럼 느껴진것은 바다 박물관이라는 껍데기만 있는 건물이다. 전시된 바닷고기와 상어의 모습은 비율이 엉망이고 조잡하기 그지 없다. 그저 지나가는 길에 쉼터로는 제격이다. 그리고 해안따라 바위를 건너는것도 재미가 있다. 그 앞에 앉아 쉴새없이 움직이는 바닷물의 모습만 봐도 좋을 것이다. 날씨가 춥지 않아 가능한 일이다. 오히려 봄이나 여름에 오면 양말 벗고 바다를 들어가도 좋은 곳이 여기다.


이제는 좀더 가깝고 편하게 접근할 수 있다. 하루에 운행 가능한 차량댓수가 900대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1,200대까지 들어간다고 한다. 섬이지만 더 이상 섬이 아닌 무의도와 소무의도로 봄여행을 떠나면 어떨까 싶다.


작은 섬이지만, 오늘은 소무의도에 마음을 빼앗겼다. 그리고 조금씩 마음속에도 변화가 일어난다. 내년에는 섬 위주로 찾아가 볼까 하는 생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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