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김근태 전의원 28년 만에 ‘국보법 위반’ 무죄

문화·라이프 / 서승아 / 2014-05-29 11:58:08
“협박·폭행·고문 등으로 한 거짓 진술 증거능력 없다”

[토요경제=서승아 기자] 1980년대 민주화운동에 앞장섰다는 이유로 모진 고문을 받고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옥고를 치른 故 김근태 전 의원이 재심을 통해 28년 만에 무죄선고를 받아 억울함을 벗게 됐다. 김 전 의원이 숨을 거둔지 3년 만이다. 지난달 29일 서울고법 형사2부(재판장 김용빈)는 김 전의원의 재심 선고공판에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허위진술을 강요하는 상태에서 이뤄진 진술에 증거능력을 부여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김 전 의원의 국보법 위반 혐의를 뒷받침하는 최 모 씨 등의 검찰 진술은 대공분실에서 협박과 폭행, 고문을 당해 거짓 진술한 것으로 증거능력과 신빙성이 없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다만 집시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1989년 관련조항 폐지를 이유로 유무죄 판단을 하지 않고 면소 판결했다.

김 의원의 아내이자 재심 청구인인 인재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재판부가 고민을 많이 한 것 같다”며 “면소판결이 아쉽긴 하지만 진실의 승리, 민주주의 승리라고 본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무자비한 고문으로 김 의원이 세상을 떠난 뒤에 이런 결정이 내려져서 정말 아쉽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전두환 정권 시절 1985년 9월 4일 ‘민청련 결성’ 및 서울대 민주화추진위원회 배후조종 등 구속돼 서울 용산구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에서 거짓 자백을 강요받으며 고문기술자 이근안 등으로부터 22일에 걸쳐 전기고문과 물고문을 받았다. 김 의원은 고문을 견디다 못해 거짓 자백을 한 후 국가보안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5년과 자격정지 5년을 확정 받아 복역했다.

당시 고문으로 김 의원은 후유증을 겪다 파킨슨병을 얻게 됐고 2011년 12월 말 합병증이 진행되면서 병세가 갑자기 악화돼 세상을 떠났다. 한편, 인 의원 등은 집시법 법리 등을 검토한 후 추후 상고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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