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채원, 애마부인 못지않은 '애마공주'

문화·라이프 / 토요경제 / 2011-11-04 14:44:21

시청률 20%대를 기록하며 막을 내린 KBS 2TV 드라마 '공주의 남자'에는 여주인공 '이세령'(문채원)이 말을 타는 장면이 자주 등장했다.

극 초반 세령이 집안에서 얌전히 예절교육을 받기보다 어른들 몰래 승마에 도전할 정도로 호기심 많고 도전정신을 지닌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훗날 조카 단종으로부터 왕권을 탈취한 아버지 '세조'(김영철)에 맞서는 당찬 여인의 복선을 깔았다.

또 세령이 정인 '김승유'(박시후)와 사랑을 키워가는 매개체도 다름 아닌 승마였다. 세령이 승유를 몰래 만나 말타기를 배우거나 세령과 승유가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마상 데이트를 하며 행복한 표정을 짓는 모습 등은 현대물 속 연인의 오픈 카나 요트 데이트신 못잖게 아름다웠다.

아무리 말이 가장 빠른 교통수단이었던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사극이라 해도 이 드라마처럼 여주인공이 말을 타는 장면이 많은 경우는 없었다.

덕분에 '애마공주'라는 새로운 별명을 얻은 문채원(25)은 지난 6월 올해 한국영화 최대 흥행작이 된 액션 블록버스터 '최종병기 활'(감독 김한민)의 촬영을 마친 뒤 곧바로 '공주의 남자'에 참여했다.

말타기가 필수인데 정작 승마를 배울 틈은 없었던 셈이다. 하지만, 운이 좋았다. 바로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하는 '최종병기 활'에 출연하기 위해 지난 1월 SBS TV 드라마 '괜찮아 아빠 딸' 끝낸 뒤 열심히 승마 훈련을 받아놓았기 때문이다.

이 영화에서 문채원이 연기한 여주인공 '자인'은 청나라 정예부대 니루에게 납치됐다가 오빠 '남이'(박해일)의 도움으로 간신히 탈출할 때나 뒤쫓아온 니루들로부터 달아날 때 모두 말을 탄다.

이런 장면들을 연기하기 위해 말을 배웠지만 정작 문채원이 말을 타는 비중은 직접 활을 쏘거나 칼을 드는 것보다 적었다. 꽃샘추위 속에 말을 배우기 위해 애를 썼을 문채원으로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을 대목이다.

그러나, 성실히 준비해놓으니 다음 작품인 '공주의 남자'에서 제대로 써먹게 됐다.

문채원은 "올해 초 '최종병기 활'에 출연하게 되면서 승마를 배웠다"면서 "그런데 오히려 '최종병기 활' 보다 '공주의 남자'에 승마신이 더 많았다. '최종병기 활' 덕을 톡톡히 본 셈이다"고 돌아봤다.

물론 이 드라마의 승마신 중 고난도 기술은 스턴트맨이 대신하고, 고속 질주 장면 중 일부는 트럭 위에 말 모형을 놓고 그 위에 올라타서 달리는 것처럼 꾸민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웬만한 승마신은 직접 소화해냈다. 초반 촬영 도중 스태프가 문채원이 타고 있던 말의 고삐를 놓치면서 말이 순간적으로 달려나가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다. 이때 문채원은 전혀 당황하지 않고 말고삐를 능숙하게 잡아채 달리던 말을 세웠다. 차곡차곡 쌓아둔 승마 실력이 문채원을 구했다.

문채원은 승마신의 백미로 최종회 엔딩을 꼽는다. 눈이 멀면서 복수라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 대신 세령과의 사랑을 찾은 승유가 서로 사랑을 시작할 때처럼 세령과 말을 함께 타고 초원을 달리는 장면이다.

"드라마 초반에 말타기를 좋아하는 세령이를 연기하며 예전에 봤던 할리우드 영화 '가을의 전설'에서 말타는 것을 좋아하는 여인이 떠올랐다. 그 영화 중반쯤에 말을 타고 초원을 달리는 모습이 나왔는데 매우 아름다운 기억이어서 우리 드라마에서도 꼭 해볼 수 있기를 바랐다. 그런데 우리 드라마의 엔딩이 바로 그런 장면이었다. 정말 기뻐서 진짜 행복한 마음으로 촬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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