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영화 삼촌-조카뻘 커플 봇물‥왜?

문화·라이프 / 토요경제 / 2008-03-10 10:37:02

영화배우 문근영(21)의 드라마 복귀작인 SBS TV ‘바람의 화원’남자 주인공으로 박신양(40)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두 사람의 나이차는 무려 19세다.


문근영은 앞서 ‘사랑따윈 필요없어’에서 김주혁(36), ‘댄서의 순정’에서 박건형(31)과 호흡을 맞췄다. 열 살 차이는 기본이다. ‘가을동화’에 송혜교(26)의 아역으로 출연했을 때를 제외하고는 또래와 연기한 적이 없는 것도 독특하다.


고아라(18) 역시 마찬가지다. 청소년 드라마 ‘반올림’을 졸업하자마자 아이들 그룹 졸업생 윤계상(30)과 조우했다. 철부지 딸, 소녀 역에서 벗어나는 즉시 띠 동갑 연상을 만났다. MBC TV 수목극 ‘누구세요?’에 출연 중이다.


처음에는 모두가 놀라워했지만 이제 남녀 배우의 나이차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굳어지고 있다. 껄끄러웠던 새 옷도 오랜 시간 입고 있으면 촉감을 느낄 수 없는 것과 같다. 화장실에 들어갈 때도 잠시 암모니아 냄새에 코를 찡끗하지만 이내 무뎌지는 것이 감각이다.


‘톱스타급’ 배우라는 타이틀이 나이차로 쏠릴 관심을 희석한다. ‘배우 아무개 출연’이라는 헤드라인은 유부남, 연령 등 외적 조건들을 대신한다. 어색하던 ‘나이차’라는 옷에 시간이 지나면서 익숙해지는 것이다.


드라마와 영화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띠 동갑 이상 연령 차가 큰 남녀 주인공들이 흔하기만 하다. 극중 사랑을 방해하는 요인에 ‘나이차’는 없다는 점이 아이러니하다. 10세 이상 차이가 나는 연인들이 겪을 법한 시련은 생략해버린다.


박찬욱(45) 감독의 새 영화 ‘박쥐’에 송강호(41)의 파트너로 김옥빈(22)이 낙점됐다. 수위 높은 베드신도 선보인다고 알려져 있다. 영화 ‘싸움’에는 설경구(40)와 김태희(28)가 부부로 등장했다. 영화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는 황정민(38)과 전지현(27)의 조합으로 관심을 모았다. 연기파 남자배우와 CF모델 전문 여배우의 만남이었다. 역시 나이차는 열 살 이상이다.


연인 사이에 10세 이상 연령차가 나면 나이 많은 남자는 “도둑놈”이라는 질타를 감수해야 한다. 주관적인 잣대로 잰다면 7세 이상도 ‘도둑놈 급’에 속한다. 하지만 배우의 탈을 쓰면 사정은 달라진다.


이범수(38)는 ‘외과의사 봉달희’이요원(28)과 연기 호흡을 맞췄다. 지난해 SBS연기대상에서 ‘베스트 커플상’을 수상하며 제일 잘 어울리는 커플로 인정받았다. 경쟁자는 ‘쩐의 전쟁’의 박신양과 박진희(30) 커플이었다. 10세 차라는 공통점이 있다.


배우가 시청자들이 개의치 않는 나이차를 굳이 들먹일 이유는 없다. 배우들의 나이차가 화제로 떠오르지 않는 이유다.


‘솔직남’이훈(35) 만큼은 예외다. SBS TV 주말드라마 ‘행복합니다’제작발표회, 현장공개 등을 통해 김효진(24)과의 나이차를 자꾸 환기시켰다.


“상대 여배우들이 점점 어려진다. 효진이와 연기를 하니 점점 어려지는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물론, 드라마 ‘행복합니다’의 내용은 나이차와 하등 무관하다. 재벌 딸이 평범한 집안 남자와 사랑에 빠지면서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에 골인한다는 이야기다. 김효진은 이훈과 레벨을 맞추기 위해 극중 나이를 네 살 올렸다.


이같은 ‘남고여저’현상에 아슬아슬하게 미달, 명함을 내밀지 못하는 커플도 있다. MBC TV 월화극 ‘이산’의 이서진(35)과 한지민(26) 커플은 아홉 살, SBS TV 금요극 ‘비천무’의 주진모(34)와 박지윤(26)은 여덟 살 차이다.


남녀 주인공의 나이차가 벌어지는 데는 여자 연기자들의 연기 수명 단축이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영상자료원의 ‘한국 최고의 영화인’설문조사에서 여배우로 순위권에 든 얼굴은 전도연(35)이 유일하다. 남자배우 가운데는 송강호, 안성기(56), 한석규(44), 설경구 등 중장년이 수두룩하다.


30대까지 활동을 계속하는 톱스타급 여배우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전도연, 고현정(37), 장진영(34), 엄정화(39), 송윤아(35), 문소리(34), 김정은(32) 쯤으로 압축된다.


거꾸로, 20대 남자 톱스타는 드물기만 하다. 3년 후 조인성(27)마저 30대로 접어들면 거의 전무하다시피 된다. 여배우는 신선할수록, 남자배우는 농익을수록 인정받는 셈이다.


극중 남고여저는 현실로까지 이어진다. 강호동(38)은 9세 연하의 부인 자랑에 침이 마른다. 개그맨 이수근(33)도 9세 연하의 신부를 맞이 했다. 박명수(38)도 8세 연하의 의사와 결혼을 앞두고 있다.


단, 연예계에만 적용되는 트렌드다. 결혼정보회사 ‘듀오’관계자는 “실제 성혼이 이뤄지는 부부들 중 나이차가 많이 나는 커플은 드물다”고 밝혔다. “예전과 마찬가지로 4~5살 차이가 일반적인 추세”라는 것이다.


“전문직에 종사하는 남자들 중에는 어린 여자를 선호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자신의 경제적 능력을 여자의 어린 나이에서 보상받으려는 심리로 보여진다”는 설명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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