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회장 對檢 메시지는 현수막으로...

문화·라이프 / 김형규 / 2014-05-24 08:37:36
현수막 단문 통해 전달 효과 극대화

[토요경제=김형규 기자] 세월호 침몰 이후 한 달이 넘도록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유병언 청해진해운 회장이 외부에 전달한 메시지는 청해진해운이 유병언 회장과 연계가 되어 있다고 알려진 직후인 지난달 24일이 변호사를 통해 “책임을 통감하며 전 재산 100억 원을 내놓겠다”고 밝힌 게 유일하다.


하지만 유 회장은 고도의 계산된 그만의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바로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신도들이 시위 현장에 내건 대형 현수막이나 피켓 등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구원파 신도들이 내건 현수막에는 짧게는 6글자에서 길게는 19글자의 메시지가 담겨 있으며, 짧지만 강렬한 문구로 메시지 전달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1차, 검찰 수사가 종교 탄압이라는 점 부각


지난 12일 금수원 앞에 처음 내건 ‘헌법 20조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는 검찰 수사가 종교를 탄압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지난 오대양 사건 당시에도 구원파 측은 비슷한 주장을 한 적이 있다. ‘종교 탄압’은 특정 종교 집단이 수사를 받을 대마다 등장하는 단골 메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 종교연구소 관계자는 “종교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말은 모든 사회적 빛판을 부당한 처사로 치부해버리는 고도의 전략”이라고 말하며 “핵심 피의 사실은 세월호와 관련한 불법행위와 횡령·배임 등 불법경영과 같은 부분인데 종교 문제를 전면으로 내세워 일종의 물타기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차, 김기춘 비서실장에 강력 메시지 전달


지난 15일부터 현재까지 걸려있는 ‘김기춘 실장, 갈 데까지 가보자’는 현수막은 ‘김기춘’이라는 실명을 거론함으로써 공격 대상을 분명히 했다.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은 ‘오대양 사건’의 3차 재수사가 진행되던 1991년 당시 법무부장관으로 재임하고 있었다. 즉, 구원파가 오대양사건과 자신들과 유 회장의 연관성을 김기춘 비서실장이 씌웠다는 주장으로 20년 넘도록 오대양 사건과 구원파가 연관이 있다는 오해는 김 실장의 무리한 수사 지휘 때문이라는 것이다.


검찰이 구원파를 압수수색한 21일에는 새로운 현수막이 등장했다. 바로 ‘우리가 남이가!’라는 글귀가 담긴 현수막이다.


3차, 1992년 부산 초원복집 사건 연상


부산사나이의 정이 묻어 있는 듯한 ‘우리가 남이가’라는 말은 1992년 12월 부산 초원복집 사건에서 따온 것이다. 이 사건은 지역감정을 조장해 대선에 불법 개입하려 했던 사건으로 김기춘 실장이 연루됐다. 김 실장의 과거 부적절한 처신을 강조함으로써 공격의 강도를 높인 것으로 보여진다. 이 메시지를 통해 마치 김 실장이 지난 오대양 사건 때 그랬던 것처럼 무리하게 끌고 가지 말 것을 경고하는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에 경찰 관계자는 “현수막 메시지를 통해 김기춘 실장을 계속 걸고 넘어지는 것은 ‘세월호 사고의 책임이 결국 정부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우리가 남이가’는 결국 유 회장이 사회 곳곳에 심어놓은 인맥에게 도와달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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