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WC] 북중미 돌풍의 중심, '골키퍼' 오초아-나바스 있었다

문화·라이프 / 박진호 / 2014-06-30 18:03:23

▲ The Official Facebook Page of the 2014 FIFA World Cup Brazil
[토요경제=박진호 기자] 골을 넣어야 경기를 결정짓는 스포츠인 축구에서 가장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 서는 포지션은 대게 스트라이커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승부를 결정짓기 위해 달려드는 공격수들의 날선 공격을 막아서는 최후의 보루인 골키퍼들의 활약도 그에 못지않은 조명을 받곤 한다.


매번 스타 골키퍼를 배출해왔던 월드컵에서 이번에도 눈부신 활약을 펼치는 골키퍼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이번에는 골키퍼 치고는 ‘단신’인 이들의 활약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축구에서 유일하게 손을 쓸 수 있는 ‘특수 포지션’인 골키퍼는 아무래도 신장이 크고 팔다리가 길수록 방어의 측면에서 유리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역시 190cm대의 장신 골키퍼 육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던 때가 있었다. 이번 월드컵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벨기에의 티보 쿠르투아(Thibaut Courtois) 역시 198cm의 장신이다.
쿠르투아는 지난 시즌 자신의 소속팀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를 제패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또한 이제 21살의 어린 나이로 앞으로 세계 최고의 골키퍼로 우뚝 설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월드컵이 시작되고 경기가 거듭될수록 쿠르투아보다 더욱 눈길을 끄는 골키퍼들이 등장하고 있다.
우리시간으로 30일, 브라질에서는 이번 월드컵 16강전에 계속됐고 접전 끝에 네덜란드와 코스타리카가 멕시코와 그리스를 제압하고 8강에 올랐다. 이 두 경기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승패를 떠나 멕시코의 골키퍼 기예르모 오초아(Guillermo Ochoa)와 코스타리카의 골키퍼 케일러 나바스(Keylor Navas)였다.
네덜란드와의 경기에 나섰던 오초아는 완벽에 가까운 선방쇼를 펼쳤다. 도스 산토스의 득점으로 멕시코가 리드를 잡자 네덜란드는 전면적인 공격에 나섰고, 지난 3경기에서 10골을 퍼부었던 네덜란드의 파상공세가 이어졌다. 그러나 오초아는 흔들리지 않았다.
불과 1~2m 앞에서 시도하는 강력한 슈팅에도 놀라운 반응 속도를 보이며 손을 뻗었고, 믿기지 않는 순발력으로 네덜란드의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183cm로 골키퍼로서 단신이라는 단점은 눈에 띄지 않았다. ‘완벽 그 자체’였다.
그러나 이러한 오초아의 ‘미친 선방’ 행진은 끝내 마지막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후반 43분, 네덜란드의 베테랑 베슬리 스네이더가 기가막힌 오른발 슛으로 동점골을 성공시킨 것이다. 귀신같은 선방을 펼치던 오초아라 해도 반응하지 못할 엄청난 슈팅이었다. 경기 내내 어마어마한 활약을 펼치던 오초아에게 시련은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종료 직전 팀 동료의 파울로 페널티킥이 주어진 것이다.
결국 88분 내내 멕시코의 골문을 완벽에 가깝게 지켜냈던 오초아는 손쓸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한 마지막 순간에 무릎을 꿇고 이번 월드컵 무대와 작별을 하게 됐지만, 전 세계 축구팬들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 The Official Facebook Page of the 2014 FIFA World Cup Brazil
오초아의 활약이 뇌리에 생생한 상황에서 나바스는 그 여운을 그대로 이어가며 최고 골키퍼가 누구인지를 보여주는 듯한 플레이를 펼쳤다. 네덜란드와 멕시코의 경기가 끝난 지 두 시간 만에 펼쳐진 코스타리카와 그리스의 경기에 선발 출장한 나바스 역시 오초아 못지 않은 활약으로 코스타리카의 골문을 지켰다.
그러나 1-0으로 앞서던 코스타리카는 한 명이 퇴장당한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버텼지만 종료직전 마지막 1분을 남기지 못하고 끝내 동점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나바스는 게카스의 터닝슛은 막아냈지만, 재차 슛을 시도한 소크라티스 파파스타토풀로스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그러나 완전하게 분위기가 넘어간 것으로 보이던 상황에서도 나바스는 흔들리지 않았다. 수적 우위의 상황에서 동점골로 분위기까지 잡은 그리스는 연장 들어 일방적인 공격을 펼쳤지만 나바스의 최후저지선을 넘지는 못했다. 그리고 나바스는 승부차기에서 게카스의 슛을 막아내며 코스타리카를 8강에 올려놓았다.
유럽과 남미가 양분하고 있는 축구 지도에서 변방에 몰려있던 북중미의 약진이 눈에 띄고 있는 이번 월드컵에서 멕시코와 코스타리카의 선전의 중심에는 오초아와 나바스의 맹활약이 있었다. 이 두 선수는 월드컵에서 두 경기에 걸쳐 경기 최우수 선수(MOM)에 선정되기도 했다. 월드컵에서 골키퍼에 MOM에 선정된 것은 이들 둘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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