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장관, ‘이상한 보육체계 개선論’

문화·라이프 / 홍승우 / 2015-01-30 09:29:42
“전업주부 어린이집 불필요한 수요 줄이겠다” 발언 논란 커져

비난 과열되자 진화작업 나선 복지부



국민 정서 고려 못한 무지한 발언



여야 막론 질타와 함께 ‘근본적 대책’ 요구

▲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토요경제=홍승우 기자]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의 ‘보육체계’ 관련 발언에 대해 여론에서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문 장관은 지난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건강보험공단 인근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0세 아이는 가정 양육 비율이 80%에 달하는데 1세만 되면 가정 양육비율이 확 떨어지고 어린이집에 보내는 비율이 70%가 넘는다”며 “전업주부가 전일제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겨 보육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지금도 전업주부들이 아이들을 12시간 내내 어린이집에 맡기는 경우는 드물다”며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필요한 시간에 잠깐 아이를 봐주는 시설인 만큼 시간제 보육을 활성화하고, 전일 보육은 정말 서비스가 필요한 맞벌이 부부에게 그 혜택이 돌아가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장관은 전날 세종시에서 진행된 대통령 업무보고 사전 브리핑에서도 “맞벌이 부부에 대해 지원 대책을 강화하거나 시간제 보육을 활성화하는 등 구조적인 문제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업주부, 현황파악 부족 절실


복지부가 보육 체계 개편을 강조하는 이유는 최근 어린이집에 맡기려는 수요가 증가하면서 관리가 부실한 어린이집이 난립해 아동 학대 사건을 막기 어려웠다고 해석했기 때문이다.


한편 문 장관의 발언에 전업주부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문 장관의 발언이후 한 육아정보 카페(가입자 수 226만 명)는 전업주부들의 불만 글이 폭주했다.


일부 게시 글을 살펴보면 ‘어린이집에 보내는 애를 줄여 보육교사 수가 줄어든다고 폭행하는 선생님의 수가 줄어들지는 않을 것’, ‘정말 일하고 싶었지만 억지로 전업(주부)하는데 기운 빠진다’, ‘자발적 전업주부는 몇 안 된다. 임신하고 회사 그만둘 수밖에 없게 된 것도 억울한데 이런 식은 문제가 있다’ 등 정부가 국민의 정서를 제대로 고려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전업주부인 황모(39)씨는 “정부가 공식적으로 가사노동과 육아노동의 가치가 취업자의 노동 가치에 비해 떨어진다고 인정하는 것”이라며 “가정 양육수당을 전보다 올려줄 수는 있겠지만 취업여부에 따라 혜택을 차별적으로 지급하는 것은 분명 문제”라고 비판했다.


▶물리적 제한 아닌 맞춤형 보육정책 취지


문 장관의 발언에 대해 ‘가사(육아)노동 폄하’ 논란이 빚어지자 복지부는 진화에 나섰다.


복지부는 보육정책의 개편방향은 맞벌이 부부 우대가 아니라 맞벌이 부부든 전업주부든 구분 없이 수요에 맞게 보육을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나가겠다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전업주부의 어린이집 이용을 물리적으로 제한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전업주부 중 전일제가 아니라 시간제 보육시설이 필요한 경우에는 이 같은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등 맞춤형 보육정책을 통해 선택권을 넓혀주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또한 문 장관 본인 역시 “가정 양육이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고 정부도 맞춤형 보육을 강화하는 것을 추구하고 있다”며 “‘가정이냐 보육시설이냐’라는 이분법이 아니라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보육을) 커버하자는 게 기본 방침”이라고 해명에 나섰다.


한편 28일 국회 보건복지 위원회의 어린이집 아동학대 관련 현안보고에서는 좀 더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의원들은 특히 어린이집 내 CCTV 설치 의무화, 보육시설 보조교사 증원 및 아동학대 발생 즉시 해당 보육시설을 폐쇄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 시행 등에 필요한 재원 확보 방안 등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여야 구분 없이 이어진 질타에 문 장관은 “유아 보육을 책임지는 주무 부처 장관으로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문 장관은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게 보름 동안 전문가, 보육교사, 학부모 등의 의견을 경청하고 대책을 준비했다”며 “좀 더 견실한 아동학대 근절 대책을 마련하려면 관계 법령 및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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