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 지성 400호, ‘내 생의 중력’ 출간

문화·라이프 / 최양수 / 2011-10-26 10:56:22
한국 현대 시 흐름 형성…시인선 33년 만에 이룩한 위업

[토요경제=최양수 기자] ‘문학과 지성 시인선’은 그동안 한국 현대 시 흐름을 형성했다는 평을 받으며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문학과 지성은 시선집을 펴낸 지 33년 만에 400호를 맞이했다.

1978년 시인 황동규(73)의 ‘나는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어진다’를 1호로 낸 문학과 지성 시인선은 최근 400호 ‘내 생의 중력’을 출간했다.

‘내 생의 중력’은 216쪽으로 구성됐고, 8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문학과 지성 시인선은 첫 시집을 펴낸 지 12년 만인 1990년에 100호 ‘길이 끝난 곳에서 길은 다시 시작되고’(김주연 엮음)을 출간했다.

이후 7년 만에 1997년에 200호 ‘시야 너 아니냐’(성민엽 엮음)를 발표했다.

다시 8년 후인 2005년 ‘사랑’을 테마로 한 시를 엮은 300호 ‘쨍한 사랑 노래’(박혜경 이광호 엮음)를 출간했다.

‘문학과 지성 시인선’은 매 백번 째 시집을 이전 1~99번 시집에서 각 한 편씩 뽑아 시선집으로 엮어온 전통이 있다.

이번 400번째 시집에서도 그 전통을 이어 301번부터 399번까지 총 99권, 시인 83인의 작품을 선정해 묶었다.

문학과지성사 대표인 인하대학교 국문과 교수 겸 문학평론가 홍정선(58)씨와 계간 '문학과 사회' 동인으로 활동 중인 문학평론가 강계숙(38)씨가 편집위원을 맡았다.

이번 400호는 ‘시인의 초상’을 테마로 출간됐다.

300번대에 발간된 시집 시인들의 모습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을 가려냈다.

황동규와 시력 50년을 넘긴 마종기를 필두로, 한국 시의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평을 듣는 김혜순와 최승자의 시가 실렸다.

더불어 1990년대 한국 시를 이끈 함성호, 박형준, 이원, 김소연 등을 비롯해 기존의 문법을 해체하며 2000년대 새로운 시 세계를 선보인 김행숙, 김민정, 황병승, 김경주의 시도 포함됐다.

문학과 지성 시인선 400권을 통틀어 첫 1980년대생 시인이자 2008년에 등단한 유희경의 시도 들어있다.

강계숙 씨는 이번 시집의 해설 ‘간절하지, 돌고래처럼’에서 “시인의 얼굴을 보는 일은 시의 몸을 더듬는 길이며, 시에 이르는 첩경은 시인의 내면을 가늠하는 데서 출발한다”며 “시로 쓴 시인의 초상이 때로 더 큰 감동과 울림을 주는 이유는 이로부터 기인한다”고 평했다.

한편, 문학과 지성 시인선이 33년간 내놓은 시집 399권의 판매부수는 400만부 가량이다.

그리고 그간 절판된 시집이 한권도 없다.

판매부수 약 30만부를 기록한 기형도의 ‘입 속의 검은 잎’, 약 12만부를 기록한 이성복의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 약 10만부를 기록한 황지우의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등 출간되는 작품마다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다.

문태준, 심보선 등의 시집도 1만부 이상 판매되며 인기를 끌었다.

그 동안 문학과 지성 시인선의 표지 테두리 바탕색을 살펴보면 황토색(1~99호), 청색(100~199호), 초록색(200~299호), 밝은 고동색(300~399호)으로 100번대마다 바꿔왔다.

이번에 새롭게 시작되는 400번대의 색은 군청색으로 결정됐다.

이 외 시집의 본문 서체와 크기, 자간과 행간, 글줄 길이, 여백 등은 이전의 시선집과 비교해 바뀌지 않았다.

표지에 실리는 캐리커처도 시인의 개별적인 요구가 없는 한 시인 이제하가 계속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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