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독주 막아라…‘미투제품’ 봇물

산업 / 장해리 / 2007-05-14 00:00:00
롯데제과.오리온 등 유명업체 서로 베끼기 바빠..신상품 개발 뒷전…쉽고 빠른 매출 효과만 기대

오리온 초코파이-롯데 초코파이, 광동 비타500-동화 비타1000, 남양 불가리스-매일 불가리아… 제과업계에는 이름만 들으면 같은 제품이라고 헷갈리는 ‘미투 제품’이 많다.
미투(Me Too)제품이란 경쟁사의 인기제품을 모방해 기존 제품의 인기에 편승하는 상품을 말한다. 하나의 히트상품이 등장하면 그와 유사한 기능과 디자인을 가진 제품을 곧이어 만들어 내는 것.
마케팅 전략의 하나인 ‘미투’ 전략은 경쟁사의 인기제품을 모방, 경쟁사 제품의 인기에 ‘물타기’를 하든지 아니면 최소한 ‘헷갈린’ 소비자들의 주머니를 노리는 전략이다.

‘무임승차인가, 시장확대인갗

최근 제과?음료업계에 겉모양만 보고는 어느 회사 제품인지 구분할 수 없는 유사제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른바 ‘미투 제품.’ 경쟁사의 인기제품을 거의 흡사하게 베껴 소비자들로 하여금 착각하게 만드는 제품이다.

이러한 미투제품은 신상품 개발에 주력하기보다 선제품의 인기를 등에 업고 손쉽게 수익을 낼 수 있는 제품이라는 점에 비난의 목소리가 높은 반면,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하고 시장을 키운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 미투제품, 넘쳐난다
최근 차음료 시장에서 광동제약의 옥수수수염차가 인기를 얻자 경쟁업체들이 속속 미투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8일 업계에 따르면 ‘광동 옥수수수염차’가 출시 9개월만인 지난 4월말 누적 판매량이 3000만병을 기록하는 성장세를 보이자 각 음료업체들이 잇따라 시장에 가세하며 유사제품을 내놓고 있다.

올 초부터 웅진식품의 ‘맑은 땅 옥수수수염차’를 비롯해 동원F&B, 상아제약, 남양유업 등이 옥수수수염차 시장에 뛰어든데 이어 음료업계 1위인 롯데칠성음료도 조만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제품의 포장이나 히트상품의 이름을 거의 비슷하게 따라하는 사례는 무수히 많다.
롯데제과가 지난해 9월 출시한 스낵제품 ‘꿀맛이네’는 해태제과 ‘맛동산’의 미투제품이라는 평을 받았으며, 해태의 히트상품 ‘홈런볼’은 롯데제과의 ‘마이볼’과 구분하기 힘든 미투제품이라는 의혹을 받았다.

또한 오리온 ‘콘칩’은 크라운 ‘콘칲’을 베꼈다는 의심을 받았고 지난 2004년 출시돼 단숨에 인기 브랜드로 자리 잡은 크라운의 ‘마이쮸’는 오리온과 롯데가 각각 ‘바이오쮸’와 ‘츄렛’이라는 브랜드로 유사상품을 만들었다.

오리온 ‘아이셔쮸’은 크라운 ‘새콤달콤’과, 오리온 ‘마이쉘’은 크라운 ‘미니쉘’, 오리온 ‘졸리굿’은 크라운 ‘죠리퐁’과 유사했다. 또 롯데의 ‘더블린’은 크라운의 ‘참ing’을, 오리온의 ‘오와우’는 해태의 ‘오예스’를 베꼈다는 의심을 받았다.

화장품과 핸드폰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LG생활건강은 아모레퍼시픽의 히트상품 ‘라네즈 슬라이딩 팩트’를 모방해 ‘라끄베르 모이스춰 팩트’를 판매했으며, 지난 2005년 삼성의 블루블랙폰이 공전의 대히트를 하자 LG전자가 일명 ‘초콜릿폰’이라고 불리는 블랙라벨 휴대폰을 출시하며 경쟁에 뛰어들기도 했다.

# 미투제품, 언제까지?
작년 한해 롯데제과는 과자, 껌, 스낵 등 약 70여종의 신제품을 출시했다. 그러나 ‘드림 카카오’처럼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가미된 블루오션형 제품은 전체의 15%에 해당하는 10종에 불과했다.

같은 해 50여종의 신제품을 출시한 해태제과 또한 독창적인 신제품은 겨우 9개 안팎이었다. 출시한 신제품이 훨씬 적은 오리온과 크라운제과 등도 별반 차이가 없는 것은 마찬가지.

이는 천문학적인 개발비와 시간이 소요되는 신제품 개발보다 손쉽고 빠르게 매출 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 미투제품에 전략을 맞춰놨기 때문이다. 또한 신제품 개발보다는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이벤트나 광고 판촉에 전력투구하고 있어 업체들의 모험정신이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업체들간의 법정소송이 늘고 있다. 특히 식품업계 전반에 걸쳐 미투제품을 둘러싼 싸움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2005년 6월 매일유업이 발효유 신제품을 출시하며 ‘불가리아’라고 이름짓자, 남양유업이 자사의 ‘불가리스’와 이름이 비슷하다며 소송을 제기해 남양유업의 판정승으로 끝난 적이 있다. 롯데제과 또한 지난해 해태제과를 상대로 ‘석류미인’껌이 자사제품을 모방했다며 법원에 제소해 승소판결을 받은바 있다.

하지만 일부 업체들은 미투제품에는 순작용도 엄연히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단기간에 시장 확대 효과를 가져올 수 있고, 가격 인하 등 소비자들의 요구에도 부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음료, 과자 같은 식품의 경우 소비자들이 구매할 때 여러 가지를 따져보는 상품이 아니라 미투제품 출시가 더욱 용이하다고 말한다. 소비자가 가게를 찾아 식품을 구매할 때 눈에 가장 잘 보이거나 맛있게 보이는 것을 구매할 뿐 경쟁제품과 꼼꼼히 비교하지 않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투제품이 시장 확대에 도움을 주긴 한다”며 “하지만 신제품 개발보다 미투제품 출시에 열을 올리는 마케팅은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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