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 바꿔 먹으면 그만”

문화·라이프 / 전현진 / 2013-02-14 16:47:35
‘판매정지’, ‘과징금’으로…

[토요경제=전현진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청이 과거 공정위 등이 적발한 리베이트건의 행정처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2월 들어 식약청은 의료인들에게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제약사들에게 잇달아 판매정지 행정처분을 내렸다.


동아제약, 칼자이스(실제위반업소 한불제약), CJ제일제당 등이 리베이트 행정처분 대상으로 1개월 동안 판매업무가 중지된다.


그러나 그동안의 관례를 살펴볼 때 해당 제약사들은 행정처분을 갈음해 과징금으로 납부할 수 있어 리베이트 제약사에 대한 제재수단인 행정처분이 그다지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최근 식약청은 의료인들에게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제약사들에게 잇달아 판매정지 행정처분을 내렸다.


◇ 동아ㆍ한불ㆍ사노피 리베이트 제공 품목 행정처분


식약청은 불법 리베이트 혐의가 있는 동아제약과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 한불제약 등 3개 업체에 각각 1개월간 일부 제품 판매정지 처분을 내렸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식약청은 리베이트를 제공하며 처방을 부탁한 동아제약의 해당 의약품인 ‘오팔몬정’, ‘글리멜정2mg’, ‘글리멜정1mg’, ‘오로디핀정’ 등에 대해 판매업무정지 1개월(2013.02.18 ~ 2013.03.17)의 처분을 했다.


‘오팔몬정’은 지난 2011년 11월 29일에 해당 품목의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의사(1명)에게 식비 명목으로 200만원의 금전을 제공했다.


‘글리멜정2mg’, ‘글리멜정1mg’, ‘오로디핀정’은 지난 2005년 10월부터 2006년 9월까지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병ㆍ의원에 경품류에 해당하는 비품ㆍ물품을 제공했다.


사노피 아벤티스 코리아는 지난 2006년 8월 1일부터 2009년 3월 31일까지 의료인, 의료기관 개설자에게 의약품 판매 촉진의 목적으로 금전을 제공했다.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는 △엘록사틴주5밀리그램/밀리리터(옥살리플라틴) △란투스주바이알(인슐린글라진, 유전자재조합) △란투스주솔로스타(인슐린글라진, 유전자재조합) △란투스주카트리지시스템(옵티클릭용)(인슐린글라진, 유전자재조합) 등 4개 품목이다.


식약청은 한불제약의 ‘옵탈린주’와 ‘옵탈린플러스주’에 대해 판매업무정지 1개월(2013.02.08 ~ 2013.03.08)의 처분을 내렸다.


이 두 품목은 지난 2006년 2월부터 2008년 4월까지 한불제약에서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의료인에게 사은품 등의 경품을 제공했다.


한편 프랑스계 제약사인 사노피는 식약청에 판매정지 처분 대신 과징금을 내겠다고 요청함에 따라 2610만원의 과징금을 내기로 했다.


식약청 관계자는 “이번 판매정지와 과징금 처분은 약사법에 따라 리베이트에 연루된 의약품에 적용되는 행정 조치”라며 “불법 리베이트 적발 관련 형사처벌은 별도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 앞서 CJㆍ얀센ㆍ명문제약에 리베이트 행정처분


식약청은 지난 5일에도 CJ제일제당 제약사업부문과 명문제약, 한국 얀센 등에 1개월간 일부 제품 판매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 회사 역시 의사와 병원 직원들에게 리베이트를 건넸다가 수사당국으로부터 적발됐다.


4일 식약청에 따르면 자사 약의 판매 촉진을 위해 의료기관 의료인 등에게 현금과 기프트카드 제공 등 경제적 이익을 제공한 혐의로 한 달간 행정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 중 명문제약은 갈라신주사(갈라민트리에티오디드)를 포함한 153개 품목에 대해 판매정지 처분을 받아 최다품목을 기록했으며 내달 7일까지 판매업무가 정지된다.


CJ제일제당은 총 10개 품목이 판매업무정지(2013.02.14 ~ 2013.03.13) 처분을 받았다. 지난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처방 등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의료인, 의료기관 개설자, 의료기관 종사자 등에게 경제적 이익을 제공했다.


CJ제일제당의 해당 품목은 2006년 8월부터 2009년 3월까지 리베이트를 제공한 ‘베이슨정0.2mg’, ‘베이슨정0.3mg’과 2009년 5월부터 같은 해 11월까지 의료인, 의료기관개설자 등에게 경제적 이익을 제공한 ‘라베원정10mg’, ‘라베원정20mg’, ‘자알린정5mg’이다.


2007년 6월부터 2009년 3월까지 리베이트 제공과 함게 처방을 부탁한 ‘코살린정’도 포함됐다.


또 2006년 8월부터 2009년 3월까지 처방을 대가로 의료기관 의료인, 의료기관 개설자, 의료기관 종사자 등에게 금전, 물품, 편익, 노무, 향응 등을 제공한 품목인 ‘알말정5mg’, ‘알말정10mg’, ‘디아트라민캡슐16.95mg’, ‘디아트라민캡슐11.30mg’에 대해 판매업무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번 판매정지 결정은 최근 발생한 CJ제일제당 임직원의 45억원대 리베이트 제공 혐의와는 무관한 불법 행위에 대한 행정처분이라고 식약청은 설명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 역시 “이번 행정처분은 최근의 리베이트 혐의와는 무관한 건이다. 과거에 있었던 건에 대한 행정처분”이라고 말했다.


한국얀센도 2006년 8월부터 2009년 3월까지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마약성 진통제인 ‘듀로제식디트랜스패취12㎍/h’를 포함한 5개 품목에 대해 판매정지 처분에 갈음하는 과징금 2650만원을 받았다. 한편 지금까지 식약청이 행정처분을 한 제약사는 모두 22개사이다.


◇ ‘행정처분’ 실효성 있나?


일각에서는 제약사들이 현행 약사법 과징금 부과기준을 악용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의약품 처방을 유도하기 위해 리베이트를 제공하다 적발돼 행정처분을 받아도 과징금으로 갈음이 가능하기 때문에 리베이트가 사라지지 않는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과징금 납부로 따른 금전적 피해 보다는 리베이트 제공 영업을 통해 거두는 경제적 실익이 크다는 것이 제약업계 주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판매업무 정지 처분을 받아도 행정처분 기간이전에 생산라인을 풀가동해 행정처분기간 동안 사용할 의약품 물량을 도매 및 병의원과 약국들에 미리 공급해 놓고 있는 상황이다.


식약청이 2011년 6월 과징금 부과금액을 최대 2억원까지 상향 조정하기는 했지만 이후에도 리베이트 등 약사법 위반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어 행정처분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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