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세 “내가 원하는 구단은 수원”

문화·라이프 / 전현진 / 2012-12-28 10:59:50
수원, 3개월 간 쾰른과 협상…대전도 '러브콜'

북한 국가대표 공격수 정대세(28, FC쾰른)가 내년 시즌 한국 무대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수원행이 유력하다. 수원은 오랫동안 정대세 영입에 공을 들였다. 3개월여의 협상 끝에 몸값의 거품을 걷어내고 30만달러(약 3억2000만원)까지 이적료를 낮추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다 된 줄로만 알았던 정대세 이적 건에 변수가 생겼다. 대전이 시티즌 전종구 사장의 강력한 의지를 앞세워 수원으로 기울어져 가던 정대세 영입전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대세 선수는 “대전엔 안간다”며 “수원을 못 가면 차라리 쾰른에 남겠다”고 밝혔다.


수원은 지난 20일 “정대세측과 이적료 30만 달러(약 3억2000만 원)+계약기간 3년에 개인적인 합의를 마쳤다”고 전했다. 이를 기본으로 수원은 쾰른측의 최종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대전은 수원보다 몸값을 더 지불할 수 있다는 뜻을 쾰른 구단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거의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던 수원은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미 정대세측과 상호 합의를 마치고 쾰른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지만 대전의 가세로 자칫 일이 틀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수원 관계자는 “쾰른측의 최종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일이 틀어질 수도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기존에 협상팀은 우리 하나였지만 대전이 가세하며 둘이 됐다. 쾰른으로서도 협상 창구가 늘어난 것이기 때문에 어떤 답변이 나올지 현재로선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정대세가 수원 이적을 원하고 있어 여전히 키는 수원이 잡고 있지만 이적료 부문에서 쾰른이 다른 요구를 할 수 있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정대세의 수원행은 쾰른 구단의 최종 결정이 떨어지면 공식 확정된다.


“수원 못 가면 차라리 쾰른에 남겠다”


정대세는 지난 22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마음에 두고 협상해 온 팀은 수원밖에 없다. 대전에 갈 마음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정대세는 수원에 가고 싶은 이유로 리그를 대표하는 강호라는 점을 가장 먼저 꼽았다. 그는 “수원은 좋은 선수도 많고 강한 팀이라고 들었다”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보면서도 그런 점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또 “예전에 안영학(현 가시와 레이솔) 선수도 뛴 적이 있어 저에게도 친숙한 팀”이라면서 “최근 바뀐 감독님(서정원)도 좋은 분이라고 차두리 형에게서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공격수는 골로 말해야 한다. 수원에서 뛰면서 AFC 챔피언스리그에 꼭 출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정대세는 K리그 선수 중 일본 무대에서 뛰었던 이근호(상주), 김남일(인천), 국가대표팀 상대로 만난 곽태휘(울산) 등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K리그에 대해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등 수준이 높다고 생각한다”면서 “내년에 2부리그가 도입되고 변화가 많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전 전 사장은 독일로 직접 가 정대세를 직접 만나기도 하는 등 강력한 러브 콜을 보냈다. 대전 전 사장은 지난 23일 “정대세에게 유소년 축구 교실 개설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 선수는 지난 23일 대전 전종구 사장과 전화통화에서 “수원을 가고 싶은 생각에 변함이 없다. 수원을 못 가면 차라리 쾰른에 남겠다”고 말했다.


정대세, J리그에서 활약…K리그는?


일본 J리그 가와사키 프론탈레에서 활약하던 정대세는 2010년 독일 분데스리가 2부리그 보쿰에 진출한 뒤 올해 쾰른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팀이 2부리그로 떨어진데다 주전 경쟁에서 밀려 출전 기회를 거의 얻지 못했다.


그는 2012~2013시즌 분데스리가 2부리그에서 전반기에 겨우 5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그나마 선발출전은 단 2경기였다. 결국 고민 끝에 K리그 진출을 결심했다.


K리그는 정대세에게 매력적인 무대가 될 수 있다. 문화와 언어적인 측면은 물론 아시아 챔피언팀을 배출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그 동안 북한대표팀 출신 선수가 K리그를 누빈 적도 있다.


정대세가 수원에 입단할 경우 랑규사(울산현대), 김영휘(성남일화), 안영학(부산아이파크)에 이어 북한 출신 선수가 K리그에서 뛴 4번째 선수가 된다. 북한 국가대표 출신으로는 안영학에 이어 두 번째다. 영입 확정설이 나온 수원은 안영학을 영입해 긍정적인 효과를 낸 바 있다. 수원은 정대세가 K리그에서 적응하기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춘 팀 중 하나다.


정대세는 북한 대표팀을 44년 만에 월드컵 본선으로 이끈 주역이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북한 대표팀의 주축 선수로 활약했다. 180cm 79kg의 다부진 체격에 폭발적인 파워와 투지, 골 결정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 중인 웨인 루니와 스타일이 비슷하다고 해서 ‘인민루니’라는 별명도 얻었다.


지금까지 보여준 기량만 놓고 보면 K리그에 오자마자 최정상급 스트라이커로 발돋움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여기에 TV 프로그램을 통해 구축한 친근한 이미지와 북한 국적 선수라는 특수한 환경까지 더해져 흥행몰이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정대세는 일본 J리그 가와사키에서 활약했던 2007년부터 2009년까지 3년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이 기간 동안 무려 50골을 터뜨렸다. 독일에 진출한 뒤에도 보쿰에서 두 시즌 동안 39경기에 나서 14골을 기록했다. 스트라이커로서 기량은 입증됐다.


하지만 우려의 시선도 없는 것은 아니다. 정대세는 수원에 입단하게 되면 국내 선수가 아닌 스테보, 라돈치치 등 외국인 공격수들과 포지션 경쟁을 벌여야 한다. 정대세가 아시아권에서 탁월한 실력을 갖춘 공격수지만 이미 K리그에서 검증된 유럽 출신 선수들을 넘어설지는 두고봐야 알 수 있다.


일부에선 정대세의 기량에 대해 의문을 보내는 이들도 있다. 한 축구 관계자는 “정대세는 몸싸움이 좋고 스피드가 뛰어나지만 움직임이 단순하고 기복이 심하다. K리그 수비수들이 정대세의 스타일을 파악하고 적응하면 충분히 막아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기술을 강조하는 J리그에서 빛을 발했던 상당수 선수들이 K리그에선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정대세 역시 거칠고 강인함을 요구하는 K리그의 벽을 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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