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집에 살면 9년 일찍 죽는다?

문화·라이프 / 전성운 / 2012-12-24 11:45:21
당연시 여겨지던 것에 던지는 ‘불편한 의문’

도시와 건축물 전체가 콘크리트로 만들어졌다고 해도 결코 과장이 아닐 만큼, 우리는 콘크리트에 둘러싸여 산다. 콘크리트는 효율성과 합리성의 상징이었고, 콘크리트 건축물은 장인들에 의해 시학의 수준으로 격상되었다.


그런데 과연, 콘크리트는 옳은가? 소비와 환경문제 비평가로 건강과 의료 분야에 관심을 기울여 여러 권의 책을 출간한 바 있는 후나세 슌스케는 아무도 의심하지 않고 당연시 여기는 콘크리트 문화에 의문을 던지고, '콘크리트 건축'이 두뇌 발달, 건강, 정서와 심리적 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추적한다.


꽤 오래 전인 1987년 시즈오카 대학 농학부의 연구에 주목하면서 콘크리트 주거 환경과 삶에 관한 저술에 착수하게 된 그는 콘크리트, 나무, 금속 등 건축 재료에 따라 인간의 행동이 달라진다는 실험에 대해 말한다.


건축재료를 제외한 모든 환경이 동일한 조건에서 사계절에 걸쳐 금속상자, 나무상자, 콘크리트상자에서 실험쥐를 사육한 결과, 나무상자의 생존율은 85%, 금속상자는 41%였고, 콘크리트상자의 생존율은 7%에 불과했다.


목조 단독주택과 콘크리트 집합주택의 차이를 평균 사망률로 비교한 시마네 대학교 나카오 교수가 결론은 “콘크리트집에 살면 9년 일찍 죽는다”는 것이다. 평균 사망률의 차이는 여러 원인에 기반하는데, 주요 원인으로 콘크리트가 면역체계를 약화시키는 등 면역계에 작용한다는 점과 스트레스를 유발한다는 점을 꼽는다.


콘크리트의 대안으로 주로 등장하는 건축재료는 ‘나무’다. 저자는 인구가 불과 9300명에 불과한 ‘오구니 마을’이 삼나무 원목재를 이용한 목조 공법을 개발해 학교와 병원 등 공공시설은 물론, 주택과 다리 건설까지 성공한 사례를 제시한다.


안정성, 친환경성, 효율성, 경제성 모두에서 콘크리트 건축에 뒤지지 않는 결과를 보여주는 모범적인 사례로 소개된 오구니 마을에는 현재 해마다 수십만 명의 관련 종사자, 관광객이 몰려든다. 저자가 제시하는 대안은 간단하고 명확하다. 첫째, 학교와 병원, 노인요양 시설 등 노약자들이 생활하는 공간만이라도 하루빨리 내무 마감을 나무를 비롯한 친환경 자재로 바꾸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 아파트, 사무실 공간 등의 바닥재를 천연 목재로 바꾸고 노출콘크리트에 인체가 직접 닿지 않도록 간단한 조치를 취하는 것만으로도 콘크리트의 단점을 거의 대부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일본과 한국에서 유난히 두드러지는 대형건설사 위주의 업계가 지역밀착형 중소기업 문화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지역의 풍토와 고유한 건축자재들을 활용한 건축문화가 건강뿐만 아니라 결국은 경제적인 안정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아파트 불패의 신화가 무너지고 대형 건설회사의 부도가 위기감을 전하는 지금, 또 강과 자연을 콘크리트로 뒤덮는 토건 사업이 여전히 이어지는 국내에서 일본이란 선례는 여전히 유효하다. 이제는 콘크리트의 신화를 되짚어볼 때이다. <콘크리트의 역습>, 후나세 슌스케 저, 박은지 역, 1만3000원, 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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