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훈·지창욱, 그들은 빛났다

문화·라이프 / 전현진 / 2012-12-06 13:39:55
외부 요인에 동요하지 않고 묵묵히 해내

시청률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달 25일 방송된 ‘다섯손가락’ 마지막회는 시청률 11.4%를 기록하며 마쳤다. 같은 시간대에 방송된 MBC 드라마 ‘메이퀸’에 밀려 화려한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으나 출연 배우들의 호연은 빛났다.


‘채영랑’을 연기한 채시라(44)는 모성애를 훌륭히 표현해냈으며 2007년 ‘마왕’ 이후 오랜만에 드라마에 나온 주지훈(30)은 믿었던 엄마 ‘영랑’에게 복수할 수밖에 없는 ‘유지호’ 캐릭터에 몰입해 놀라운 연기를 보여줬다. 또 열등감에 사로잡힌 ‘유인하’역을 연기한 지창욱(25)의 감정연기도 돋보였다. ‘다섯손가락’의 시청률은 아쉬웠지만 주지훈, 지창욱은 오히려 연기자로서 성숙해졌다.


◇ 주지훈, 군 제대 후 더 단단해져 돌아왔다
스물두 살에 일일시트콤 ‘압구정 종갓집’으로 데뷔한 주지훈은 드라마 ‘궁’에 출연해 이름을 알렸다. 이어 ‘마왕(2007)’,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2008)’, ‘키친(2009)’ 등을 거치며 주지훈만의 입지를 다져갔다. 그러나 지난 2009년 마약 투약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과 사회봉사명령을 선고받았다. 이후 2010년 2월 특전사 상근 예비역으로 입대, 지난해 11월 전역하는 등 자숙의 시간을 보냈다.


주지훈은 “군대 갔다 온 후 4년 만에 영화로 데뷔했는데 많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막내였는데 이제는 스태프 반 이상이 저에게 형, 오빠라고 부른다. 그러다보니 책임감이 커진다. 작품 수도 많아지고 나이도 쌓이니 감독도 저에게 상의도 하고 주문하는 부분도 줄어들었다. 전적으로 맡겨주기 때문에 기분이 나쁘지는 않지만 묵직해진다”고 말했다.


주지훈에게 ‘다섯손가락’은 군대 제대 후 첫 드라마였다. 그래서 의미가 더욱 남달랐을 것이다. 그러나 ‘다섯손가락’은 유난히 잡음이 많았다. 성인배우들의 출연을 앞두고 여주인공을 그룹 ‘티아라’ 함은정(24)에서 탤런트 진세연(18)로 교체했다. 또 소설가 김주연씨의 ‘살인광시곡’ 표절시비도 일었다. 하지만 주지훈은 외부 요인에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주지훈은 “모든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순탄하게 드라마가 진행되는 것이 좋을 것이다. 100% 연기에 집중해야 하는데 다른 일이 생기면 아무래도 고개가 돌아가지 않느냐? 집중하는 게 당연히 좋을 것이다. 나는 힘이 없고 영향력이 없기 때문에 열심히 연기했다. 다행히 촬영감독님이 현장을 많이 잡아줬고 또 배우들도 다 친해서 파이팅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채시라 선배님은 평소 엄마라고 부른다. 현장에서 정말 엄청난 것 같다. 단 한 신도 놓지 않고 간다. 또 후배들이 불편해 할까봐 신경 쓰신다. 후배들 군기 잡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진짜 편했다. 창욱이는 굉장히 센스가 있다. 그 나이에 그러는 게 쉽지가 않은데 대단하다”고 덧붙였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묻자 주지훈은 “전보다는 빨리 작품을 고를 수 있을 것 같다. 한 살씩 더 먹으니 공감되는 얘기가 많아진다. 또 내년에는 상반기 쯤 공연을 할 생각이다. 4년 동안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여행도 갈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학교에 가고 싶다. 연극영화학 전공이 아니라 다른 공부를 하고 싶다. 취미로 사진을 찍고 있으니 사진과도 궁금하다. 또 철학과 친구가 있는데 얘기를 나눠보니 재미있었다. 감독님에게 여쭤봤더니 철학이나 사회학을 배우면 배우에게 좋을 것 같다고 하더라. 재미도 있을 것 같다”며 “하지만 배우로서 제약이 있으니 당장은 못 가고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덧붙였다.


◇ 지창욱, 기존의 이미지 벗고 열등감 가득한 ‘인하’로 변신
벌써 데뷔 4년차인 지창욱은 그간 뮤지컬 ‘쓰릴미’를 비롯해 드라마 ‘웃어라 동해야’, ‘무사 백동수’, ‘총각네 야채가게’등 쉬지 않고 작품을 해왔다. 매년 작품 활동을 해왔기에 지칠만도 한데 그는 “아직까진 너무 재밌다”며 쉬는 것보단 일하는 게 좋다고 밝혔다. 드라마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는 “차기작은 그리 오래 걸리진 않을 것”이라며 “바로 다음 작품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극 중에서 지창욱이 맡은 ‘유인하’는 천재적인 음악 감각을 타고났지만 화재로 인해 손가락에 부상을 입고 이복 형인 유지호(주지훈 분)에 대한 열등감으로 사로잡힌 인물이다. 지창욱은 기존의 가졌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줘 화제를 낳았다.


지창욱은 “이미지 탈피라기 보단 이런 역할도 해보고 싶었고 기존에 답답했던 부분들에 있어서 화도 내보고 울고 물건도 깨트리면서 표출하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시청자들의 입장에서 봤을 때 이미지 탈피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며 ‘유인하’역을 택한 이유에 대해 밝혔다.


기존의 이미지와는 다른 역이라 부담감도 더하고 신경도 많이 써야했을 것이다. 지창욱은 “한 부분보단 작품 전체에 대한 흐름이나 리듬에 대해 신경 썼다. 전개가 빠르다 보니 여러 사건들이 터지는데 그 흐름이나 강약을 어떻게 조절해야 될까 고민했다. 인하가 살아온 과정과 환경, 그렇게 변할 수 밖에 없는 이유,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등 인하의 삶에 대해 계속해서 생각하고 집중하며 연기했다”고 담담하게 밝혔다.


특히 그는 열등감에 싸여있는 인하 역으로 연기 호평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연기에 대한 만족은 없는 것 같다”는 겸손한 반응과 함께 멜로 연기에 대해선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다섯손가락’을 통해 얻은 것을 묻자 지창욱은 “‘다섯손가락’을 통해 얻은 것은 사람”이라며 “연기적인 부분도 그렇고 작품에서도 그렇고 사람들을 많이 얻었다. 배우들도 그렇지만 스태프들과도 화기애애했다. 한 작품을 하면서 많은 걸 느끼지만 그런 것을 통해 연기가 일취월장 하지는 않는 것 같다. 그래서 조급하게 생각하고 싶지도 않고 이 상태로 정체되고 싶지도 않다. 조금씩 늘어가고 싶고 아마 ‘다섯손가락’을 통해 조금은 성장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밝혔다.


이어 “막연하게 좋은 배우가 되고 싶기는 하지만 좋은 배우라는 게 어떤 건지 잘 모르겠다. 한 작품씩 하면서 느껴가고 그런 것들이 합쳐져서 배우의 기본이 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은 있다. 지금은 배우가 되어가는 그 과정인 것 같다. 그런 희망을 잃지 않고 계속 고민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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