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의 순수한 사랑담은 진모영 감독·한경수 PD

문화·라이프 / 홍승우 / 2015-01-16 10:21:42
독립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연일 기록갱신

[토요경제=홍승우 기자] 최근 영화 ‘국제시장’이 천만관객을 돌파하며 한국영화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이하 ‘님아’) 누적 관객수 역시 주목을 받았다.

▲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故 조병만 할아버지와 강계열 할머니는 서로의 마지막까지 순수한 사랑을 잃지 않는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영화 ‘님아’는 독립영화로서 연일 새로운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영화 ‘님아’와 가장 많이 비교되는 영화는 영화 ‘워낭소리’다.


영화 ‘워낭소리’는 2008년 당시 독립영화로서 3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영화 ‘워낭소리’의 기록을 훌쩍 뛰어넘은 영화 ‘님아’는 누적 관객수 469만 6462명(15일 기준)이상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한 다양성 영화에서 역대 최고 흥행작이었던 ‘비긴 어게인’의 342만 6897명을 훌쩍 뛰어넘으며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다양한 연령층 즐기는 영화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대작 상업영화 사이에서 흥행에 성공한 것과 특정 연령층이 아닌 다양한 연령층을 아울렀다는 것이다.


영화 ‘님아’를 10대·20대 자녀들이 보고 부모님을 모시고 와 다시 보는 현상을 낳은 것이다. 이에 영화관을 평소 잘 찾지 않았던 50대 이상의 관객들도 영화 관람을 즐기게 돼 영화 ‘국제시장’의 천만관객 동원이라는 기록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영화 ‘님아’는 KBS ‘인간극장’에서 2011년 11월 14일부터 18일까지 총5부작으로 방송됐던 ‘백발의 연인’편을 영화로 재구성한 것이다.


영화의 연출을 맡은 진모영 감독은 ‘인간극장-백발의 연인’ 방송을 보고 우리 시대의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느껴 두 노부부를 찾아가 영화를 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영화 ‘님아’에서 두 노부부는 서로를 쉼 없이 사랑한다. 특히 관객에게 흐뭇한 미소를 짓게했던 故 조병만 할아버지의 장난기는 강계열 할머니에 대한 사랑이 듬뿍 묻어나는 장면으로 꼽힌다. 진 감독은 강계열 할머니가 할아버지에게 갖는 한 가지 불만도 ‘장난’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할아버지의 장난기가 유독 심해 젊었을 적에 뱀을 보고 기절도 하고, 밤에 길을 걷다 놀라 언덕 아래로 굴러 떨어지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렇게 장난기 많은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어두운 화장실이 무서워 앞에서 기다리며 노래를 불러달라고 하자 구성진 가락으로 노래 한 수를 뽑는다. 할머니는 그런 할아버지를 잘 부른다며 더없이 사랑스런 눈길로 바라본다. 이런 장면들은 최근 젊은이들의 가벼운 연애 또는 사랑에 교훈을 준다.


또한 할아버지가 자다 깨서 할머니에 볼을 말없이 흐뭇하게 쓰다듬는 장면은 할아버지의 사람이 여실히 느껴진다.


두 노부부의 사랑뿐만 아니라 중간 중간하는 말은 관객들에게 감동을 안겨준다. 인생을 계절에 비유하는 할아버지의 말은 많은 관객들에게 명대사로 꼽힌다. 이어 할머니와 할아버지 는 여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서로의 마지막까지 아껴준다. 할아버지가 세상을 뜨기 전 할머니는 이별을 준비하며 할아버지의 옷가지를 미리 태우는 장면이 나올 때 관객은 그들의 위대한 사랑과 아름다운 이별 준비를 동시에 느끼게 된다.


할머니, 할아버지의 소박하고 순수한 사랑을 진 감독은 담담한 카메라 앵글로 잡아내며 그들의 사랑을 깊게 전해준다. 오히려 할머니, 할아버지의 화려한 ‘커플 한복’이 장면의 색감을 풍부하게 해준다. 그들의 아름다운 한복은 영화를 만들기 위해 준비한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아름답고 다양하다. 하지만 그 한복은 할머니, 할아버지가 실제로 입고 다니는 옷이다. 본인들이 젊었을 적 가난해 제대로 된 옷을 입고 다니지 못한 게 서러워서 자식들이 자라 선물을 할 때 한 벌씩 맞춰달라고 한 것이다.


할머니, 할아버지의 덧없는 사랑을 담아 제작한 진 감독과 한 PD는 한국 독립영화에 대한 사랑이 남다른 모습을 보였다.


▶진 감독 “많은 독립영화 나올 수 있는 환경 원해”

▲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진모영 감독(우)과 한경수 PD가 압구정 CGV 아트하우스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구랍 18일에 CGV 아트하우스 압구정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진 감독은 “앞으로 더 많은 독립영화가 나올 수 있게 여러 제도적이거나 행정적인 부분, 재정적인 부분까지도 훨씬 좋은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습니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를 계기로 더 많이 논의됐으면 좋겠습니다”라며 독립영화계를 생각하는 마음을 전했다.


한편 한 PD는 영화 흥행에도 불구하고 영화 배급사인 CGV 아트하우스 측에 영화 ‘님아’의 상영관 수를 줄여달라고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한 PD는 “자신들의 영화 ‘님아’가 오히려 관객이 찾을 수 있는 영화의 다양성을 해치고 있지 않는가”하는 생각에서 비롯됐다고 밝혔다.


그들은 이날 취재진에게 간곡한 부탁을 하기도 했다. 그것은 바로 강계열 할머니를 찾아가지 말아달라는 부탁이었다. 강 할머니는 할아버지가 세상을 뜨신 후 심적으로 매우 힘들어하고 계시다며 찾아가는 행동을 삼가주길 정중히 부탁했다.


진 감독과 한 PD는 할아버지 1주기에 할머니를 찾아가 제작된 DVD와 포스터를 불태우며 고인을 함께 기리는 등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각별한 사랑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진 감독은 할머니, 할아버지가 촬영 초반만 해도 건강하게 잘 지내셨다고 전했다. 촬영 중 애완견 ‘꼬마’가 죽고 할아버지의 기력이 급격히 쇠해지기 시작해 임종을 맞아야 하는 순간 괴로운 심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다큐멘터리 만드는 사람으로 남고파


영화 ‘님아’의 진 감독은 원래 방송국 독립프로듀서로 활동했다. 진 감독은 故 이성규 감독의 영화 ‘시바, 인생을 던져’(2013)의 프로듀서를 맡으면서 영화계에 발을 딛었으며, 2014년 11월 27일 영화 ‘님아’를 통해 감독으로 데뷔했다. 영화 ‘시바, 인생을 던져’를 거치며 영화 ‘님아’가 이렇게까지 흥행을 일으킬 줄 몰랐다며 남다른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진 감독과 한 PD는 자신들을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주길 바란다. 더불어 그들은 영화 ‘님아’처럼 인류보편적인 이야기를 카메라에 담고 싶다는 소망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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