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섭·봉중근, '강한 타구'와 '강한 공'을 써먹지 못한 거구들

문화·라이프 / 토요경제 / 2007-09-20 14:40:07
박 전 감독 "빅초이 새미 소사처럼 스윙하라"

- 봉준근, 구속.컨트롤.마인드 등 총체적 난국


최희섭(28, KIA)과 봉중근(27, LG)은 올시즌 '해외복귀파' 선수 가운데 가장 관심을 모은 투타의 핵이었다.


그러나 올시즌 한국프로야구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 최희섭과 봉중근은 그 존재감만큼의 활약을 펼치지 못한 채 소속팀의 포스트시즌 탈락을 속절없이 지켜봐야 했다.


빅리그 출신이라는 배경 탓에 한동안 두 선수의 장·단점에 가타부타 언급을 회피하던 야구 전문가들도 시즌이 막바지가 되면서 조심스럽게 두 선수들의 문제점들을 지적하기 시작했다.


일단 전문가들은 두 선수가 탁월한 신체조건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까지만 보면 최희섭은 '강한 타구'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봉중근은 '강한 공'을 던지지 못하고 있다. 시쳇말로 '덩치값'을 못하고 있다.


최희섭


올시즌 계약금 10억원과 연봉 3억5000만원에 KIA맨이 된 '빅초이'의 현재는 초라하다.


최희섭은 데뷔 첫 달인 5월 3경기에서 14타수 2안타, 타율 0.214만을 기록했다. 급기야 5월 19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9회 마지막 타석에서 베이스러닝 도중 상대 수비수와 충돌, 왼쪽 옆구리에 심한 타박상을 입어 2군으로 내려가고 말았다.


한 달이 넘는 공백기를 가진 최희섭은 7월 그라운드에 복귀해 타율 0.364, 16타점, 2홈런으로 자신의 가치를 본격적으로 알리는 듯 했다.


그러나 8월 들어 0.274, 16타점 2홈런으로 가라앉은 후 9월 들어서는 우천으로 인한 들쭉날쭉한 출장 속에서 홈런 없이 14타수 2안타, 타율과 장타율은 똑같이 0.143에 머물고 있다.


지난 17일까지 최희섭이 거둔 성적은 타율 0.282 4홈런 33타점 14득점. 불과 40경기 동안 거둬들인 성적을 가지고 시즌 전체를 논할 수는 없지만 타점을 제외하고는 타 팀의 1루수에 비해 뚜렷한 우위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장타율(0.436), 출루율(0.324)도 당초 기대치를 밑도는 수준이다.


박영길 전 삼성 감독은 근본적으로 스윙폼에 결함이 있다고 지적한다. 박 전 감독은 "저 체격에 저런 스윙은 엇박자다"고 단언한다.


최희섭의 스탠스, 스트라이드, 허리회전, 힙턴, 손목 쓰는 요령이 총체적인 문제점을 갖고 있다는 것. 이를 개선하지 않고서는 내년 시즌에도 큰 활약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본다.


박 전 감독은 체중을 그대로 방망이에 싣는 새미 소사(텍사스)의 호쾌한 스윙을 최희섭이 본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정확도에 치중하는 듯한 최희섭의 자세에 대해서도 "본인도 마인드를 바꿔야 한다. 네 번 나가 세 번 삼진을 당하더라도 한 방은 홈런을 친다는 각오가 있어야 한다"며 "홈런이 나오다 보면 정확도는 따라온다. 적극성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한다.


봉중근


메이저리그에선 통산 7승4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5.17을 거둔 봉중근은 올시즌 6승 7패에 평균자책점 5.50을 기록했다.


내용면에서는 빅리그때보다 나빠졌다. 봉중근은 올시즌 22경기에 나와 106⅓이닝 동안 피안타 116개를 맞아 1이닝 당 1개가 넘는 피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투구 자체가 타자들을 압도하지를 못하고 있다.


봉중근은 올시즌을 시작하기에 앞서 구속보다는 볼끝의 움직임으로 타자들을 상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구속이 안나와도 너무 안나온다. 무엇보다 190cm 95kg에 이르는 좋은 체격에서 나오는 직구구속이 145km를 넘지 못한다. 봉중근의 올시즌 직구 평균구속은 137~138km에 불과하다. 이는 대표적인 저속구투수로 손꼽히는 팀동료 최원호와 비슷한 수준이다.


그렇다고 컨트롤이 좋지도 않다. 사사구도 무려 57개를 내줬다. 폭투도 10개나 된다. 더욱이 정신적인 면에서도 빅리거 출신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 5월4일 두산 안경현과 빈볼시비 끝에 보인 볼썽사나운 난투극에서 보여지 듯 봉중근은 마운드 위에서 감정조절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LG가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한화와 사활을 건 일전을 벌인 지난 8월31일. 봉중근은 선발로 나와 2⅓이닝 동안 5개의 피안타와 5개의 사사구, 그리고 폭투 2개씩이나 범하며 총체적인 문제점을 보였다.


양상문 LG투수코치는 봉중근의 투구폼에서 부진의 원인을 찾았고, 급기야 올시즌을 마친 뒤 봉중근의 투구폼을 뜯어 고치겠다고 최근 선언했다.


박영길 전 삼성감독도 양 코치의 투구폼 개조 선언에 찬성했다. 박 전 감독은 "봉중근의 체격에서는 기본적으로 145km는 나와야 한다. 체인지업은 괜찮다. 그런데 체인지업은 빠른 직구와 조합될 때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직구구속을 끌어올리지 않는 한 봉중근이 내년 시즌에도 고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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