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형래는 스필버그가 아니라 '우베 볼'

문화·라이프 / 토요경제 / 2007-09-20 13:33:16
박스오피스 4위, 평가는 밑바닥?

“최악영화 감독 우베 후계자 감”


영화 ‘디워’를 만든 심형래(49) 감독은 자신을 미국의 스티븐 스필버그(61) 감독에 비유해왔다. 한국의 영화산업, 컴퓨터그래픽 기술을 할리우드에서 인정받겠다며 자부심이 대단했다.


지난 14일 미국에서 ‘디워’(드래건 워스)가 개봉했다. 첫 주말 537만6000달러(약 50억 원)를 벌어들이며 박스오피스 4위에 오르는 등 흥행성적은 나쁘지 않다.


하지만 현지 반응은 심 감독의 기대와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중이다. 미국의 평론가들은 심 감독에게서 스필버그 대신 우베 볼(42)이라는 괴짜감독의 이름을 떠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볼 감독은 ‘하우스 오브 데드’, ‘얼론 인 더 다크’ 등 최악의 영화들로 기억된다. 미국에서는 그의 영화에 분노한 관객들이 상영저지 서명운동까지 했다. 볼은 영화 자체보다는 자신의 영화를 혹평하는 평자들과 권투경기를 벌여 유명세를 탔다.


인터넷 사이트 '원가이스오피니언'은 “(‘디워’는) 한국의 우베 볼을 의미하는 심형래가 각본과 감독을 겸한 영화”라고 소개했다. 'LA위클리'는 “(‘디워’는) ‘워락’ 속편을 레이저 디스크로 모으고, ‘레프리칸’ 시리즈를 DVD로 갖고 있고, 개봉 첫 주에 우베 볼 영화에 몰려드는 이들을 위한 영화”라고 설명했다.


B급 컬트영화들의 연장선상에서 ‘디워’를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에드 우드가 CGI 시대에 살았다면 만들었을 법한 영화”(UGO)라는 리뷰도 있다.


전설적인 컬트감독 우드는 너무 영화를 못 만들어 오히려 칭송받았다. 그간 볼만이 우드의 정식후계자로 손꼽히고 있었다. 와중에 아시아에서 대항마가 나온 것이다. 심 감독이 예기치 못한 스타덤에 올랐다. ‘디워’는 역사상 최악의 영화로 평가받는 우드 감독의 ‘외계로부터의 9호 계획’과 비교되고 있다.


미국 미디어는 ‘디워’를 처참하게 난도질하고 있다. “이 괴수영화는 고질라 리메이크마저도 괜찮았던 것처럼 여겨지게 한다”(할리우드리포터), “이 영화는 도피 심리로 볼 만한 것이 아니다. 친구들끼리 모여 무자비하게 씹어가며 볼 만하다”(필름크리틱)


“제발 다른 나라에서는 상영 안 되길 빈다. 한국 영화산업의 망신이다”, “난 사실 인내심이 강하지 않다. 내 옆의 한국 여자친구가 아니었다면 20분 만에 뛰쳐나갔을 거다”, “이 영화는 할리우드가 절대 해낼 수 없는 것을 이룩했다. 바로 내가 난생 처음 환불을 요구하게 했다는 것이다” 등 IMDB 네티즌 의견은 더욱 가관이다.


“한국 사람들이 이 거지같은 영화에 10점 주는 것 알고 있다”며 드문드문 보이는 호평을 폄하하기도 한다.
“대사가 너무나도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끔찍스럽다”, “이 영화가 오스카 최우수작품상을 타지 못할 이유를 찾을 수 없다. 나는 '스네이크 온 어 플레인' 이후 극장에서 이토록 웃어본 일이 없다”


미국인들은 이렇게 ‘디워’를 즐기고 있다.


‘디워’는 할리우드 한국영화 흥행신기록을 세우는 등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고 있다. 그러나 내빈(內貧)하기 짝이 없는 모습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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