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카드 복제·위조, ‘긴급 주의!!!’

문화·라이프 / 홍승우 / 2015-03-21 15:43:35
ATM 카드복제기 설치 및 인터넷 정보로도 가능

중학생, 신용카드 대량 복제해 2억여 원 사용

▲ 인터넷에서 불법 구매한 개인 정보를 이용해 신용카드를 복제·사용하고 위조 방법을 성인에게 전수한 10대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18일 오전 사건 담당 수사관이 서울 남대문경찰서에서 카드복제기 등 증거물을 공개하고 있다.
[토요경제=홍승우 기자] 최근 각종 카드복제·위조 사건이 일어나 카드 사용자들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 17일 서울 금천경찰서는 현금자동입출급기(ATM) 카드 투입구 앞에 접착제를 이용해 카드복제기를 붙이고 부스 천장에는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혐의(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로 중국동포 고 모(20)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지난달 17일 금천구 가산동 모 은행 영업점 ATM에 수상한 기기가 설치돼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은행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전날 고 씨가 카드복제기와 몰래 카메라를 설치하는 모습을 포착하고 수사를 벌여왔다.


경찰은 고씨가 한국으로 귀화한 부모와 중구 신당동의 한 아파트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 지난 13일 체포영장을 받아 잠복근무한 끝에 16일 집을 나서는 고 씨를 검거했다.


경찰조사 결과 고씨는 항공택배를 통해 중국 내 조직이 보내준 카드 복제기 등을 받아 모두 3차례에 걸쳐 ATM에 설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카드복제기 설치 사실이 경찰에 발각되기 전 두 차례 범행에서는 카드복제기를 회수해 다른 조직원에게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은행 측은 고 씨가 두 차례 카드 복제기를 설치했다가 회수한 기간에 모두 33명이 해당 ATM을 사용한 것을 확인했으며 이 중 1명은 중국에서 35만 원이 결제됐다고 밝혔다.


경찰과 은행 측은 33명의 고객 정보가 고스란히 중국 조직에 넘어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해당 고객이 국내에만 머문 점을 미뤄볼 때 복제 카드가 범행에 사용된 게 맞다고 판단해 피해금액 35만 원을 전액 보상했다”고 설명했다.


문제의 카드 복제기는 카드 뒷면에 있는 마그네틱 띠에 담긴 정보를 복제해 기기 안에 있는 메모리칩에 저장하는 방식으로 작동된다.


ATM 카드 투입구에 복제기를 부착해 정보를 빼내는 방식은 이미 중국에서 빈번히 쓰이는 범행 수법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은 2012년부터 복제가 쉬운 마그네틱(MS) 카드를 보안성이 뛰어난 집적회로(IC) 칩 카드로 교체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과도기여서 IC칩 카드 뒷면에 마그네틱 띠가 있는 겸용 카드가 많이 나왔고 시중에서는 겸용 카드의 마그네틱 정보를 이용한 결제가 여전히 이뤄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공범의 행적을 좇는 한편, 추가 범행과 피해사례가 있는지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10대 중학생들도 손쉽게 신용카드를 복제·위조해 2억여 원 상당의 금액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인터넷에서 비트코인으로 불법 구매한 개인 정보를 이용해 신용카드를 복제해 사용하고 위조 방법을 성인에게 전수하기까지 한 10대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지난 18일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등 혐의로 A(15)군을 구속하고 B(15)군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A군 등으로부터 카드 위조 방법을 배워 같은 범행을 저지른 송 모(19)씨 등 3명도 함께 구속됐다.


경찰에 따르면 A군 등은 온라인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으로 산 외국인 명의 신용카드 개인정보를 실물카드에 입혀 카드를 위조한 뒤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을 주도한 A군은 지난해 10월 인터넷 사이트 아마존에서 신용카드 위조에 필요한 장비인 ‘리드 앤드 라이터기’를 구매했다.


이어 외국 메신저인 ‘QQ’와 ‘ICQ’에서 채팅으로 알게 된 상대방에게 비트코인을 주고 산 외국인 명의 카드 정보를 이용해 자택에서 신용카드 60장을 직접 위조했다.


주로 미국인 명의 카드 정보를 건당 3만 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주고 사들였다.


A군은 이후 지난 1∼2월 중학교 동창인 B군 등과 몰려다니며 컴퓨터 부품 등을 구매하는 비용이나 유흥비 등으로 총 795차례에 걸쳐 2억원 상당을 부정 사용했다. 구매한 컴퓨터 부품을 장물업자에게 되팔아 6천 100만 원을 현금화하기도 했다.


이들은 또 신분 노출을 숨기려고 대포차와 대포폰을 이용해 범행했으며 체포 직전에는 무면허로 대포차를 몰고 도주하다 접촉사고까지 낸 것으로 드러났다.


A군은 인터넷을 통해 알게 돼 위조 카드 제작에 필요한 실물카드를 제공한 송 씨 등에게 리드 앤드 라이터기를 판매한 뒤 채팅이나 컴퓨터 원격 조정을 통해 작동법까지 가르친 것으로 조사됐다.


송 씨 등은 같은 수법으로 신용카드 29장을 위조해 총 163차례에 걸쳐 4천여 만 원을 부정 사용하고 이 중 1천 만 원을 현금화한 혐의를 받았다.


A군은 경찰 조사에서 “카드를 너무 쉽게 위조할 수 있고 현금화가 쉬워 돈을 빨리 모을 수 있다 보니 범행을 멈출 수 없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군 등을 수사하다 추가로 확인된 신용카드 위조범 4명을 구속하고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10대들이 성인 못지않게 치밀하게 범죄를 계획했다”며 “금융기관 등을 거치지 않고 인터넷으로 개인 간 직접 거래되는 비트코인이 신종 범죄수단으로 악용된 사례”라고 말했다.


하지만 위 사례들에도 불구하고 카드사용자들의 경각심은 ‘제로’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신이 사용하는 카드가 마그네틱과 IC 구별에 대해 무지한 사람들도 많았고, ATM기에 붙어있는 경고문은 무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ATM을 이용한 한 사용자는 “관리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해서 경고문은 대부분 읽지 않고 넘어간다”며 마그네틱과 IC 구별방법에 대해 묻자 “마그네틱은 카드 뒷면에 있는 건 아는데 IC는 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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