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아동학대 방지, “CCTV설치가 정말 최선입니까”

문화·라이프 / 홍승우 / 2015-03-11 15:43:46

[토요경제=홍승우 기자] 최근 벌어진 아동학대 사건들로 인해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을 보는 시선은 그야말로 냉담하다.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다.


여론의 들끓는 비난 속에서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은 직업에 대한 자존감마저 상실하는 상황이다.


지난 3일 국회 본회의에서 아동학대 방지 및 예방을 위한 어린이집 폐쇄회로(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은 부결됐다.


이날 국회는 본회의를 열어 어린이집 운영자에 대한 CCTV설치를 의무화하고 아동학대 관련범죄로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 받은 경우 어린이집 운영을 20년 동안 제한하는 내용의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을 표결, 출석인원 171명중 과반수인 86명 이상의 찬성을 얻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어린이집 원장들의 입김을 의식한 것이라거나 당 지도부 지배력 부재 등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여야는 지난 10일 주례회동 자리에서 오는 4월에 CCTV 의무화가 포함된 영유아보육법을 우선처리하자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 같은 상황을 지켜보자면 CCTV 설치가 아동학대의 해결책이 될 것만 같은 형세다. 정작 어린이집 교사들의 처우나 보육시스템 자체에 대한 개선의지는 희미하다.


현재 보육교사 1인당 평균 20여 명의 아이들을 돌봐야 한다. 보육교사들이 전문적인 교육을 받았다고 하지만 한계치를 넘은 상황이다. 급여 또한 120만 원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서울의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에 의하면 ‘인천 아동학대 사건’ 발생이후 원생이 줄었다는 이유로 시간외 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곳도 있다고 한다.


더불어 일부 학부모는 자신의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 원장에게 “아이가 학대를 받은 것 같다”며 이를 공론화시키지 않는 조건으로 돈을 달라는 황당한 요구를 하기도 했다.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 A(37.여)씨는 자신이 맡고 있는 아이 학부모와 같은 교회에 다니고 있는 등 원만한 관계를 갖고 있었다. 그러던 중 학부모가 아이 팔에 있는 멍을 근거로 “자신의 아이가 학대를 당했다”고 어린이집에 주장해 CCTV를 확인해보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 확인결과 사실무근이었지만 보육교사 A씨는 충격을 받고 어린이집에 사표를 내고 다니던 교회도 나가지 않고 있다.


어쨌든 CCTV 설치는 필요하다. 하지만 그저 사후수단일 뿐, 해결책이 될 거란 착각은 버려야한다. 보다 시급히 논의돼야 할 사안은 구체적인 보육인프라의 전반적인 개선과 지원, 꾸준한 보육교사 전문양성교육 강화·인성검사 등이다.


소 잃고 CCTV설치하기 보다는 외양간을 튼튼하게 고쳐 지으면 또다시 소를 잃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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