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혜선, 시나리오·연출·음악까지 '만능인'

문화·라이프 / 전현진 / 2012-11-02 13:23:51
두번째 장편영화 '복숭아나무'에 재능을 쏟아붇다

내년이면 서른 살이 되는 영화 감독 구혜선은 재주도 많고 하는 일도 참 많다. 그녀는 연기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이름을 알려나가는 중이다. 그가 출간한 소설 ‘탱고’는 인도네시아 베스트셀러에 들었고, 전시회에 내놓은 그림은 수백만 원에 팔리기도 했다. 꾸준히 다양한 영역에 도전하는 구혜선은 두 번째 장편영화 ‘복숭아나무’를 선보였다. 그는 시나리오를 쓰고 감독으로서 연출을 맡았으며 OST 작업에 참여하는 등 자신이 가진 다방면의 재능을 ‘복숭아나무’에 쏟아 부었다.


‘복숭아나무’는 샴쌍둥이 형제(조승우, 류덕환)와 그들에게 우연히 나타난 희망 승아(남상미)의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으로 샴 쌍둥이 형제의 집, 나무에 걸린 빛과 그림, 소품 배경까지 하나하나 한 폭의 그림 같은 영화다.


그에게 ‘복숭아나무’의 만족도를 묻자 “만족한다”며 그 공을 배우들에게 돌렸다. 그는 “100점 만점에 200점이다. 누가 물어보면 200점짜리라고 한다. 난 하고 싶은 대로 했다. 배우 분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잘해서 내버려뒀다. 사실 시나리오보다도 더 잘 연기해줬다”고 밝혔다.


이어 “‘복숭아나무’가 호불호가 많이 갈린다. 완벽한 호불호의 영화라고 생각한다. 주변 분들은 좋아한다. 날 좋아하면 좋아하고, 안 좋아하면 안 좋아하는 부분도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상업영화 보다는 작가주의적 색채를 띠는 영화를 만들어내는 그는 “나는 ‘복숭아나무’가 정말 좋았다. 영화는 취향이지 싶다. 누군가 너무 호평한 작품을 내가 봤을 때 별로일 수도 있다. 어떤 것도 딱 잡아서 대중영화라 말할 수 없다. 상업영화의 경우 거대 투자자, 기획자들의 논리가 맞았다면 다 성공했어야 한다. 확률이야 더 있겠지만 사실 성공하는 것만도 아니다”고 말했다.


‘작가주의 영화’의 희망을 심어준 인물은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김기덕 감독이었다.


“김기덕 감독님의 성과를 아주 높게 산다. 작가주의 감독에게는 희망이었다. 사실 요즘 영화관에서 작가주의 영화를 보기 힘들다. (작가주의적 색채를) 버리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걸 버리면 정말 돈을 벌기위해 영화를 하는 사람이 될 것 같다. 물론 두 가지를 다 잡고 가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백만분의 일, 천만분의 일의 확률로 나올까 말까한 일”이라며 작가주의적 색채에 대한 신념도 밝혔다.


이어 “작가주의적 색채를 더 갖고 싶어졌다. 사람들의 다양성을 인정해줘야 하고 사람들에게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줘야 한다. 무조건 백만 영화, 천만 영화만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100명이 들든 1명이 들든 영화는 영화다”고 덧붙였다.


◇ “남들의 시선…마음을 비우고 있어요”
그러나 사실 ‘복숭아나무’는 구혜선이 연출을 했다는 점 때문에 영화 자체보다 감독에게 더 시선이 쏠리는 작품이다. 구혜선은 “배우 출신 감독이라는 꼬리표를 단점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어찌 보면 다른 감독들이 손해를 볼 수도 있고 내가 손해를 볼 수도 있는 것이다. 마음을 비우고 있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오히려 둘 중 하나라도 집중해주면 좋다. 사실 나는 서운해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둘 중 아무 거라도 관심을 가져주세요’라고 한다”며 “내가 생각보다 단순하고 긍정적이다. 딱히 비뚤어진 생각을 잘 안 하고 살았다. 사람들이 싫어한다고 해도 ‘그럴 수도 있지 뭐’라고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넉넉한 마음을 가진 구혜선이지만 자신에게 쏠리는 좋지 않은 시선에 상처를 받기도 한다. 그는 “회의주의적인 시각을 가진 채 살아가고 있다. 아마 상처를 안 받으려고 회의주의(인간이 상대적, 주관적이기 때문에 절대 진리에 도달할 수 없다는 철학사상)가 된 것 같다. 내가 인정하면 상처받을 일이 아니다. 노희정 작가님이 쓴 책 중에서 연인들이 헤어지고 나서 자꾸 상처받았다고 생각하니까 다른 연애를 시작할 수 없는 것이라는 얘기가 있다. 인생이 그런 것 같다. 다른 일을 시작하려면 상처받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난 점점 단단해지고 있는 것 같다. 사실 내 마음 갖기 따라서 다르더라. 우리끼리는 (스스로 인정하는 걸) 자뻑이라고 한다. 내가 가진 재산은 자뻑인 것 같다. 자폭 말고 자뻑”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구혜선은 자신을 둘러싼 루머 때문에 간혹 사람들에게 비난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구혜선은 언제나 자신보다 남을 먼저 생각한다. 오히려 자신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입지 않을까 걱정했다.


그는 “나야 아니면 그만이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이 아닌 걸 너무 잘 안다. 난 감추고 사는 게 없다. 나에 대한 건 많이 오픈돼 있다. 나야 아니면 그냥 지나가는 해프닝이라 생각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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