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모녀 살해 가장, 묵묵부답 일관

문화·라이프 / 홍승우 / 2015-01-09 12:51:14
전업투자자 꿈꾼 실직가장의 추락

[토요경제=홍승우 기자] ‘서초동 세 모녀 살인사건’ 피의자 강모(48)씨의 범행동기가 여전히 의문에 싸였다.


▲ ‘서초 세모녀 살인사건’의 피의자 강모씨가 지난 8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6일 발생한 ‘서초동 세 모녀 살인사건’의 피의자 강모씨는 음식에 입을 대지 않는 등 무기력하며 가족들의 사진을 보면서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피의자 강모씨는 유명 대학 경영학과 출신으로 외국계 회사에서 상무까지 지낸 인물로 3년 전 실직한 뒤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 딸에겐 실직사실을 숨기고 전업 투자자를 꿈꾸며 거주지에서 약 1.5km떨어진 고시원으로 출퇴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모씨는 주택 담보로 5억 원을 빌린 뒤 생활비 1억 원을 제외한 나머지 4억 원을 주식에 투자했으며 2년 만에 절반이 넘는 2억 7천만 원을 손해보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범행 동기, 경제적 이유 아닌 상실감


강모씨의 범행 동기는 주식투자 실패로 인한 것이라는 기존에 발표에도 불구하고 많은 의문이 남아있다.


강모씨가 약 3억 원의 손해를 봤지만 경제적 비관으로 범죄를 저질렀다고 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경찰 역시 “조사 과정에서 만난 강씨는 순한 성격으로 참혹한 범죄를 일으킬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았다”며 “여전히 이해가 되지 않는 면이 있다”고 밝혔다.


강모씨는 주택 담보로 5억 원을 빌린 것 외에는 빚이 없었다. 또한 강모씨가 2004년 구입한 아파트는 부촌으로 유명한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의 대형 아파트(146㎡)로 매매가 11억 원에 달한다.


아파트 급매 시 최소 9억~10억까지 받을 수 있으며, 강모씨의 진술에 따르면 사망한 부인 통장에는 3억 원 정도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대출금 중 1억 3천만 원 정도는 남아있어 대출금을 갚더라도 약 8~9억 원은 남는다.


이에 경제적 이유가 아닌 ‘상실감’이 범행 동기에 무게중심을 옮겨가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가 자신은 남에게 손을 벌리는 성격이 아니라고 말했다”며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지만, 의지가 약하고 자존심이 강해 누구에게 아쉬운 소리를 하지 못하는 등 성격적 문제가 있다면 충분히 가능한 범죄”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강모씨는 성공 가도를 달리던 중 실직과 함께 추락하고 있다는 ‘상실감’이 범행 동기에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 지난 6일 오전 강모씨가 범행을 저지른 서울 서초구 서초동아파트에서 현장감식요원들이 현장을 살피고 있다.


▶범행 후 자살시도 실패…면회 거부


한편 강모씨는 범행 후 오전 6시 28분께 충북 청주에서 119에 “아내와 딸을 목졸라 살해했고, 나도 죽으려고 나왔다”며 신고했다. 신고 후 대청호에서 투신하려다 실패하고 경북 상주를 거쳐 문경까지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 당시 강모씨의 왼쪽 손목에는 주저흔 (목숨을 끊기 위해 자해한 상처)가 발견됐다. 경찰은 강모씨가 유서를 남기고 범행 전체를 시인한 점을 들어 “계획적인 측면과 우발적인 측면이 반반으로 파악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12~13일에 이틀에 걸쳐 현장검증을 할 계획이다.


이어 강모씨는 자신의 여동생이 면회를 신청했지만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취재진의 질문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유족은 지난 8일 순천향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장례절차와 시신확인을 했다. 유족은 따로 빈소를 차리지 않고 지난 9일 오전 서초구 원지동 서울추모공원에서 시신을 화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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