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 맞으며 '사춘기'로 돌아가다

문화·라이프 / 전성운 / 2012-09-13 15:04:39
'황순원' 찾아 떠나는 '낭만 여행'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고장 양평군에는 황순원문학관과 소나기마을이 있다. 이곳을 찾아가기 전에 작가의 생애를 살펴본다. 소설가 황순원(1915∼2000)은 1915년 평남 대동군 재경면에서 태어났다. 8대 할아버지 황순승은 영조 때 ‘황고집’으로 알려진 효자고, 부친 황찬영은 3·1운동 때 태극기와 독립선언서를 평양 시내에 배포한 일로 투옥되었다.


황순원은 평양 숭실중학교와 일본 와세다대를 졸업했다. 경기도 광주, 대구, 부산 등지에서 피란 생활을 했고 이후 경희대 국문과 교수로 재직했다. 생전에 시 104편, 단편소설 104편, 중편소설 1편, 장편소설 7편을 남겼다. <소나기>는 1953년에 발표된 단편이다.


작가와 특별한 연고가 없는 경기도 양평군에 문학관이 들어선 사연은 무엇일까? 문학관 관계자는 소설에 “소녀가 양평읍으로 이사 간다”는 대목이 모티프가 됐다고 한다.


소나기마을에 가면 황순원문학관부터 관람하게 되는데, 출입구 왼편에 작고한 황순원 선생과 부인 양정길 여사가 잠든 묘역이 있다. 문학관 제1전시실의 테마는 ‘작가와 만남’이다. 작가이자 인간으로서 선생의 삶을 조명하고, 집필 공간과 소장품, 유품을 전시한 공간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생전의 모습이 전해지는 ‘황순원의 서재’다. 안내판에는 이 서재를 가리켜 ‘언어를 벼리는 대장장이의 공간’이라고 표현했다.


“황순원은 원고가 활자화될 때까지 자신만의 맞춤법과 띄어쓰기 기준으로 직접 교정을 본다. 그는 그렇게 하는 것이 자기 작품에 대한 애정이자, 독자에게 내용을 명확히 전달하게 하는 작가의 의무라고 말한다. 이런 성격은 서재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서재는 일체의 장식적 군더더기 없이 단아하고 소박하다. 그의 서재는 고집스러운 장인 정신으로 언어를 벼리는 대장장이의 공간과 같다.”


좌우로 길게 펼쳐진 서재 중앙에는 나무 탁자가 무게중심을 잡고, 책상에 원고지와 만년필, 돋보기, 스탠드가 놓여 있다. 책상 뒤편 벽에는 ‘늪’ ‘기러기’ ‘목넘이마을의 개’ ‘곡예사’ ‘학’ ‘카인의 후예’ ‘신들의 주사위’ 등 작품 제목들이 6폭 병풍에 담겨 있다. 평소 입고 쓰던 옷과 모자, 즐겨 읽었음 직한 책들이 꽂힌 책장도 한 부분을 차지하여 숨소리를 죽이고 있으면 작가가 서재로 들어와 책상 앞에 앉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만 같다.


2전시실의 테마는 ‘작품 속으로’다. 입구에서는 <골목> <밀어> <우리 안에 든 독수리> <늙는다는 것> <옛사랑> <나의 꿈> 등 작가가 남긴 시를 감상한다. 전시실로 들어가면 소설 속 장면을 입체적 조형물로 만들어놓은 것들이 보인다. <독 짓는 늙은이> <목넘이마을의 개> <학> <카인의 후예> <나무들 비탈에 서다> 등 중·단편소설의 작품 세계를 짧은 시간에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공간이다.


제3전시실은 ‘남폿불 영상실’이라고 불리는데 결코 지나칠 수 없는 공간이다. 비와 바람, 번개 등 특수 효과를 동원해 소설 <소나기>를 4D 입체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그날’을 감상할 수 있다. 상영 시간은 11분이며, 소설에서 느낀 감동이 생생하게 전달된다.


문학관 밖으로 나오면 수숫단이 곳곳에 들어선 소나기 광장을 중심으로 산책길이 사방팔방 뻗어 있다. 소나기 광장에서는 오후 1시, 3시, 5시에 인공으로 소나기가 내린다. 아이들은 비를 맞다가 소설 속 주인공처럼 수숫단 속으로 몸을 피하며 즐거워한다.


소나기마을에 가면 산책을 즐겨보자. 짧게는 10분, 길게는 40분이 걸린다. 제1코스는 소나기 광장→사랑의 무대→고백의 길, 제2코스는 황순원 묘역→수숫단 오솔길→고향의 숲→들꽃 마을→송아지 들판→너와 나만의 길→소나기 광장, 제3코스는 황순원 묘역→수숫단 오솔길→고향의 숲→해와 달의 숲→학의 숲→목넘이 고개→송아지 들판→너와 나만의 길→소나기 광장으로 짜여 있다.


문학관 관람을 마친 가족들이 체험 학습 장소로 찾아가면 좋은 곳은 양평군립미술관과 경기도민물고기생태학습관이다. 양평군립미술관에서는 온 가족을 위한 기획전이 끊이지 않는다. 1층 어린이 체험 공간에서는 숫자 놀이, 목마 타기, 요술 의자 타기 등을 즐기며 미술과 가까워질 수 있다. 카페와 야외 조각 공원도 있어서 여행 중 쉬어가기에 적당하다.


경기도민물고기생태학습관에서는 철갑상어를 관찰할 수 있다. 철갑상어는 이름만 상어일 뿐, 바다와 민물을 오가며 사는 민물고기다. 상어와 생김새가 비슷하고, 몸의 양옆과 등에 딱딱하면서 뾰족한 비늘이 5줄 있어서 마치 철갑을 두른 것 같아 그렇게 불린다.


기차역이나 등록문화재 답사에 관심이 있다면 구둔영화체험마을에 가보자. 구둔역이 있는 이 마을은 아마추어 영화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구둔’은 임진왜란 당시 조선군이 이곳 고지대에 진지 9개를 만든 데서 유래한 지명이다. 교통이 불편하던 시절에는 지평면 주민뿐만 아니라 여주군 사람들도 이 역을 많이 이용했다.


등록문화재 296호로 지정된 구둔역은 2012년 8월 16일, 그동안 맡아오던 업무를 일신리에 새로 지어진 구둔역에 넘겨주었다. 중앙선 복선 공사가 완공되면서 신식 역이 생겨난 것이다. 역무원들은 옛 구둔역이 헐리지 않고 여행자를 위한 카페로 변신할 것 같다고 귀띔했다. ※출처 : 한국관광공사


<당일 여행 코스>
소나기마을 황순원문학관→두물머리→양평군립미술관→용문사→경기도민물고기생태학습관→구둔역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두물머리→세미원→소나기마을 황순원문학관→국립중미산자연휴양림
둘째 날 / 용문사→경기도민물고기생태학습관→양평군립미술관→구둔역


<여행 정보>
○ 관련 웹사이트 주소
- 양평군청 tour.yp21.net
- 황순원문학관 www.소나기마을.kr
- 양평군립미술관 www.ymuseum.org


○ 문의 전화
- 양평군청 문화관광과 031)770-2066
- 황순원문학관 031)773-2299
- 양평군립미술관 031)775-8515


○ 대중교통 정보
[기차]
청량리-양평, 양수, 용문 : 국철, 중앙선 이용
*문의 : 양평역 031)774-6841, 양수역 031)772-6006, 용문역 031)773-7788
[버스]
상봉터미널, 동서울종합터미널-양평 : 시외버스 수시 운행
양수리(두물머리)에서 문호리행 버스 타고 종점 하차(양수역 근처에서 15분), 이후 택시 이용 5~7분


○ 자가운전 정보
- 올림픽대로→팔당대교→양수리→서종면사무소→소나기마을 내 황순원문학관
- 올림픽대로→경춘고속도로 서종 IC→서종면사무소→소나기마을


○ 숙박 정보
- 양평밸리 : 양평읍 삼산길, 031)774-3000, www.ypvalley.co.kr (굿스테이)
- 오커빌리지 : 용문면 장수길, 031)775-5071, www.ocher.kr
- 청운골생태마을 : 청운면 다대리 오목골길, 031)773-3000, ww.chungwoongol.com
- 한옥마을황토펜션 : 강하면 전의1길, 031)773-6300, www.hanok54.co.kr
- 꿈이익는농장펜션 : 강하면 강하1로, 031)774-1776


○ 식당 정보
- 마당 : 곤드레밥, 용문면 용문산로, 031)775-0311
- 중미산막국수 : 막국수, 옥천면 마유산로, 031)773-1834
- 개군암소마을 : 양평개군한우, 개군면 하자포길, 031)772-8318
- 미진메밀마을 : 메밀묵밥, 서종면 북한강로, 031)773-9960
- 옹화산방 : 한정식, 강하면 강남로, 031)771-8838, www.ongwha.com


○ 축제와 행사 정보
- 경기레포츠페스티벌 in 양평 : 9∼10월, 031)770-2473
- 양평 용문산 산나물 한우 축제 : 5월, 031)770-2473


○ 주변 볼거리
두물머리, 세미원, 국립산음자연휴양림, 벽계구곡, 명달계곡, 바탕골예술관, 들꽃수목원, 양평곤충박물관, 몽양여운형생가·기념관, 갤러리 와, 양평오일장(3·8일), 용문오일장(5·10일)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계가 토큰증권과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는 동시에 공모주·가족 자산관리와 문화 콘텐츠 마케팅으로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KB증권은 기관투자자 대상 토큰증권 사업에 나섰고 신한투자증권은 AI 투자정보 서비스를 출시했다. 대신증권은 공모주 청약증거금에 이자를 지급하며, 한국투자증권은 가족 자산관리, 키움증권은 e스포츠를 앞세워

    2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대표 이한우) 주가가 최근 1년간 130% 넘게 상승했지만 52주 최고가와 비교하면 여전히 30% 이상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최근 한 달간 다시 20% 넘게 오른 가운데 증권가는 해외 원전 사업이 실제 계약과 수주로 이어지는지를 향후 주가 흐름의 주요 변수로 보고 있다.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

    3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하나증권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 판매에 나선다. 1차 조기 완판에 이어 이번에는 은행 영업점과 증권사 온라인 채널의 역할 차이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2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는 9월 30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10영업일 동안 판매된다. 모집액은 6000억원으로 물량이 모두 소진되면 조기에 판매를 끝낼

    4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미국과 중국이 추가 관세 충돌을 두 달 더 미뤘다. 그러나 한국 기업에 더 직접적인 희토류 공급과 첨단 반도체·인공지능(AI) 기술통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근본적으로 풀리지 않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부터 현대차·기아,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까지 당장의 통상 충격은 낮아졌지만 공급망 경쟁은 계속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

    5
    오리온·해태·롯데웰푸드·크라운, 과자값 '가격저항의 덫'

    오리온·해태·롯데웰푸드·크라운, 과자값 '가격저항의 덫'

    제과업계가 ‘가격저항의 덫’에 갇혔다. 원재료와 물류비가 뛰어도 가격을 올리면 생활물가 부담이라는 비판을 받고, 가격을 그대로 두고 중량을 줄이면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꼼수인상)’ 논란에 휩싸인다. 가격과 중량을 모두 유지하면 결국 회사가 비용을 떠안아 수익성이 악화한다. 해태제과·크라운제과·오리온 국내사업의 상반기 수익성은 이 딜레마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