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외수 소설가 귀환 ‘완전 변태’

문화·라이프 / 서승아 / 2014-03-26 11:59:25
변태성욕자 아닌 곤충의 탈바꿈
▲소설가 이외수 '완전 변태'출간 기념 기자 간담회

[토요경제=서승아 기자] ‘하악하악’(2008) ‘청춘불패’(2009) ‘아불류 시불류’(2010) 등 잠언집, 에세이집 ‘코끼리에게 날개 달아주기’(2011), 대담집 ‘마음에서 마음으로’(2013) 등의 작품과 160만 이상 팔로워를 보유한 트위터를 통해 대중에게 끊임없이 말을 걸어온 이외수(68)의 본디 직업은 소설가다.


1975년 ‘세대’를 통해 중편 ‘훈장’으로 데뷔, 장편 ‘꿈꾸는 식물’(1978) ‘들개’(1981) ‘칼’(1982) ‘벽오금학도’(1992) ‘황금비늘’(1997) ‘괴물’(2002) ‘장외인간’(2005) 등을 펴낸 이씨가 ‘장외인간’ 이후 9년 만에 소설을 들고 돌아왔다. 단편소설집 ‘완전변태’다.


지방지, 문예지 등에 연재하거나 실린 작품을 비롯해 새롭게 쓴 단편 등 모두 10편이 실렸다. 원고지 32매 ‘새순’부터 100매가 넘는 ‘청맹과니의 섬’ ‘파로호’ 등 분량과 소재는 다르지만 이들은 모두 ‘시대의 가치’를 묻는다.


“작품 대부분의 주제는 ‘이제 우리가 가치를 수정해야 하는 게 아닌가’에요. 인간은 행복해지기 위해 사는데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행복에 대한 가치는 전도돼 있다고 생각했죠. 문명 비판적이고 사회 비판적인 단편들이 주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10편의 단편 모두 고민을 거듭한 글들이지만 집필을 시작한 후 마침표를 찍는 데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트위터의 대통령’이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로 활발하게 활동한 트위터의 경험이 펜에 힘을 실은 덕이다.


"‘트위터하느라고 소설은 언제 쓰느냐’고 말하는 분도 있는데 저는 트위터를 할 때 그곳을 습작공간으로 생각하고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 작품은 그 결실로 볼 수도 있죠.”


과거 단편 집필 시 1~3개월이 걸린 반면 ‘완전변태’는 1주, 수록작 ‘파로호’는 10일이 걸렸다. 이씨는 이를 “트위터 트레이닝 덕”이라고 봤다.


“트위터는 140자로 제한되기 때문에 살코기만 도려내 접시에 담아 내놓는 듯한 느낌입니다. 메시지의 함축성, 메시지의 가지치기에 적절한 공간이죠. 트위터를 통해서 상당한 문장 연습을 했어요. 전반적으로 이번 단편집에는 트위터에서 얻어낸 글쓰기의 장점들이 많이 포함돼 있습니다.”


표제작 ‘완전변태’는 문예지 ‘문학사상’에 연재된 작품이다. 꿈을 포기하게 만드는 제도적 장치에 부합하지 않는 인간의 꿈을 다뤘다.


“제목만 보고 변태 성욕자를 떠올리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은 곤충의 탈바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날개를 가진 곤충과 그렇지 못한 곤충은 생활에 큰 차이를 보이죠. 사람도 같다고 봐요. 의식의 날개를 가진 사람과 아닌 사람의 차이는 먹고 사는 모습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나죠. 날개를 가지려고 하는 인간의 모습을 그렸어요. 캄캄한 고치 속의 절대고독은 감옥으로 상징했습니다.”


수록 작품 곳곳에 노인과 어린이를 등장시켜 지식보다 지혜가 중요하다는 점도 말한다. “젊은 세대가 정보에 대해서 많이 알기는 하지만 인간답게,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지식보다 지혜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지혜는 지식이 발효해야 하는 건데 발효를 위해서는 시간적인 체험이 필요하죠. 젊은 세대를 상징하는 어린이, 발효 세대를 상징하는 노인은 독자가 지혜를 보게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에세이, 잠언집 등을 통해 선보안 그림을 소설집 ‘완전변태’에서도 만날 수 있다. ‘하악하악’ ‘청춘불패’ 등에서 호흡을 맞춘 화가 정태련(51)이 그림을 그렸다. “지금의 세대들은 시각적인 즐거움이 없으면 거들떠보지도 않아요. 그런 세대들에게 다가가기 위해서 감상의 여지가 있는 그림을 실었습니다.”


대표작을 만들겠다는 각오로 다섯 권 분량의 장편소설을 구상 중이다. 오행에 근거한 인물로 이야기를 풀어나갈 예정이다.


“예술가는 작품을 위해서 자기의 삶을 과감하게 희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도전이 두렵긴 하죠. 하지만 도전해서 좋은 작품이 나온다면 자신의 삶에 상처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독자를 사랑했던 작가로 기억되고 싶습니다.”(사진제공=뉴시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서승아
서승아 안녕하세요. '토요경제' 서승아 입니다.
기자 페이지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건설사동향] 현대엔지니어링 거제 1963가구 공급·포스코이앤씨 분당 1순위…중흥토건 100억 담보 연장

    [건설사동향] 현대엔지니어링 거제 1963가구 공급·포스코이앤씨 분당 1순위…중흥토건 100억 담보 연장

    현대엔지니어링이 조선업 회복세가 이어지는 거제에서 1963가구 대단지 분양에 나선다. 포스코이앤씨는 분당 리모델링 단지의 일반분양 청약에 들어갔고, 중흥토건은 계열사로부터 제공받은 100억원 규모 담보의 만기를 연장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오는 10월 경남 거제시 옥포동 1670번지 일원에서 ‘힐스테이트 거제시그니처’를 분양할 예정이다.단지는 지하 7층~지

    2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계가 토큰증권과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는 동시에 공모주·가족 자산관리와 문화 콘텐츠 마케팅으로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KB증권은 기관투자자 대상 토큰증권 사업에 나섰고 신한투자증권은 AI 투자정보 서비스를 출시했다. 대신증권은 공모주 청약증거금에 이자를 지급하며, 한국투자증권은 가족 자산관리, 키움증권은 e스포츠를 앞세워

    3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대표 이한우) 주가가 최근 1년간 130% 넘게 상승했지만 52주 최고가와 비교하면 여전히 30% 이상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최근 한 달간 다시 20% 넘게 오른 가운데 증권가는 해외 원전 사업이 실제 계약과 수주로 이어지는지를 향후 주가 흐름의 주요 변수로 보고 있다.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

    4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하나증권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 판매에 나선다. 1차 조기 완판에 이어 이번에는 은행 영업점과 증권사 온라인 채널의 역할 차이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2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는 9월 30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10영업일 동안 판매된다. 모집액은 6000억원으로 물량이 모두 소진되면 조기에 판매를 끝낼

    5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미국과 중국이 추가 관세 충돌을 두 달 더 미뤘다. 그러나 한국 기업에 더 직접적인 희토류 공급과 첨단 반도체·인공지능(AI) 기술통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근본적으로 풀리지 않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부터 현대차·기아,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까지 당장의 통상 충격은 낮아졌지만 공급망 경쟁은 계속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