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 얼라이브…월드투어 간다

문화·라이프 / 토요경제 / 2012-03-12 13:31:57
2012 빅쇼ㆍ빅뱅 얼라이브 투어 한편의 뮤지컬…유럽 16개국 공연 예정

[온라인팀] 이야기의 출발은 이렇다. 8500만년 전 냉동보관된 그룹 ‘빅뱅’ 다섯 멤버를 태운 다섯 캡슐이 지구로 떨어진다. 대형 스크린을 통해 우주를 가로질러 지구 대기층을 뚫고 고층빌딩 사이를 휘젓던 다섯 캡슐은 실제 무대 위에 등장한다.


다섯 멤버들은 산소마스크를 쓴 채 말 그대로 ‘얼라이브’ 상태로 갇혀 있다. 문이 열리고 빅뱅이 지난달 29일 발표한 미니앨범 5집 ‘얼라이브’ 인트로가 흘러나오면서 스토리는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빅뱅이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펼친 ‘2012 빅쇼/ 빅뱅 얼라이브 투어’는 한편의 뮤지컬이었다. 지구에 떨어진 빅뱅 멤버들이 도시와 가상의 세계, 얼음 협곡, 판타지 숲 등을 모험하는 모습을 담았다. 스크린에 펼쳐지는 다양한 배경은 규모를 키웠다.


빅뱅의 노래를 중심으로 한 '주크박스 뮤지컬' 형식은 아니다. 이렇다할 스토리텔링이 있는 것도 아니다. 무엇보다 그러나 이야기를 빌려온 듯한 구성이 음악 자체에 더 집중하게끔 만들었다.


그간 빅뱅이 새 음반을 낼 때마다 연 ‘빅 쇼’는 멤버들이 SBS TV 드라마 ‘시크릿 가든’ 속 인물들로 분장한 패러디 영상을 선보이는 등 ‘쇼’에 치중했다. 하지만 팝슈퍼스타 마돈나(54)와 레이디 가가(26), 록그룹 ‘U2’ 등의 월드투어를 진행한 공연회사 라이브 네이션이 주최한 이번 콘서트는 ‘얼라이브’라는 콘셉트에 공연을 수렴시키면서 뮤지컬 요소를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음악을 부각했다.


▲ 빅뱅은 서울콘서트를 시작으로 올해 아시아를 비롯해 북미, 남미, 유럽 16개국 25개 도시를 도는 월드투어를 펼친다.


2010년 가가의 ‘더 몬스터 볼 투어’를 지휘한 데 이어 이번 공연을 감독한 캐나다의 공연 디렉터 로리앤 깁슨(43) 총감독은 “얼어있던 빅뱅 멤버들이 점점 깨어나는 스토리”라며 “기존의 K팝 공연에서는 보기 힘든 라이브적인 요소를 넣었다”고 설명했다.


사운드 질도 완성도가 높았다. 아이돌 그룹의 콘서트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5인 라이브 밴드와 3인 코러스가 주축이 된 사운드는 깨지지 않고 공연장 구석구석을 파고들었다. 특히, 아이돌 그룹 공연으로는 이례적으로 저음이 또렷하게 들리는 등 록밴드 콘서트 같은 인상도 풍겼다. 평소 빅뱅의 무대보다 백댄서를 자주 세워 무대가 꽉 찬 느낌도 들었다.


월드투어를 표방한 만큼 한국적인 요소를 녹아내기 위해 애쓴 흔적도 보였다. 지드래곤(24) 탑(25)으로 구성된 빅뱅의 유닛인 ‘지디&탑’이 ‘뻑이가요’를 부를 때 ‘사자춤’, ‘하이하이’를 선보일 때는 막바지에 대형 태극기가 펄럭였다. 대성(23)은 “월드투어가 처음인데 한국 문화를 알리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기존에 비해 토크를 줄인 이번 공연은 대신 음악과 퍼포먼스로 멤버 개인들의 소감을 전했다. 지난해 교통사망 사고에 연루되면서 곤욕을 치른 대성은 자신의 솔로곡 ‘날개’를 부를 때 자신의 키만한 대형 날개를 양 어깨에 매달고 와이어를 붙잡은 채 공중을 떠다니며 아픔을 이겨냈음을 공표했다.


빅뱅은 이날 2시간 남짓 동안 ‘블루’, ‘배드 보이’, ‘사랑먼지’, ‘판타스틱 베이비’, ‘재미없어’ 등 새 앨범 수록곡들과 ‘투나잇’, ‘하루하루’, ‘거짓말’, ‘마지막 인사’, ‘붉은 노을’로 이어지는 히트곡 등 총 26곡을 들려줬다.


지난해 대성의 사고, 리더 지드래곤(24)의 대마초 흡연 등으로 구설에 오른 뒤 치른 첫 단독콘서트였던 만큼 매우 공을 들인 무대였다. 라이브네이션이 가세한 탄탄하고 화려한 무대도 결국 음악을 더욱 돋보이게 만드는 수단이었다는 점을 특기할 만하다.


빅뱅은 3일간 3차례 콘서트로 3만9000명을 끌어 모았다. 일본어로 안내방송이 나오는 등 일본팬들이 상당수 눈에 띄었다.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뿐 아니라 미주와 유럽 지역 팬들도 간간히 눈에 들어왔다. 국내는 물론 해외 팬들이 연합해 보낸 쌀 화환은 13톤에 달했다.


빅뱅은 서울콘서트를 시작으로 올해 아시아를 비롯해 북미, 남미, 유럽 16개국 25개 도시를 도는 월드투어를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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