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M, 영화판 집어삼켜…풍산개 고군분투

문화·라이프 / 토요경제 / 2011-07-08 14:17:00

현 시점 한국 영화계에는 CJ E&M밖에 없다.
최근 영화진흥위원회의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공개된 개봉영화 흥행성적(1위 트랜스포머3, 2위 써니, 3위 풍산개, 4위 쿵푸팬더2, 5위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를 지켜보면서 내린 결론이다.
스크린 독점 논란을 부르며 국내 극장가를 삼켜버린 ‘트랜스포머3’(감독 마이클 베이)는 물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의 공세를 이겨내며 어느새 600만 관객을 돌파한 ‘써니’(감독 강형철), 전작이 보유한 국내 만화영화 흥행기록을 갈아치운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쿵푸팬더2’(감독 여인영), 대작들 틈바구니 에서 소리 없이 흥행세를 이어가는 올해 첫 국산 미스터리 공포물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감독 김곡·김선) 등 1~5위 영화 중 윤계상(33)·김규리(32) 주연의 ‘풍산개’(감독 전재홍)을 제외한 4편 모두 CJ E&M이 배급한 영화다. ‘풍산개’만 NEW가 배급했을 뿐이다.
6~10위 중에는 9위에 올라 있는 할리우드 키드히어로 블록버스터 ‘슈퍼에이트’(감독 J J 에이브람스)가 CJ E&M의 손을 거쳤다.


▲ 영화 ‘풍산개’ 주연을 맡은 배우 윤계상과 김규리


뿐만 아니다. 이민기(26)·강예원(31)·김인권(33) 주연의 ‘퀵’(감독 조범구)이 21일 출격 대기 중이고, 8월4일에는 하지원(33)·안성기(59)·오지호(35)의 ‘7광구’(감독 김지훈)도 기다리고 있다. 제작비 100억원대의 한국형 블록버스터들인 데다 2009년 ‘해운대’로 1000만 신화를 쓴 윤제균(42) 감독이 제작하는 작품들로 충분히 '써니'의 뒤를 이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작품들이다.
이처럼 CJ E&M이 승승장구하게 된 까닭은 국산·외국 영화를 망라하는 뛰어난 라인업에서 찾을 수 있다. 게다가 경쟁작으로 꼽혔던 작품들이 예상외로 일찍 간판을 내리면서 롱런의 길이 열렸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캐리비안의 해적-낯선 조류’(배급 소니픽쳐스릴리징 브에나비스타영화)는 3일까지 누적관객 313만2432명으로 사실상 퇴진 상태다. 또 ‘써니’와 경쟁할 것으로 예상됐던 김주혁(40)·정려원(30)·유해진(41) 주연의 ‘적과의 동침’(배급 쇼박스)은 25만명도 못 채우고 짐을 쌌고, 박중훈(45)·이선균(36)의 ‘체포왕’(배급 롯데쇼핑㈜롯데엔터테인먼트) 역시 87만여명으로 일찌감치 막을 내렸다.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의 경우 음모론과 흥행배우 황정민(41)이라는 두 장의 카드를 내세운 ‘모비딕’(배급 쇼박스)에 압도당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모비딕’이 초반 좌초하면서 롱런의 발판을 마련했다.
CJ E&M을 견제할 영화로는 워너브러더스 코리아가 13일 풀어놓는 ‘해리포터 죽음의 성물2’와 국내 경쟁사인 쇼박스가 20일 선보이는 신하균(37)·고수(33)·이제훈(27)의 ‘고지전’(감독 장훈), 8월10일 롯데쇼핑㈜롯데엔터테인먼트가 내놓는 박해일(34)·문채원(24)·김무열(29) 주연의 ‘최종병기 활’ 등을 꼽을 수 있다.
‘해리포터 죽음의 성물2’는 시리즈 완결편이라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시리즈가 10년을 내려오면서 열기가 많이 식었다는 점, 전작이 지난 겨울 300만명을 달성하지 못한 채 쓸쓸히 퇴장했다는 점이 핸디캡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 100억원대 제작비를 들인 한국형 블록버스터 ‘고지전’과 ‘최종병기 활’의 경우 각각 ‘전쟁 휴머니즘이 한여름에 통할 것인가’와 ‘한국에서 무협사극이 성공할 것인가’라는 태생적 약점을 극복해야 한다. 이들이 CJ E&M을 막지 못하면 9월 11~13일 추석맞이 신작 전쟁 때까지 쏠림 현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CJ E&M 영화부문 배수정 홍보팀장은 “CJ E&M이 국내 영화계를 독식하는 인상을 주고 있지만 사실과 다르다. 4월까지만 해도 우리는 별다른 흥행작이 없어서 타사 작품들이 흥행하는 것을 부러워해야 했다”면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제작해 가족영화로 기대했던 슈퍼에이트가 워낙 큰 블록버스터들 사이에서 고전하는 것을 봐라. CJ E&M의 작품이라고 다 수백만명씩 동원하는 것이 아니라는 증거다. 영화의 흥망은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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