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자의 부조리, 독설로 고발하다

문화·라이프 / 전성운 / 2012-02-20 13:28:28
<진실을 말하는 광대> 출간

1987년 현직 정치인을 풍자했다는 이유로 방송에서 퇴출당한 후 20년 넘게 거리공연, 블로그, SNS로만 활동을 고집해온 이탈리아 코미디언 베페 그릴로의 사회 공감 독설 에세이 <진실을 말하는 광대>가 국내에 출간되었다.


2009년 MBC 국제시사프로그램 <W>를 통해 국내에 큰 충격과 반향을 일으킨바 있는 그는 이 책에서 타락한 언론을 대신해 부패한 권력과 결탁한 기득권층의 만행을 세상에 낱낱이 고발했다.


그는 좌파든 우파는 모두가 다 똑같은 놈들이라며 쓴 소리를 서슴지 않고, 당리당략에만 몰두하는 기존의 정당 정치를 신랄하게 비판하며, 부패한 정권과 결탁한 대기업, 비정규직으로 내몰리는 노동자들의 현실, 고학력 청년 실업자 문제 등을 특유의 거침없는 독설로 매섭게 공격한다.


최근 한국 사회는 기존 정치권에 대한 강한 불신과 SNS로 대변되는 시민 권력의 전면 부상으로 변화의 거대한 소용돌이 한가운데에 있다. 기성 정치세력은 변별력을 상실한 채 사람들에게 정신적, 물질적인 고단함만을 안겨주었고, 이런 염증과 분노는‘새로움’을 찾아 사람들을 보다 적극적으로 행동하게 만들었다.


이 책은 변화를 원하는 이런 사회의 갈증이 비단 한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바로 세계가 직면한 문제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책은 고질적인 정경유착과 고용불안, 경제악화로 허덕이는 이탈리아 사회의 부끄럽고 불편한 진실들을 들추어낸다.


국민을 속이고 권력을 유지하려는 국회 내의 범죄자들과 부패한 권력과 결탁해 서민을 짓밟고 배를 불리는 나쁜 기업들의 이름을 주문처럼 리스트로 만들어 웃음으로 단죄하고, 검은 권력의 무기가 되어 진실을 은폐하는 언론을 향해서는 뜨겁게 분노한다.


저자는 또한 환경오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구와 현대판 노예인 노동자들, 소외된 어린이와 불법 이민자들, 꿈을 잃고 고통스러워하는 젊은이들을 끌어안고 함께 사람다운 미래를 갈망하자고 용기를 불어 넣는다.


<진실을 말하는 광대>는 베페 그릴로가 주도한 ‘V-Day 전투’를 비롯한 그가 권력과 맞서며 겪은 좌절과 승리의 기록들이 생생하게 담겨있다. 그는 책 안에서 강자에 의해 결정되고 지배되는 세계정치의 부조리함에 대해서도 폭넓은 정보를 바탕으로 날 선 웃음과 독설을 쏟아낸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계가 토큰증권과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는 동시에 공모주·가족 자산관리와 문화 콘텐츠 마케팅으로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KB증권은 기관투자자 대상 토큰증권 사업에 나섰고 신한투자증권은 AI 투자정보 서비스를 출시했다. 대신증권은 공모주 청약증거금에 이자를 지급하며, 한국투자증권은 가족 자산관리, 키움증권은 e스포츠를 앞세워

    2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대표 이한우) 주가가 최근 1년간 130% 넘게 상승했지만 52주 최고가와 비교하면 여전히 30% 이상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최근 한 달간 다시 20% 넘게 오른 가운데 증권가는 해외 원전 사업이 실제 계약과 수주로 이어지는지를 향후 주가 흐름의 주요 변수로 보고 있다.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

    3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하나증권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 판매에 나선다. 1차 조기 완판에 이어 이번에는 은행 영업점과 증권사 온라인 채널의 역할 차이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2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는 9월 30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10영업일 동안 판매된다. 모집액은 6000억원으로 물량이 모두 소진되면 조기에 판매를 끝낼

    4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미국과 중국이 추가 관세 충돌을 두 달 더 미뤘다. 그러나 한국 기업에 더 직접적인 희토류 공급과 첨단 반도체·인공지능(AI) 기술통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근본적으로 풀리지 않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부터 현대차·기아,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까지 당장의 통상 충격은 낮아졌지만 공급망 경쟁은 계속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

    5
    오리온·해태·롯데웰푸드·크라운, 과자값 '가격저항의 덫'

    오리온·해태·롯데웰푸드·크라운, 과자값 '가격저항의 덫'

    제과업계가 ‘가격저항의 덫’에 갇혔다. 원재료와 물류비가 뛰어도 가격을 올리면 생활물가 부담이라는 비판을 받고, 가격을 그대로 두고 중량을 줄이면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꼼수인상)’ 논란에 휩싸인다. 가격과 중량을 모두 유지하면 결국 회사가 비용을 떠안아 수익성이 악화한다. 해태제과·크라운제과·오리온 국내사업의 상반기 수익성은 이 딜레마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