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의 민속촌 ‘류큐무라’

문화·라이프 / 박진호 / 2014-12-26 10:54:01
오키나와의 역사와 문화를 담았다

[토요경제=박진호 기자, 박용우 객원기자] 날씨가 추워지면 따뜻한 남쪽 나라가 그립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따뜻한 남쪽 나라’를 지칭할 때 동남아시아와 중국 남부의 도시들까지는 인정을 하지만 일본을 떠올리는 이들은 없다. 차라리 추위를 추위로 맞서기 위해 삿포로의 눈 축제나 ‘원정 스키 여행’을 찾는 사람들은 있지만 의외로 ‘따뜻한 겨울’과 일본을 연결하는 이들은 온천에서 시선을 멈추는 경우가 많다.


오키나와(沖繩島). 일본 최남단에 위치하고 있는 오키나와는 북태평양 난세이제도(南西諸島) 남부, 일본 류큐제도(琉球諸島)에 있는 섬이다. 우리나라 프로야구 팀들 중 동계훈련지로 오키나와를 찾는 팀들이 많다는 것은 오키나와가 그만큼 겨울에 ‘따뜻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
한중일의 문화 접점에 형성된 류큐문명
최근 우리나라 여행객들은 방사능 문제와 관련해 일본 방문을 꺼리고 있다. 그러나 걱정할 것 없다. 오키나와는 동일본지진 사건 이후 원전 사고가 발생했던 후쿠시마(福島)로부터 우리나라보다 멀리 떨어져있다. 오키나와는 일본보다 대만에 가깝다. 따라서 방사능 때문에 일본 방문이 우려된다고 하면서 오키나와를 기피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게다가 역사적인 감정 또한 오키나와는 일본과는 다른 기류를 형성하고 있다. 스스로 “일본이 아니다”라고 주장할 만큼 독립성을 강조하고 있는 오키나와는 전통의 류큐(琉球)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류큐는 지난 1429년 등장한 오키나와의 통일 왕국으로 중국과 일본, 우리나라의 영향으로 독특한 문화를 이루었다. 1800년대 후반 일본의 침략을 받아 450년간의 왕조가 종식되고 일본 지배하의 오키나와현이 되었지만 오키나와의 중심지인 나하(那覇)를 비롯해 오랫동안 주거하고 있는 토착민들은 스스로 ‘류큐의 후예’로 생각하고 있다.
이러한 류큐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류큐무라(琉球村)다. 쉽게 말하면 그냥 오키나와의 민속촌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100년 넘은 고택들의 총집합
쉽게 말해 ‘민속촌’이라고 했지만 말 그대로 우리나라의 민속촌과 다를 바 없다.
입구에는 기념품을 사거나 공연 등을 볼 수 있는 장소가 마련되어 있다. 별도로 입장료가 없다는 점은 가는 곳마다 지출이 많은 여행객들에게 류큐무라가 매력적인 이유 중 하나다. 그러나 류큐무라 내부의 각 시설이 유료인 곳이 많다. 각개전투 체제다.
류큐는 17세기 무렵까지 조선과 일본, 중국, 그리고 동남아시아 간의 무역 중계지로서 번영을 누려왔다. 이러한 호황속에 염색 기술과 직물 기술이 찬란하게 발달했고, 그로 인해 류큐왕국의 의상은 매우 화려하다. 류큐무라에는 의상을 직접 입어보고 사진을 찍어 볼 수 있는 곳이 마련되어 있다.
개장한지 30년이 넘은 류큐무라에는 한국인 관광객도 많이 찾고 있어 한국어 안내책자도 구비되어 있다.
이 곳은 오키나와 이곳 저곳에 흩어져있던 100년 이상된 전통가옥을 한데 모아 구성한 만큼, 오래된 고택들이 많이 자리를 잡고 있다. 류큐무라를 돌아보다 보면 샨싱(三線)을 연주하는 현지인을 만나볼 수 있다.
샨싱은 뱀 가죽으로 만든 오키나와 지방의 민속 악기로 일본 전통악기인 샤미센(三味線)과는 다르다. 류큐무라에 있는 하나시로 고택에서는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30분간 샨싱을 직접 배워볼 수도 있다.
각종 퍼레이드와 전통쇼
류큐무라의 마스코트는 키지무나(キジムナー)라는 요정이다. 오키나와의 전설 속 나무요정인 키지무나는 뽕나무과의 나무들에 살고 있고 사람들과 친해지면 물고기를 선물하기도 한다고 한다.
류큐무라를 돌아보다 보면 이 캐릭터인 키지무나의 집도 존재한다. 전통 가옥 사이로 존재하고 있는 키지무나의 집은 나무 위에 작게 마련되어 있다. 캐릭터의 가치에 의미를 강하게 부여하는 일본의 특징이 류큐무라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각 가옥 위에는 시샤(シーサー)가 버티고 앉아있다. 사자모양의 시샤는 오키나와에서 수호신으로 통하며 원래는 성문이나 사찰, 왕릉, 마을 입구 등에만 위치했지만 19세기 말부터는 민가에도 사용이 허가되었다. 중국의 영향을 받은 시샤는 각 가옥의 지붕마다 근엄한 자태를 자랑하고 있다.
또한 이곳에서는 오전 10시와 오후 4시에 ‘미치쥬네(道じゅね)’ 퍼레이드가 진행된다. 일본 전통 공연의 퍼레이드라고 볼 수 있는 미치쥬네에는 ‘미륵’이라는 신이 등장하는데 이 신이 갖고 다니는 부채로 부채질을 받은 사람은 행복해진다고 하는 이야기가 전해져온다. 또한 출구 부근에서도 전통쇼가 펼쳐진다.
한편, 가는 곳 마다 시샤가 자리를 잡고 있는 류큐무라의 광장에는 사타구루마(さ-た-ぐるま)가 있는데 이는 물소를 이용해 사탕수수를 짜서 설탕을 만들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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