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유나이티드, 프로의 자격은 어디로...

문화·라이프 / 박진호 / 2014-12-26 10:22:11
감독 문제에서 월급 지급까지 ‘산 넘어 산’

[토요경제=박진호 기자] 지난 12월 19일, 프로축구 K리그 인천 유나이티드는 김봉길 감독의 해임을 발표했다. 성적 부진이 원인이었다.


인천 구단은 보도자료를 통해 올 시즌 초반 9경기 연속 득점하지 못하며 최하위를 전전하는 등 부진한 성적을 보였으며, 특히 스플릿 라운드 이후에는 단 1승도 거두지 못하며 가까스로 강등을 모면했다며 김 전 감독의 해임에 성적 문제가 가장 큰 원인이 됐음을 밝혔다. 김 감독은 결국 계약 기간을 모두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게 됐다.
그러나 김 감독은 해임되기 며칠 전까지만 해도 구단주인 유정복 인천시장으로부터 내년 시즌에 대한 격려를 받았다고 말하는 한편, 해임 통보 역시 전화를 통해 받았다며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석연치 않게 김 전 감독과의 관계를 정리한 인천은 이틀 만에 신임 감독을 발표했다. 싱가포르 리그에서 홈유나이티드F.C.를 지난 2010년부터 이끌면서 두 번의 FA컵 우승과 두 번의 리그 준우승을 이끈 이임생 감독을 신임 감독으로 임명했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이임생 감독이 “인천 출신으로 선수와 코치로서 K리그에서 오랜 기간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며, 텃세가 심한 외국리그에서 지도력을 인정받았다”라고 선임 배경을 밝히고 이 감독이 인천에서 태어나 부평동중과 부평고를 졸업한 인천 토박이임을 강조했다. 또한 고향 팀에 대한 남다른 자부심과 애착으로 선수단 동기부여에 탁월한 능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그러나 1월부터 구단에 합류할 것으로 전해졌던 이임생 감독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인천 감독을 맡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 감독은 자신에게 기회를 준 인천 구단에게는 감사한 마음이지만 김봉길 전임 감독의 해임 과정을 보며 자신이 감독직을 맡아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전임 감독과의 문제가 잘 해결됐다는 구단 측의 말만 믿고 감독직을 수락했다고 설명한 이 감독은 “K리그를 떠난 지 5년이 지나 돌아오고 싶은 마음이 큰 건 사실이었지만 이렇게까지 해서 감독이 되고 싶지는 않다”며, 인천 감독 자리에 대한 고사의 뜻을 나타냈다.
월급 못주는 프로구단
한편 인천유나이티드는 감독 문제 뿐 아니라 급여 지급에서도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민구단의 재정이 악화되며 선수들과 구단 직원들의 월급을 11월에 지급하지 못했으며 12월에도 지급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인천 구단은 선수들과 직원들에게 매월 7억 원 정도의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인천시의 재정난으로 인해 시 후원금이 1년 전보다 40% 가까이 감소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에서 재정 문제가 가장 심각한 곳 중 하나로 지적되어 온 인천시는 2014년에는 인천 아시안게임까지 치르면서 인천 유나이티드에 대해 제대로 된 관심과 지원을 이어가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인천 아시안게임 역시 조직위원회의 자화자찬에도 불구하고 각종 문제점과 함께 재정적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여러모로 축구단에 재원을 투입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김봉길 전임 감독의 석연치 않은 해임도 이러한 재정 문제가 발단이 됐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갈등의 단초가 된 부분이 몸값이 높은 외국인 선수의 운용과 관련하여 효율적이지 못했다는 구단의 불만이 양 측의 분란을 가져왔다는 분석이 있으며, 김 전 감독의 해임 과정에서도 인천 구단 측이 후임 감독을 내정한 상황에서 김 감독에게 잔여 연봉을 지급하지 않기 위해 자진 사퇴 쪽으로 방향을 잡으려다가 이 부분에서 합의에 실패하자 결국 갑작스러운 해임 통보를 하게 됐다는 것이다.
임시변통 외에 답 없는 인천Utd
프로축구 선수들은 3개월 동안 월급을 받지 못하게 되면 구단 소속의 신분에서 벗어나 자유계약 자격을 취득하게 된다. 인천 구단이 1월에도 선수들에게 월급을 지급하지 못하면 선수들의 엑소더스가 대대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인천 구단 측은 우선 인천시의 2015년 지원금 33억 원이 연초에 지급되는 대로 체불 임금 해소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015년 운영비 예산이 2014년보다 50억 원이나 감소하게 된 인천 유나이티드가 이러한 임시변통으로 버텨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재정 문제를 기저에 깔고 발생한 일련의 사태들이 최근 불거진 시민 구단들의 존립 문제들에 연쇄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에 축구팬들의 불안감은 깊어만 가고 있다.

사진 : 인천유나이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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