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가기 싫어하는’ 아이…왜 그럴까?

문화·라이프 / 전현진 / 2013-03-08 10:27:11
새학기 증후군 원인 : ‘성조숙증’

▲ 부모들은 성조숙증으로 부끄러워하는 아이에게 일어난 신체변화가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임을 설명해줘야한다.
[토요경제=전현진 기자] 잘 지내던 아이가 개학을 앞두고 학교에 가길 싫어하고, 학교에 가서도 산만한 행동을 하거나 친구들에게 공격적인 행동을 한다면 ‘새학기 증후군’을 의심해보아야 한다.


새학기 증후군이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적응장애의 하나로 심리적ㆍ육체적인 건강상의 이상 징후가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새학기 증후군의 원인으로는 새로운 환경에 대한 부담감, 두려움 등이 있다. 더불어 성조숙증이 새학기 증후군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원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 성조숙증이란?
성조숙증이란 사춘기의 시작을 알리는 징후가 평균 연령보다 더 빨리 나타나는 경우로, 여아의 경우 만 8세 이전에 유방이 발달하고 만 9세 이전에 음모가 나거나 만 9.5세 이전에 초경을 하는 것이다. 남아는 만 9세 이전에 고환의 용적이 4ml 이상이 되거나 지름이 2.5cm 이상으로 커지는 것을 기준으로 한다.


특히 남자에 비해 여자 어린이에게 8∼10배 많이 발생하는 성조숙증은 어린 나이에 가슴이 나오고, 생리를 시작하는 등 임신이 가능한 상태가 된다.


성조숙증은 원인에 따라 몇 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가장 많은 경우에 해당하는 것이 ‘특발성 성조숙증’이다. 특발성 성조숙증은 특별한 질환 없이 2차 성징 발현에 관여하는 ‘뇌하수체-시상하부-생식기관 축’이 이르게 활성화돼 발생하는 성조숙증이다.


이러한 특발성 성조숙증은 유전적 원인이 70∼80%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외에 환경적인 원인으로는 서구화된 식생활과 영양 과잉으로 인한 비만, 환경호르몬, 컴퓨터 사용 증가 등을 들 수 있다.


우아성한의원의 정은아 원장은 “아이들의 뇌는 10대 중반까지 계속 성장하므로 같은 환경에서도 아이들은 더 민감하게 환경호르몬에 반응한다”며 “아이들의 경우 뇌와 혈관을 막아주는 보호막이 완전히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유해물질에 더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유해 매체를 통한 시각적인 자극과 과도한 학업으로 인한 수면 부족, 스트레스 등도 성조숙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성조숙증 증상을 보이는 아이들은 가슴 멍울, 음모, 초경 등의 2차 성징 징후 때문에 아이들의 놀림의 대상이 돼 학교생활 부적응 학생이 되거나, 아동성범죄에 노출될 우려도 커질 수밖에 없다.


또한, 성조숙증은 소아우울증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성장판을 일찍 닫히게 하여, 부모에게 물려받은 키를 모두 발현하지 못하게 할 가능성도 크다.


◇ 우리 아이도 성조숙증?
아래의 9개 항목 중 5개 이상 해당된다면, 성조숙증 정밀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만 8세 이전에 가슴 멍울이 생겼다가 사라진 적이 있다. △어려서 치아가 나거나 걷고 말하는 등 성장 발육이 남보다 빨랐다. △최근 키가 아주 빨리 자란다.(6개월에 4cm 이상) △살이 쪄서 가슴이 나와 보인다. △뼈 나이가 현재 나이보다 많다는 검사 결과를 받은 적이 있다. △피부와 머리카락에 기름기가 많다. △다른 아이보다 성적 호기심이 많다. △예민하고 스트레스가 많은 편이다. △엄마가 초등학교 때 초경을 시작했다.


성조숙증이 의심되는 자녀를 둔 부모라면 부모의 사춘기 시작 시기와 사춘기 이후 큰 키, 아이의 최근 3년간 키와 몸무게 기록, 형제자매의 사춘기 시작 시기 등을 함께 체크해보고 내원하는 것이 상담에 도움이 된다.


◇ 아이의 마음부터 다독여야…
아이가 성조숙증의 기미가 보일 때 가장 난감한 것은 아이 자신이다. 친구와 다른 몸 때문에 놀림 받기도 하고, 어린 나이에 초경을 시작해 신변처리에 힘들어할 수도 있다.


부모가 해야 할 일은 아이 마음부터 다독이는 일이다. 아이에게 일어난 신체변화가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임을 설명해주고, 전혀 부끄러워 할 일이 아니며, 이러저러한 것들을 챙기도록 자세히 알려준다.


또한 아이 앞에선 너무 걱정스러운 표정이나 말을 하지 않는다. 아이는 마치 자신의 큰 병에 걸린 양 지레 겁을 먹고, 자신이 남과 다르다는 사실에 상처 받을 수 있다. 부모가 의연하게 대처하면서 아이 역시 자신의 신체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한다.


우아성 한의원의 정은아 원장은 “성조숙증 증상을 보이는 아이들은 남들보다 신체가 빨리 발달하는 것 때문에 부끄럼을 타거나 수영장에서 옷을 잘 벗으려고 하지 않는 등의 심리적인 문제가 발생하여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며 “마음은 아이인데, 몸은 급하게 어른이 되어가니 그 불균형은 아이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안겨준다”고 말했다.


우아성 한의원 정은아 원장은 “성조숙증을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성조숙증이 무서운 질병이라는 부모의 자각이 필요하다”며 “성조숙증이 급격히 증가하는 만큼 건강하고 균형 잡힌 성장을 위해 관심과 사랑이 더욱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성호르몬 억제가 답은 아니다”
성조숙증은 심각한 질병임에도 아이를 데리고 검사를 받으러 가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부끄러움이 많은 아이의 경우라면 소소한 문진에도 마음의 상처가 남을 수 있다. 그래서 성조숙증 전문 병원을 찾을 때는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생활습관까지 살펴봐 주는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최근 관심이 높아진 성조숙증의 한의학적 접근에 대해 우아성 한의원 정은아 원장은 “한의학에서는 부조화된 부분의 밸런스를 찾아가는 것을 목표로 치료하게 된다”면서 “최근에는 현대적인 기기들의 도움을 받아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한의학적으로 재해석 하는 과정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아이누리한의원 서울대점 박성남 원장은 “여아를 둔 부모들 중 아이가 초경을 시작하면 향후 2년 이내에 성장판이 닫히게 돼, 이때의 키가 성인이 되었을 때 최종 키일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이유로 무조건 생리를 억제하려고 한다”며 “심지어 ‘생리 늦추는 약’을 찾기도 하고, 성호르몬 억제제, 성장호르몬제를 맞아야 할까 고민한다. 그러나 생리가 시작돼 아이의 성장이 멈추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성숙해 성장이 멈출 때가 되었기 때문에 생리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성호르몬은 억제하고 성장호르몬을 투여하는 치료 역시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아이 키가 자라는 데는 성장호르몬과 성호르몬이 모두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이것을 억지로 조절한다면 오히려 아이의 정상적인 성장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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