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상장 18년 종지부 찍었다.

산업 / 김덕헌 / 2007-04-27 00:00:00
토종 생보사 상장 통한 몸집불리기 기반 마련

금감위가 27일 생보사 상장과 관련된 유가증권시장 상장 규정 개정안을 승인함에 따라 18년간 끌어온 생보사 상장 논란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

생보사 상장 논란의 핵심 의제였던 상장 차익의 계약자 배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상의 '이익 배분' 문구를 삭제한 개정안이 의결될 경우 상장과 관련한 제도적, 행정적 절차가 모두 마무리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0%에 육박하는 점유율로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외국계 생보사의 공세에 토종 생보사들이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실탄'을 확보할 수 있게 돼 업계내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중장기적으로 은행 등 여타 금융권과 경쟁하기 위한 '몸집 불리기' 차원에서 인수합병(M&A) 모색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상장 왜 미뤄졌나

생보사 상장은 1989년 교보생명과 1990년 삼성생명이 각각 상장을 전제로 자산 재평가를 실시하면서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당시 이들은 상장을 위한 준비를 마무리했으나 국내 증권시장이 침체국면으로 돌아선 상황에서 생보사 상장까지 이뤄져 공급이 늘 경우 증시가 더 침체될 수 있다는 정부의 판단에 따라 일단 유보됐다.

상장 논란은 1999년 6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삼성자동차 채권단에 진 빚을 갚기 위해 삼성생명 주식 350만주를 내놓으면서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채권단이 이 주식을 팔아 현금화하려면 삼성생명 상장이 전제조건이 될 수밖에 없어 정부가 적극 나섰으나 1년여의 노력에도 상장차익의 계약자 배분문제를 둘러싼 업계와 시민단체의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자 금감위는 2000년말 생보사 상장 무기한 연기를 선언했다.

생보사 상장 논란은 2003년 5월 이정재 당시 금감위원장의 재추진 방침 천명후 6월 상장자문위원회가 구성되면서 재개됐으나 5개월의 논의 끝에 그해 10월 정부가 상장과 관련한 권고안 제시를 포기함에 따라 무산됐다.

3년전과 마찬가지로 시민단체와 업계가 계약자 배분문제를 해결할 절충안을 만드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금감위는 업계의 입장을 고려해 법적으로는 계약자 배분을 인정하지 않지만 실제로는 계약자에게 일부 차익을 돌려주는 공익재단 출연방안도 타진했으나 이번에는 업계가 이를 거부했다.

생보사 상장은 2005년 윤증현 금감위원장 취임후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윤 금감위원장은 그해 7월 상장 문제를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했고, 지난해 2월 증권선물거래소 산하에 생보사 상장자문위가 다시 구성됐다.

상장자문위는 1년여의 검토와 여론수렴 끝에 지난 1월 상장차익의 계약자 배분 필요성이 없다는 내용의 생보사 상장안을 확정했고, 이에 대한 반대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이달초 생명보험협회가 1조5천억원 규모의 공익기금 출연계획을 밝히면서 급물살을 타게 됐다.

구조조정.증시 활성화 기대

생보사가 상장할 경우 대규모 자본 조달이나 M&A 등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고 금융권역의 장벽이 허물어지고 있는 치열한 경쟁 무대에서 다른 금융회사를 인수해 보험지주회사를 세우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위스재보험의 보고서에 따르면 1998~2004년 글로벌 보험사의 M&A 규모가 130건에 1천471억달러에 달할 정도로 덩치를 키우며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보험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생보사가 상장을 통해 구조조정에 나서 대형화하고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경영 전반과 상품에 대한 공시가 강화되고 시장의 평가를 받게 됨에 따라 외형 확장보다도 수익성을 중시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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