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포세이돈' 흥행 돌풍 예고!

문화·라이프 / 김도유 / 2006-06-02 00:00:00
제작비 1억5000만달러 초대형 블록버스터...특수효과 압권

재난영화의 고전 '포세이돈 어드벤처'를 리메이크한 영화 '포세이돈'.
이 영화는 원작이 가졌던 사유의 깊이를 버리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시각적 쾌감에 집중한다.

13개의 여객용 갑판, 800개의 객실을 갖춘 초호화 유람선 '포세이돈'이 집채만한 파도에 넘어진다. 올드랭사인을 들으며 선실에서 우아하게 새해를 기다리던 승객들에겐 그야말로 날벼락이다.

물에 빠져 죽고, 화염에 불타 죽고, 집기에 맞아 죽는다. 나갈 구멍도 없는 이 곳에서 그래도 살아보겠다고 도박사 딜런(조시 루카스), 전직 뉴욕시장 로버트 램지(커트 러셀), 그의 철딱서니 없는 딸(에미 로섬) 등이 짝을 이뤄 나선다.

◇ 특수효과 롤러코스터 압권

스피드. 이건 영화 '포세이돈'에 있어서 '양날의 칼' 같은 요소다.
한번 올라타면 끝날 때까지 벗어날 수 없는 롤러코스터 처럼, 영화는 상승과 하강을 미친 듯이 반복한다.

짜릿한 경험을 영화는 선물하지만, 그 와중에 정작 ‘인간’은 사라져버리는 것이다.

◇ 죽음 상품화하며 '고뇌'도 침몰

1분도 지루한 걸 참지 못하는 현대 관객을 위해 몰아치고 또 몰아치는 이 영화의 미친 속도감은 정작 귀중한 생각거리를 증발시켜 버렸다. 사실, 1972년에 제작된 원작은 참 생각할 만한 여지가 많은 영화였다.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인간들이 벌이는 갈등과 선택이라는 한계상황의 문제에서부터, 신(神)에 대한 인간의 도전 같은 운명론의 문제까지 사유해 보게 만들었던 원작의 심오함에 비해 이 리메이크 작품은 그냥 ‘끔찍하고 신나게’ 질주해 나가면서 최고 수준의 시각적 쾌감을 선물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다.

결국 등장인물들의 캐릭터가 형성될 만큼 충분히 이야기의 결을 쌓아가지 못하는 영화는 본능만 남아 움직이는 처절한 인간 군상의 모습을 담아낼 ‘짬’을 갖지 못한다. 이렇듯 등장인물의 인성적 존재감이 흐릿한 탓에 하나 둘 닥쳐오는 인물들의 죽음은 관객의 가슴에 안타까운 상흔을 남기지 못한 채 무슨 기성 상품의 고장처럼 대수롭지 않게만 여겨진다.

◇ 드라마적 요소 배제하고 스펙터클에 집중

볼프강 페터슨 감독은 갑작스런 재난 속에 무기력한 인간의 모습과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사투를 그려내는 재난영화의 틀을 그대로 따라간다. 그러나 이 영화는 드라마적인 요소를 최대한 배제하고 스펙터클에만 지나치게 치중한 감이 있다.

따라서 각 인물들이 서로 뭉쳐 탈출을 감행하기로 하는 과정과 그들의 사랑과 우정이 설득력을 잃어버리는 오류를 범하고 만다. 때로는 막무가내로 때로는 초인적인 의지와 지혜로 위기를 극복해 가는 그들의 모습도 지나치게 작위적인 느낌이 짙다.

이 영화는 기존 재난 영화에 비해 영웅담이나 숭고한 희생정신의 비중은 거의 없다는 특징을 가진다. 오히려 생명을 위협하는 위기 상황에서의 인간의 이기적인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이런 모습은 특히 한 명을 살리기 위해 또 다른 한 명의 희생을 선택하는 장면에서 극적으로 드러난다.

98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감정을 담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거대한 스케일과 스펙터클한 영상에 초점을 맞추고 본다면 이 영화는 충분한 재미와 스릴을 만끽할 수 있게 해 준다.

< 인터뷰 >

" 2분을 위해 14개월을 투자했다"

볼프강 페터슨 = 올해 66세인 페터슨 감독은 독일 출신의 백전노장. 지난 81년 '특전 U보트'로 할리우드에 입성해 '사선에서' '아웃브레이크''에어포스 원''퍼펙트 스톰' '트로이' 등 5편의 영화로만 전 세계에서 무려 15억 달러(1조4000억원)을 벌어들인 '흥행의 달인'이다.
그는 “해일이 덮쳐 여객선을 침몰시키는 2분간의 장면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드는데 무려 14개월이 걸렸다.
물 속에서 촬영하느라 감전사와 익사 등 위험한 상황들이 여러 차례 있었지만 사실감을 불어넣으려면 이 정도는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할리우드에서 나 만큼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는 없을 걸"

커트 러셀 = 10세때 아역배우로 연예계에 입문한 러셀은 ‘탱고와 캐쉬’ ‘분노의 역류’ 등으로 낯익은 중견 연기자다. 40여년 넘게 많은 영화에서 다양한 캐릭터들을 소화한 그는 “때로는 돈이 필요해 영화에 출연한 적도 있다”고 고백한 뒤 “이번 작품은 페터슨 감독과 함께 일하고 싶어 선택했다. 마지막에 익사하는 장면이 보기에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내게는 매우 강렬한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포세이돈’에서 러셀은 소방관 출신의 전직 뉴욕 시장 ‘로버트 램지’로 나와 딸을 구하기 위해 물 속으로 뛰어들어 장렬한 최후를 맞이한다.

"육체적으로 힘든 영화는 이제 그만"

조쉬 루카스 = 이기적인 성격의 도박사에서 주위 사람의 생명을 구해내는 리더로 거듭나는 ‘딜런’ 역의 루카스는 지난해 ‘스텔스’로 국내 팬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그는 “불 밑에서 수영하는 장면을 롱 테이크로 찍자는 감독의 주문을 받아들여 집 수영장에서 혼자 잠수 훈련을 했을 만큼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이번 영화에서 너무 고생했기 때문에 차기작은 아름다운 여배우와 키스하는 장면이 많은 로맨스 물이 됐으면 한다”고 익살을 떨었다.

"나는 캐릭터에 맞춰 성장한다"

에이미 로섬 = 7세 때부터 닦은 성악 실력을 바탕으로 지난 2003년 ‘오페라의 유령’의 여주인공을 따냈던 로섬은 현재 음반 취입을 준비중인 다재다능한 유망주. 19세 나이에 걸맞지 않게 성숙한 말솜씨를 과시한 로섬은 “큰 시련이 닥쳤을 때 사람들이 가면을 벗어던지고 본질을 드러내는 상황에 호기심을 느낀다”며 “사진작가인 엄마 밑에서 아빠없이 성장해서인지 아버지의 손에서 자란 극중 ‘램지’ 역에 비슷한 감정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를 찍으며 성장한다. 도전은 나를 강인하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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