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로비츠를 위하여> 따뜻한 인간미와 행복감을 가슴에 심어주는 영화

문화·라이프 / 김도유 / 2006-05-29 00:00:00

5월 25일 개봉된 엄정화 주연 영화 <호로비츠를 위하여>는 샬리에르 콤플렉스(노력은 하지만 재능의 한계를 느끼는 콤플렉스)에 시달리던 주인공이 우연히 천재소년 경민(신의재 분)을 만나 진정한 사랑을 깨닫게 된다는 내용을 진솔하면서도 감동적으로 그려내고 있는 휴먼드라마다.

영화 속에서 엄정화는, 재능 및 경제적인 이유로 피아니스트의 꿈을 포기하고 학원에서 어린 학생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치는 이기적인 노처녀 김지수 역을 맡았다.

그녀는 유명 피아니스트가 되지 못한 열등감에 빠져 자신을 한탄하며 살다가 우연히 피아노에 천재적 소질을 보이는 경민을 만나 계속 투닥투닥하는 사이 어느 새 자신의 아픔을 치유받게 된다.

부모의 죽음을 목격한 이후, 불안 증세를 보이며 세상을 향한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린 소년 윤경민. 그러나 그는 피아노 선율에는 자기도 모르게 반응하며 소위 천재끼를 나타내면서 알 수 없는 마력처럼 피아노에 강한 집착을 보인다.

남아있는 단 한 명의 핏줄이건만 언제나 구박만을 일삼는 고약한 성격의 외할머니. 그러나 위암으로 병원에 입원해있는 할머니를 찾아가 이불을 말없이 올려덮어주는 장면은 절로 눈시울을 붉히게 한다.

또 엄정화, 박용우와 함께 갔던 놀이공원에서 자연의 소리들을 피아노의 선율로 묘사하여 연주한 장면은 가히 관객의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부분이다.

경민을 연기한 ‘신의재’ 군은 실제 피아노콩쿨대회에 나가 여러 차례 대상을 수상한 바 있는 진짜 천재 피아니스트다.

이 영화의 음악은 한국 영화음악의 마이더스라고 불리는 이병우가 맡았다. 한국에서 최고의 음악감독으로 많은 팬 층을 확보하고 있는 그가 이번 <호로비츠를 위하여>에선 어떤 섬세하고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줄지 한층 기대를 고조시킨다.

또한 피아니스트 김정원(31)이 성인이 된 경민 역을 맡아 라흐마니노프 협주곡을 연주하는 마지막 장면은 이 영화의 대미를 장식하는 하이라이트. 원래 30분이 훨씬 넘는 3악장 전곡 연주를 영화에서는 시간관계상 8분여 길이로 편집했지만 실제 음악회에 온 듯 착각할 정도로 훌륭하고 실감나는 피아노 연주에 객석에선 박수갈채가 절로 터진다.

김정원은 이미 클래식계에서는 스타나 다름없지만 영화를 통해 일반 관객과 만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영화 출연은 그와 빈 국립음대 동기인 이병우의 제안으로 이루어졌다.

“저는 당시 최연소 입학생(15세)이었고, 병우 형은 최고령 입학생이었죠(웃음). 서로 친하게 지내며 공부했어요. 처음 출연 제의를 받고서는 많이 망설였지만, 가장 대중적 장르인 영화를 통해 클래식을 대중에 알릴 수 있겠다는 생각에 출연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호로비츠를 위하여>의 마지막 촬영이 있던 지난 17일, 엄정화는 그녀의 어린 파트너 아홉 살 신의재 군에게 헤어짐을 아쉬워하며 마지막 편지를 전했다.
그녀의 편지에는 의재 군과 <호로비츠를 위하여>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 담겨 있어, 편지를 전해 받은 신의재 군은 울음을 터뜨렸고 엄정화와 주변 사람들도 결국 눈시울을 적셨다는 후문이다.

개봉 전 이미 시사회 관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아 많은 기대를 모았던 영화 <호르비츠를 위하여>는 삭막하고 바쁜 현대인의 일상에 감미로운 음악과 함께 따뜻하고 잔잔한 감동을 전해 주며 유쾌한 행보를 하고 있다.

호로비츠는?
블라디미르 호로비츠(1904-1989)는 러시아 태생으로 20세기 최고의 천재적 피아니스트다.
괴팍한 성격의 소유자였지만 그의 연주는 찬란하고 아름다웠다. 오랫동안 미국에서 살다가 죽기 3년 전인 1986년, 꿈에 그리던 고향 모스크바에서 '61년만의 귀향 연주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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