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 갈수록 멀어지는 네 남녀의 이야기 ‘클로져’

문화·라이프 / 황지혜 / 2006-09-22 00:00:00
사랑에 대한 직설적, 솔직한 표현 첫눈에 반한 사랑은 운명? 유혹?

"hi~ stranger (안녕? 낯선 사람)"

여자의 짧고, 경쾌한 이 말 한마디에 이끌려 남자가 사랑에 빠졌다. 영화 ‘클로져’가 무대만 서울로 옮겨져 연극으로 소개된다.

연극 ‘클로져’는 지난 2004년 줄리아 로버츠, 클라리브 오웬 등 주연배우들의 호연와 탄탄한 스토리로 사랑에 대한 느낌을 새롭게 조명한 작품인 영화 ‘클로져’의 연극판이다. 그러나 표현은 영화보다 더 직설적이고, 솔직하다.

이성적인 사랑, 이기적인 사랑, 몰입된 사랑, 저돌적 사랑에 빠진 네 남녀의 모습을 통해 한번쯤은 은밀히 상상하고 경험해봤을 사랑 이야기를 적나라하고, 거침없는 표현한다. 이것이 연극 ‘클로져’다.

서울의 도심 한복판, 출근길에 부고 기사를 쓰고 있던 대현은 인파 속에 유달리 눈에 띄는 한 여자를 발견하고, 강한 이끌림을 느낀다. 서로를 응시하며 횡단보도에 마주선 그들.

곧 그녀는 달려오던 택시에 치여 쓰러지고, 얼떨결에 보호자가 된 대현은 이미 첫눈에 서로에게 빠져버린 마법 같은 사랑을 시작한다. 스트립댄서인 지현과의 동거를 시작한 대현은 그녀의 인생을 소재로 글을 써서 소설가로 데뷔한다.

그러나 첫 눈에 빠진 사랑이 꼭 한번 뿐일까? 대현은 책 표지 사진을 찍기 위해 만난 사진 작가 태희와 첫눈에 반하고 만다. 또 다시 시작된 강렬한 사랑. 그러나 이 감정으로 지현, 태희, 그리고 그녀의 남편까지 모두를 혼란에 빠지게 하는데…

“나, 너랑 자고 싶어”, “난, 이제 니가 지겨워”등 직설적인 대사는 사랑이라는 감정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관객의 마음에도 콕콕 다가온다. ‘누가 이처럼 연인에게 주저 없이 자신의 욕망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을까’ 싶다가도 ‘아무런 거리낌이나 죄책감 없이 이별선언을 할 수 있는 이가 또 어디 있을까’ 싶다.

이들의 얽기고 설킨 관계, 그리고 관계 속에서 싹튼 서로 다른 사랑의 모습은 관객에게도 낯설지가 않다. 과연 이 시대의 사랑법은 무엇일까?

운학역을 맡은 곽자형씨는 “등장인물들이 매우 극단적이다”면서 “그래서 우리 공연을 제대로 즐긴 관객은 등장인물에게 딱 25%씩만 공감한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배우들이 펼치는 직설적인 대사, 묘사가 거슬릴 수 있지만 각자 내면속에 잠자고 있던 솔직함을 끄집어낸다면 연극 보기가 훨씬 수월할 것이다.

한편 네 남녀의 엇가린 관계가 중심축이 되는 만큼 배우들의 앙상블이 중요하게 여겨, 올해 봄 폭발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호응을 얻고, 끈끈한 팀웍으로 다져온 배우진 이영윤, 박수민, 박승배, 전경수, 곽자형, 이명호가 다시 한번 무대에 오른다.

김지호가 특별 출연하기도 했으나 더 이상 무대에서 볼 수 있는 기회는 놓쳤다. 올 가을 사랑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빠져보고 싶다면, 그리고 당신의 사랑을 한번 흔들어 놓고 싶다면 연극 클로져가 어떨까. 10월 1일까지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공연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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