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인수’ 중흥건설, 시너지 대신 외형 키우기?···사측 “단순 몸집 키우기 아냐”

산업 / 신유림 / 2022-02-17 06:00:15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 사진=중흥그룹▲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 <사진=중흥그룹>

대우건설 인수를 눈앞에 둔 중흥건설이 합병을 통한 시너지 대신 그룹 외형확장을 선택했다. 양사가 계속 독립경영 형태로 회사를 운영할 것을 결정하면서다.


이는 애초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이 대우건설의 해외사업 노하우를 살려 ‘제2의 창업’ 수준을 기대한다고 밝힌 것과는 사뭇 다른 결과다.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중흥건설은 인수조건 중 하나였던 ‘3년간 독립경영’을 기한 이후에도 유지하기로 방침을 굳혔다.


양사는 지난 10일 상생협약서를 가결하고 △독립경영 보장 △대주주 및 계열사 간 거래 제한 △고용보장과 노동조합 활동의 인정 △조합원의 처우개선 △매각 격려금 지급 △협약서 이행보장 등을 약속했다.


다만 고용보장 및 인위적인 구조조정 금지와 관련해선 기한을 협약체결일 이후 5년간으로 한정하기로 했으며 매각 격려금은 원칙적으론 지급하되 그 규모는 추후 노사 간 별도 협의하기로 했다.

또한 독립경영의 경우 인수 종료 후 3년간 대우건설 내부 임원 출신 대표이사를 선임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애초 중흥건설은 대우건설의 요구사항을 인수 후 협의한다는 방침이었으나 이 경우 인수 불발을 우려해 상당 부분 양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일각에서는 독립경영은 단순히 중흥그룹의 덩치만 키울 뿐 별다른 시너지를 내기 힘들 것으로 내다본다.


2006년 금호아시아나가 대우건설을 인수했을 당시에도 대우건설의 독립경영을 내걸었으나 결국 별다른 소득 없이 대우건설을 다시 매각했던 전례가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최근 대우건설은 호조를 보인 국내 시장과 달리 해외사업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해외 신규 수주액은 1조1274억원으로 전년(5조7058억원)보다 80.2%나 감소했다. 목표치 2조4000억원의 절반도 안 되는 수치다.


이는 곧 중흥그룹이 목표했던 해외시장 진출이 난관에 부딪힐 수 있다는 의미다. 또 이 경우 국내 사업에서 상당 부분 겹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중흥그룹 관계자는 토요경제와 가진 통화에서 “이번 인수는 대우와 중흥을 합친다는 게 아니다”며 “대우 브랜드의 가치와 중흥의 가치, 즉 각자의 장점이 있으므로 인수 자체로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사가 합치지만 않을 뿐”이라며 “중흥은 해외사업 경험이 없어 대우의 해외사업 노하우를 받고 중흥그룹은 대우건설을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인수를 통해 그룹의 덩치만 키운 꼴’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코로나 상황이 좋아지면 해외사업부문에 치중할 수 있다”며 “단순 지표로 하는 게 아니라 향후 계획을 봐야 한다. 단순히 외형만 늘리려고 한 게 아니다”고 반박했다.


중흥그룹이 대우건설을 품게 되면 중흥그룹은 단숨에 재계 20위권, 시평 2위권으로 도약하게 된다.


인수를 마무리하기 위해선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공정위는 독과점을 형성할 수 있는 기업결합을 막기 위해 자산총액이나 매출액이 일정규모 이상인 회사의 기업결합은 반드시 신고하도록 했다. 중흥그룹은 지난해 12월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심사를 신청했으나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대우건설이 사업장을 두고 있는 해외 각국에서도 기업결합심사를 진행 중이다. 만일 한 국가에서라도 기업결합을 승인하지 않으면 중흥그룹의 대우건설 인수는 무산될 수 있다.


현재 대다수 국가에서는 해당 심사가 통과됐으나 가장 큰 사업장이 있는 베트남에서는 심사가 늦어지고 있다.

 

토요경제 / 신유림 기자 syr@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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