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위해 소비자 외면?…‘플랫폼 대기업’ 카카오, 불공정 약관 신설 논란

산업 / 김동현 / 2022-01-10 13:57:43
‘7일 내 거부 안하면 승인’ 조항 추가에 불공정 약관 비판
카카오 “위치기반서비스 표준약관 인용”
시민단체 “상생의지 없는 ‘플랫폼 편의적’”
카카오 ▲ 카카오 위치기반서비스 이용약관 변경 내용. <사진=카카오 웹사이트 캡처>

카카오가 위치기반서비스 이용약관을 변경하면서 개정약관 시행 7일 후까지 소비자가 거부의사를 표시하지 않으면 승인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불공정 약관 조항을 추가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10일 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오는 12일 위치기반서비스 사업자 지위에 맞춰 위치기반서비스 이용약관을 변경한다고 공지했다.


이 약관에서 카카오는 “변경사항을 적용일 최소 7일전 홈페이지 등을 통해 이용자에게 공지 또는 통지한 경우 공지·통지일로부터 개정약관 시행일 7일 후까지 거부의사를 표시하지 아니하면 약관에 승인한 것으로 본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문제는 이용자가 모르는 사이에 불리한 약관 조항에 동의한 것으로 돼 법률적 책임을 대신 떠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카카오가 소비자들에게 불리하게 약관을 변경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홍보본부장은 “플랫폼 기업이 그토록 이야기하는 ‘이용자 편의성’이 아니라 이용자를 ‘귀속’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상생 의지라면 최소한 약관 변경에 쉽게 응답할 수 있는 사용자환경(UI)을 만드는 등 한 명이라도 더 의견을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정지연 소비자연맹 사무총장도 “소비자는 약관 변경사항을 알기 어려운데도 적극적 거부 외에는 동의로 본다는 것은 ‘플랫폼 편의적’으로만 보인다”며 “약관에 대한 사전 통제가 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는 위치정보지원센터의 위치기반서비스 표준 이용약관을 참고해서 추가한 조항이라는 입장이다.


카카오 측은 “약관을 만들때 임의로 만들기보다 규정이나 법률 등을 반영해서 만든다”며 “다른 플랫폼 기업들도 일부 적용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위치정보지원센터 표준 이용약관은 위치기반서비스를 제공하는 영세기업들이나 스타트업들이 약관 작성 방법을 잘 모를 때 참고할 수 있도록 만든 양식이며, 게시도 3년 전인 2019년 1월에 이뤄진 것이다.


이 때문에 플랫폼 대기업이 뒤늦게 이런 조항을 만들어 소급 적용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카카오가 이번에 신설한 약관 조항은 지난해 7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무효라고 판단하고 시정 권고를 내린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들 이용약관의 경우와 유사하다.


당시 가상화폐 거래소들의 약관에는 ‘고객에게 불리한 내용을 포함해 약관을 개정할 경우 7일 또는 30일 이전에 공지하면서 고객의 명시적 의사표시가 없을 경우 동의한 것으로 본다’는 내용의 조항이 포함돼 있었으며, 공정거래위원회는 해당 조항 등이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해 무효”라고 판단하고 제동을 건 바 있다.


위치정보지원센터 예산을 지원하는 방송통신위원회는 해당 이용약관 조항을 다시 점검하기로 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시대 상황에 따라 불합리하거나 부당하다고 판단된다면 재검토할 수 있다”며 “해당 조항이 사업별 특성에 맞는지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토요경제 / 김동현 기자 coji11@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동현
김동현 안녕하세요. '토요경제' 김동현 입니다.
기자 페이지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국감 쟁점] 국감 증인석 엇갈린 유통가…CJ제일제당·MBK 나오고 GS리테일·CJ ENM 빠져

    [국감 쟁점] 국감 증인석 엇갈린 유통가…CJ제일제당·MBK 나오고 GS리테일·CJ ENM 빠져

    국정감사 개막을 닷새 앞두고 유통·식품업계 주요 기업인의 출석 여부가 갈리고 있다.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식품 원재료 거래 문제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홈플러스 사태로 국감장에 선다. 반면 GS리테일·롯데홈쇼핑·CJ ENM 대표에 대한 출석 요구는 철회됐다.1일 국회와 업계에 따르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오는 7일

    2
    한화투자증권, 9000억 자본확충…종투사 직행 아닌 ‘이중 포석’

    한화투자증권, 9000억 자본확충…종투사 직행 아닌 ‘이중 포석’

    한화투자증권(대표 장병호)이 최대 90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에 나선다. 다만 전액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지정에 필요한 자기자본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5000억원 유상증자로 종투사 진입 기반을 넓히고, 최대 4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으로 재무 완충력을 보강하는 구조다.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5000

    3
    [유업계소식] 매일유업·서울우유·남양유업·빙그레, 체험·ESG·수출로 소비자 접점 확대

    [유업계소식] 매일유업·서울우유·남양유업·빙그레, 체험·ESG·수출로 소비자 접점 확대

    유업계가 대학 축제와 러닝 프로그램, 자원순환, 해외 유통망 확대 등으로 사업 접점을 넓히고 있다. 내수 소비 둔화 속에서 젊은 고객층을 확보하는 동시에 친환경 경영과 해외시장 개척으로 성장동력을 다변화하는 모습이다.29일 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다음달 1~2일 한양대학교 서울캠퍼스 축제에서 체험형 이벤트 부스 ‘매일 도파민 충전소’를 운영한다. 지난 2

    4
    원재료 담합~산업재해까지…추석 끝나니 국감 앞둔 유통·식품업계 긴장

    원재료 담합~산업재해까지…추석 끝나니 국감 앞둔 유통·식품업계 긴장

    추석 연휴가 끝나면서 유통·식품업계의 시선이 국회 국정감사로 향하고 있다. 홈플러스 회생과 식품 원재료 담합, 스타벅스코리아 프로모션 논란 등 주요 현안이 국감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2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정감사는 다음 달 6일부터 27일까지 열린다. 여야는 17개 상임위원회에서 약 800개 피감기관을 대상으로 감사를 진행한다.국감을 앞두고 각 상

    5
    HD현대·SK·LS, 3분기 이익 눈높이 31~54%↑…반도체 밖으로 번진 ‘인프라 돈’

    HD현대·SK·LS, 3분기 이익 눈높이 31~54%↑…반도체 밖으로 번진 ‘인프라 돈’

    국내 주요 그룹의 이익 중심이 반도체 밖으로 넓어지고 있다. HD현대·SK·LS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이 석 달 새 30~50% 이상 올라섰다. 조선과 에너지, 전선·전력기기까지 글로벌 설비투자의 수혜가 확산되면서 중후장대 사업을 거느린 지주사의 실적 눈높이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6월22일~9월22일까지 HD현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