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상환수수료’ 면제 카드...금융지주 은행들은 “글쎄”

산업 / 문혜원 / 2021-11-04 06:00:33
농협·기업銀 이달부터 연말까지 감면..동참 움직임 촉각
정치권 여당 의원들 “금융당국이 적극 도입 가능성 논의해야”
                                                        사진 = 각 은행들<사진 = 각 은행들>

 

‘중도상환수수료 면제’로 대출 회수에 나선 농협은행과 기업은행의 선언으로 타 은행들도 감면 전략 동참의 급물살을 탈지 촉각이 쏠리고 있지만 주요 금융지주사 은행들은 회의적인 반응이어서 확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중도상환수수료란 고객이 약정과 달리 대출을 조기 상환할 경우 은행 입장에서 자금운용에 공백이 생기는 동안 발생하는 기회비용을 고객이 부담하게 하는 일종의 페널티를 말한다.


은행권 중도상환수수료율은 1.2~1.4% 수준이다. 일할 계산으로 대출기간이 길어질수록 중도상환수수료는 줄어들며, 보통 3년이 지나면 중도상환수수료가 면제된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NH농협은행이 11월부터 대출을 일찍 갚아도 ‘중도상환수수료’를 전액 면제해주겠다는 방침을 지난달 29일 처음으로 밝혀 화제가 됐다.


NH농협은행은 1일부터 연말까지 가계대출 일부·전액상환시 중도상환수수료를 전액 면제하고 있다. 이후 기업은행도 중도상환수수료를 50% 면제해주기로 하면서 은행권 전반으로 수수료 면제가 확산될지 여부가 주목됐다.


하지만 신한·KB국민·우리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은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결정에 대해 “아직은 글쎄”라는 분위기 모드로 일관하고 있다.


은행연합회 차원에서도 “현재까지 은행들 전반적으로 중도상환 수수료 감면 계획에 대해들은 것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이 은행들의 입장을 들어보면 중도상환수수료는 대출 약정을 위반 했을 때 비용 손실을 감안해 부과하는 수수료 성격을 갖고 있어 무조건 면제하는 것은 시장 논리상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한다.


다만, 은행들은 특수한 상황에 따라 정부가 정한 가계대출 총량 대비 대출관리 여력에 따라 이행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이를테면, 농협은행은 타행 대비 높은 가계대출 증가율이 지적됐기 때문에 고객의 중도상환을 늘려 대출여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운 것이었다.


또한 기업은행의 경우는 한시적으로 감면해 대출 상환 고객의 금융비용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였다. 즉, 기업은행은 상환 여력이 있는 고객의 자발적인 상환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기업은행은 서민금융을 지원하고 실수요자를 보호한다는 계획인 것이다. 이에 기업은행은 이달 9일부터 내년 3월31일까지 가계대출 중도상환수수료를 50% 감면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농협, 기업은행과 같은 특수한 상황이 아니고선 다른 은행들 모두 중도상환수수료 감편 카드는 내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부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도 벗어나지 않고 있고 특별히 감면할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시중은행들의 이 같은 반응에 대해 비판적인 시선을 보내는 이도 있다.


코로나19와 같은 상황 속에도 올해 3분기까지 높은 수익을 거뒀는데 차주 부담을 덜어주자는 취지에 동참하지 않는게 ‘이해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금융권 전문가는 “차주 부담을 덜기 위해 수수료를 낮춰야 한다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시중은행들은 외면하고 있다”면서 “중도상환수수료는 상환의지가 있는 차주들에게 좋은 인센티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기 때문에 도입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은행을 비롯 보험·저축은행 등 모든 금융권이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조치에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실제 최근 국정감사에서 여당 의원들 중심으로 중도상환수수료 폐지 주장이 확대되기도 했다. 여당 의원들은 중도상환수수료 감면 도입이 급증한 가계부채 관리는 물론 차주들의 이자부담까지 덜어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정무위원회 소속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은행들의 가계대출 중도상환수수료 징수액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했다.


김한정 의원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5대 은행이 중도상환수수료로 징수한 금액은 지난해 2758억원, 올해 상반기 126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 중 가계대출 증도상환수수료는 지난해 2286억원으로 나타나 전체의 82.9%를 점유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1013억원으로 전체의 80%를 차지했다.


지난해 기준 가계대출 중도상환수수료 징수액은 KB국민은행이 621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하나은행 451억원, 우리은행 417억원, 농협은행 399억원, 신한은행 374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억제를 위해 대출 중단이라는 극약처방을 내리고 있는데, 대출을 조기 상환하려는 고객에게 제재금 성격의 중도상환수수료를 물리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며 “중도상환수수료 부과를 한시적으로라도 중단해 중도상환을 유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같은당 김병욱 의원도 “기존에 대출받은 사람들이 대출을 조속히 갚을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주는 것도 가계부채 관리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병욱 의원은 “현재 대출받은 사람들이 대출을 조속히 상환한다면 새로이 대출을 원하는 사람에게 그만큼 추가로 내줄 수 있는 효과를 나타낼 수 있기 때문에 금융당국이 적극적으로 논의해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요경제 / 문혜원 기자 maya4yo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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