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엔화 공동개입 확인…원화·수출기업에도 파장

국제 / 최은별 기자 / 2026-08-03 23:41:26
로이터 “달러-엔 환율 155.20엔까지 하락”…전문가들 “원·엔 동조성 커 한국 외환시장에도 영향”

▲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 [연합뉴스]

 

미국과 일본이 엔화 약세를 막기 위해 공동 외환시장 개입에 나섰다. 3일 오후 11시36분 현재 외신 보도와 시장 분석을 종합하면 이번 조치는 40년 저점권까지 밀린 엔화를 방어하기 위한 조치로, 원화 환율과 한국 수출기업의 가격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로이터는 3일 도쿄발 기사(도쿄 현지시간·한국시간 오전 6시)에서 “일본과 미국이 엔화 매수 개입을 공동으로 실시했다(Japan and the United States conducted coordinated yen-buying intervention)”고 보도했다. 일본 재무성은 이번 조치가 최근 엔화의 “과도한 변동성과 무질서한 움직임을 억제했다(countered excessive volatility and disorderly movements)”고 밝혔다.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추가 공동개입을 주저하지 않겠다(We will not hesitate conducting further coordinated intervention)”고 말했다.

개입 발표 뒤 엔화 가치는 급반등했다. 로이터는 달러-엔 환율이 발표 직후 달러당 155.20엔까지 내려갔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 5월 초 이후 엔화 가치가 가장 강한 수준이다. 지난달 달러당 164엔 부근까지 밀렸던 엔화가 강세로 돌아선 것이다. 로이터는 이후 달러-엔 환율이 3일 늦은 시간 달러당 157엔 부근에서 거래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재무부도 개입을 확인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미국이 “추가 공동개입에 참여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겠다(will not hesitate to participate in further joint intervention)”고 밝혔다. 그는 또 일본의 조치를 “엔화의 상당한 저평가를 바로잡기 위한 결정적 시장·통화 조치(decisive market and monetary steps to correct the substantial undervaluation of the yen)”라고 평가했다. 

이번 개입 방식도 이례적이었다. 로이터는 3일 런던발 기사(런던 현지시간 오후 1시20분)에서 미국 재무부가 달러가 아니라 유로를 팔아 엔화를 매수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HSBC는 이를 “매우 이례적, 어쩌면 전례 없는 조치(a highly unusual — maybe unprecedented — step)”라고 분석했다. 로이터는 미국이 달러를 직접 팔 경우 ‘약달러 유도’ 신호로 읽힐 수 있어 유로를 활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한국 외환시장에도 파장이 이어졌다. 로이터는 지난달 31일 서울·싱가포르·런던발 기사(한국시간 낮 12시48분)에서 일본과 한국이 각각 자국 통화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시장에 개입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원화는 엔화 강세와 맞물려 2% 오르며 9개월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애널리스트는 “원화와 엔화는 매우 강하게 연결돼 있어 한일 협력은 개입 효과를 두 배로 만들 수 있다(the won and the yen are so tightly coupled that a joint intervention could double the impact)”고 말했다. 

원화가 함께 강세를 보이면 한국경제에는 엇갈린 효과가 나타난다. 수입물가와 외화부채 부담은 낮아진다. 에너지와 원자재를 달러로 결제하는 기업에는 비용 완화 요인이 된다. 반면 수출기업은 원화 환산 매출이 줄어들 수 있다. 자동차, 전자, 반도체처럼 달러 매출 비중이 큰 업종은 환율 변화에 민감하다. 엔화 강세가 일본 수출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낮추는 효과는 있지만, 원화도 동반 강세를 보이면 한국 기업의 환율상 이점은 제한된다.

전문가들은 개입 효과가 지속될지는 일본은행의 후속 금리정책에 달려 있다고 본다.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증권의 무구루마 나오미 수석 채권전략가는 로이터에 “9월 금리 인상은 사실상 정해진 수순처럼 보인다(I feel like a September rate hike is a done deal)”고 말했다. NLI리서치의 우에노 쓰요시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공동개입의 발표 효과는 일본 단독 개입보다 훨씬 크다(the announcement effect of joint intervention is much bigger than solo action by Japan)”면서도 “엔화 약세의 펀더멘털은 바뀌지 않았다(the fundamentals driving yen weakness haven’t changed)”고 지적했다. 

이번 美·日 엔화 개입은 한국에는 원화 안정 효과와 수출 채산성 부담을 동시에 주는 변수다. 달러-엔 환율 하락은 아시아 통화 약세 심리를 완화할 수 있다. 그러나 원화까지 강세로 움직이면 수출기업의 원화 기준 실적에는 부담이 된다. 이번 조치는 엔화 방어에 그치지 않고 원화, 수입물가, 외국인 자금 흐름, 수출기업 실적까지 건드리는 국제금융 뉴스다.
 

토요경제 / 최은별 기자 ceb@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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